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악성미수금 받기

  • parcel
  • 입력 : 2017.07.24 13:06   수정 : 2017.07.24 13:06
십여년 전 지인을 통해 포워딩 회사 영업부 과장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미수금 장부를 보니 2년간 수천만원의 운임을 결제하지 않은 업체를 발경하고 사장에게 물었더니 해당 업체 사장이 지인인데 싫은 소릴 할 수 없어 미뤄왔는데 받을 방법이 없겠냐 묻어왔습니다.

저는 그 다음 날 바로 악성 미수금을 받은 회사로 바로 출근했습니다. 사무실도 번듯하고 직원들도 꽤 있는데 왜 결제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사장실로 가 다짜고짜 입금표 딱지 수십장을 올려놓고는 “우리 사장님과도 잘 아신다면서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 하냐”며 입금을 독촉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그 사장은 “요즘 사정이 어려우니 다음에 오라”며 내치려 하더군요.

저는 사장에게 “정말 돈이 없다면 지갑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순순히 꺼내더군요. 그 안을 보니 21만원이 있었습니다. 그 사장에게 “오늘 점심값, 담배값은 있어야 할테니 1만원은 드리겠다”고 하고 20만원짜리 입금표를 줬습니다. 그리곤 미수금을 모두 받을 때까지 출근을 이쪽으로 하겠다고 엄포를 놨죠.

다음날 다시 그 회사로 출근을 하니 그 동안 미수급을 모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 사장에 사정을 설명하고 돈을 보여주자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걱정을 했습니다. 이에 저는 “지금 상황은 돈과 인간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로 그렇게 했나 싶지만 그땐 저도 그만큼 절박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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