범한판토스 이신 변호사
1. 사실관계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44267 판결)
삼보컴퓨터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는 피고 흥아해운과 2,496대의 컴퓨터에 대하여 부산항에서 일본 요코하마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컴퓨터 1대(Unit)마다 1개의 박스(Carton)로 포장한 후, 1개의 팰리트(Pallet)위에 24개의 박스(Carton)를 올려놓고 모서리 보호용 섬유판을 대고 투명한 비닐로 감싼 다음, 1개의 컨테이너에 26개의 팰리트(Pallet)를 넣어 총 2,496 대(Unit)의 컴퓨터를 4개의 컨테이너에 적재하였다.
운송 도중 1개의 컨테이너 안에 든 화물 전체(26 Pallet, 즉 624 Unit)가 침수되어, 원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흥아해운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소송의 경과
상법은 해상운송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운송물의 매 포장당 또는 선적단위당 일정한 계산단위로 제한하며, 그 포장 또는 선적단위의 수와 관련하여 “운송용기에 내장된 운송물의 포장 또는 선적단위의 수를 선하증권에 기재한 때에는 그 각 포장 또는 선적단위를 하나의 포장 또는 선적단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797조).
위 소송에서 피고는 포장당 책임제한을 주장하며 선하증권상 ‘컨테이너 또는 포장의 수(Number of Containers or Package)’란에 기재된 팰리트(Pallet)를 포장당 책임제한의 기준 계산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는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Kind of Package : Description of Goods)’란에 기재된 유니트(Unit)가 책임제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서울지법 2002. 7. 4. 선고 2001나16110 판결)은 손해배상책임의 기준이 되는 포장이 무엇인지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객관적 증거자료는 선하증권상에 나타난 포장의 기재(그 중에서도 특히 ‘포장의 수’)라고 하였다.
선하증권의 작성경위 및 기재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화물의 포장단위는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유니트(Unit)라기보다는 ‘컨테이너 또는 포장의 수’란에 기재된 팰리트(Pallet)라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손상된 팰리트(Pallet)의 숫자인 26을 기준으로 제한된다(13,000 SDR = 26 Pallet × 500 SDR)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법 제797조에 의한 해상운송인의 책임제한 기준이 되는 ‘포장’이란 운송물의 보호 내지는 취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으로서 반드시 운송물을 완전히 감싸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포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운송업계의 관습 내지는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선하증권에 대포장과 소포장이 모두 기재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포장단위에 해당하는 소포장을 책임제한의 계산단위가 되는 포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손상된 유니트(Unit)의 숫자를 기준으로 포장당 책임제한액을 산출하지 않고 팰리트(Pallet)숫자를 기준으로 책임제한금액을 산출한 것을 잘못이라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결국 대법원의 기준에 의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손상된 유니트(Unit)의 숫자인 624를 기준으로 제한된다(312,000 SDR = 624 Unit × 500 SDR).
3. 결론
대법원은 ‘당사자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책임제한의 계산단위가 되는 포장의 수를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포장의 수’란에 최소포장단위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선하증권의 다른 항목의 기재까지 모두 살펴 그 중 최소포장단위에 해당하는 것을 당사자가 합의한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라고 판단하였다. 대포장과 소포장이 모두 기재된 경우 소포장을 계산단위로 하여 화주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선하증권은 운송계약의 내용을 증명하는 서류이며, 유통성이 강한 유가증권이므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선하증권을 취득하는 제3자는 ‘포장의 수’란에 기재된 숫자를 포장단위라고 볼 것이지 굳이 ‘포장의 종류’란에 기재된 숫자를 포장단위라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예외적으로 ‘포장의 수’란이 공란인 경우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숫자를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로 보아야 하는 경우도 실무상 많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위 두 항목이 모두 기재된 선하증권에서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숫자를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로 판단한다면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법원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될 것이며, 기술적이고 정확성을 요구하는 선하증권에 대한 확장해석은 법적 분쟁을 더욱 확대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
1. 사실관계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44267 판결)
삼보컴퓨터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는 피고 흥아해운과 2,496대의 컴퓨터에 대하여 부산항에서 일본 요코하마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회사는 컴퓨터 1대(Unit)마다 1개의 박스(Carton)로 포장한 후, 1개의 팰리트(Pallet)위에 24개의 박스(Carton)를 올려놓고 모서리 보호용 섬유판을 대고 투명한 비닐로 감싼 다음, 1개의 컨테이너에 26개의 팰리트(Pallet)를 넣어 총 2,496 대(Unit)의 컴퓨터를 4개의 컨테이너에 적재하였다.
운송 도중 1개의 컨테이너 안에 든 화물 전체(26 Pallet, 즉 624 Unit)가 침수되어, 원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흥아해운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소송의 경과
상법은 해상운송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운송물의 매 포장당 또는 선적단위당 일정한 계산단위로 제한하며, 그 포장 또는 선적단위의 수와 관련하여 “운송용기에 내장된 운송물의 포장 또는 선적단위의 수를 선하증권에 기재한 때에는 그 각 포장 또는 선적단위를 하나의 포장 또는 선적단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797조).
위 소송에서 피고는 포장당 책임제한을 주장하며 선하증권상 ‘컨테이너 또는 포장의 수(Number of Containers or Package)’란에 기재된 팰리트(Pallet)를 포장당 책임제한의 기준 계산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는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Kind of Package : Description of Goods)’란에 기재된 유니트(Unit)가 책임제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서울지법 2002. 7. 4. 선고 2001나16110 판결)은 손해배상책임의 기준이 되는 포장이 무엇인지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객관적 증거자료는 선하증권상에 나타난 포장의 기재(그 중에서도 특히 ‘포장의 수’)라고 하였다.
선하증권의 작성경위 및 기재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화물의 포장단위는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유니트(Unit)라기보다는 ‘컨테이너 또는 포장의 수’란에 기재된 팰리트(Pallet)라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손상된 팰리트(Pallet)의 숫자인 26을 기준으로 제한된다(13,000 SDR = 26 Pallet × 500 SDR)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법 제797조에 의한 해상운송인의 책임제한 기준이 되는 ‘포장’이란 운송물의 보호 내지는 취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으로서 반드시 운송물을 완전히 감싸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포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운송업계의 관습 내지는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선하증권에 대포장과 소포장이 모두 기재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포장단위에 해당하는 소포장을 책임제한의 계산단위가 되는 포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손상된 유니트(Unit)의 숫자를 기준으로 포장당 책임제한액을 산출하지 않고 팰리트(Pallet)숫자를 기준으로 책임제한금액을 산출한 것을 잘못이라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결국 대법원의 기준에 의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손상된 유니트(Unit)의 숫자인 624를 기준으로 제한된다(312,000 SDR = 624 Unit × 500 SDR).
3. 결론
대법원은 ‘당사자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책임제한의 계산단위가 되는 포장의 수를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포장의 수’란에 최소포장단위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선하증권의 다른 항목의 기재까지 모두 살펴 그 중 최소포장단위에 해당하는 것을 당사자가 합의한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라고 판단하였다. 대포장과 소포장이 모두 기재된 경우 소포장을 계산단위로 하여 화주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선하증권은 운송계약의 내용을 증명하는 서류이며, 유통성이 강한 유가증권이므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선하증권을 취득하는 제3자는 ‘포장의 수’란에 기재된 숫자를 포장단위라고 볼 것이지 굳이 ‘포장의 종류’란에 기재된 숫자를 포장단위라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예외적으로 ‘포장의 수’란이 공란인 경우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숫자를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로 보아야 하는 경우도 실무상 많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위 두 항목이 모두 기재된 선하증권에서 ‘포장의 종류 및 화물의 내역’란에 기재된 숫자를 책임제한의 계산단위로 판단한다면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법원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될 것이며, 기술적이고 정확성을 요구하는 선하증권에 대한 확장해석은 법적 분쟁을 더욱 확대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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