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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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4.12 16:18   수정 : 2012.04.12 16:18
나와 6.25(19)

당황스런 대한민국의 첫 날

대한민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리 낱가리에서 지샌 후...
희망과 설레임으로 맞이해야할 대한민국에서의 첫새벽은 난데없는 아우성과 소란속에서 깨어났다.
“야, 이 문디 ㅆ발놈들아, 퍼뜩 안나올래? 총까 다 쏴버리지기삘끼다!”
“여어가 어데라꼬 니거 멋대로 까불어쌌노? 쎄가 만발이나 빠질놈들…”
아니, 이건 또 어느 나라말이런가?
중국인, 일본인, 미국인에다가 로스께까지도 부닥쳐봤지만, 거제도인 만큼 무서운 사람들은 처음이네.
그들은 잠자던 우리를 둘러싸고서는 제각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는데,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총”으로 어쩌구 저쩌구 한다는 바람에 혼비백산 하였다.
그러나, 상황파악 하는데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실제 총도 없었고, 겨우 지게 짝대기를 휘드르며 아우성이었는데, 정성들여 쌓아놓은 보리 낱가리를 헝클어 놓았으니 어쩌겠냐는 것이었다.
우리는 안도하고서 정중히 사과한 후 그곳을 떠났다.
우리보다 13년전, 시베리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들에 비하면야 이건 약과지.
그 당시 그들은 이주 도중에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나, 우린 흥남에서 이곳까지 오는 중에 한사람도 사망하지 않고, 오히려 새 생명이 다섯이나 태어났으니…
그러나, 우리가 내린 땅은 카자흐탄  은 광활한 대지가 아니었다.
고려인들은 드넓은 대지에서 한사람이라도 더 모여살아야 했지만, 이 거제도 좁은 땅에 내린 우리는 제각기 흩어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같이 피난 내려온 친척, 친지들과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는, 한가족, 두가족씩 떨어져 동서남북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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