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삭족적리(削足適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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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1.12 10:33   수정 : 2015.01.12 10:33
지난 12월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교수신문이 설문조사한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가 교수 201명(27.8%)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선정됐습니다. 정치적으로 위사람을 농락(籠絡)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록위마'가 정치 사회적인 의미에서 2014년을 대표한 사자성어라고 가정한다면 필자는 2위를 한 '삭족적리(削足適履)'가 오히려 2014년 우리 국제물류업계를 가장 적절하게 함축한 사자성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지록위마'보다 겨우 4.3%(170명, 23.5%)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이 사자성어는 '회남자(淮南子)' 券17 '설림훈(說林訓)'에서 유래된 것으로 '발을 깍아 신말에 맞춘다'는 뜻입니다. 즉.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예는 다 집어치우고 국제물류업계에서 이 사자성어는 꽤나 피부와 와 닿습니다. 지난해 초 관세청에서 제기한 외국환 상계법과 관세사 영수증 발급, 그리고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화물운송실적신고제는 현실이 어떻든간에 '법이 그러하면 무조건 맞춰 따르라'는 대표적인 예들입니다.

관세사 영수증 발급부분이야 다시 환원되어 포워더가 화주에게 발급할 수 있도록 예외로 두어 다행이지만, 아직도 외국환 상계법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 상계하는 모든 외환을 건건히 증빙을 남겨놓고 이를 중앙은행에 신고해야 하는 것은 인력낭비 시간낭비 더나아가 종이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은행원들이나 관세청에서 모든 증빙을 일일히 대조할 것도 아니면서, 아니 못할 거면서 그대로 존치한다는 것은 형식적인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표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물운송실적신고제를 보면 '삭족적리'가 더욱 절묘하게 맞아 떨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육상 화물운송의 다단계를 없앤다고 실시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하지만, 정말 디테일이 떨어지는 졸속행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한 수출입화물운송이 어떠한 가격 시스템으로 국내에서 픽업 및 배송되는지 확인했었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확인을 했었더라면 이렇게 '신발에 발을 맞춰라'는 식의 제도는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포워더를 육상화물주선업체로 취급하여 오히려 다단계를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을 만들고 있다는 게 관련 운송업계의 분석입니다.

국제물류업계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규제완화'가 무색할 정도로 쓸데없는 규제로 국제물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종합물류인증이다 AEO인증이다 우수포워더인증이다 하여 각종 인증을 만들더니 이제와서는 규제를 만들고 있다고 관이 하는 일을 참으로 한심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정부를 믿고 수출입 물류사업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물류규제개선 세미나랍시고 참석해도 규제개선 내용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없이 졸려운 정책 홍보나 하고 있고 질문한다해도 관련 기관이 아니니 직접 질문할라는 식의 답변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화가 납니다.

삭족적리 식 행정은 금년에는 더이상 나오질 않길 바랍니다. 아니 나올 기미가 보인다면 정말 끈질기게 정부에 호소하고 물고 늘어져야 할 것입니다. 국제물류의 대표적인 대변지인 본지가 그 총대를 메겠습니다. /김석융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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