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제 부회장

  • parcel
  • 입력 : 2013.08.07 10:34   수정 : 2013.08.07 10:34
나와 6.25(41)

배움과 현실의 차이

이미 한글을 깨쳐 1학년 교과서는 물론, 홍재형의 4학년 교과서도 다 통독한 나에게, 수업 내용은 하나도 어려울게 없었고, 내용보다도 너무나 곱게 생긴 여선생님으로부터 배운다는게 너무 좋았다.

나는 화장실도 갈리 없는 천사 같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하나도 놓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숙제도 꼬빡꼬빡 열심히 하고, 선생님이 지시하는 것은 반드시 실천하려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내가 선생님이 시킨대로 아침에 "아버지, 어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더니, 할아버지께서, "사내 녀석이 말이 많으면 안돼. 그냥 조용히 다녀와." 하시는게 아닌가?

선생님은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를 하라 하셨는데, 내가 빗자루로 마당을 쓸면, 할아버지는 먼지 난다며 말리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연필을 너무 뾰족하게 깎지 못하게 했으며, 공책에 글을 쓸 때 띄어쓰기를 못하도록했다. 평생을 궁핍속에서 살아오며 "절약"이 몸에 밴 할아버지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아끼고 또 아끼셨다.

식사시 밥알 한 알이라도 흘려서는 안되었으며, 밥그릇에 밥 한알이라도 붙어 있었다가는 불호령이었다.

등잔불 켜고 책 읽을라치면, "책은 내일 읽고 기름 아껴 빨리 자라."고 하셨으며, 소금으로 이빨 닦으려하면, 앞 냇가에 나가 고운 모래로 닦으라고 하셨다.
추운 겨울에는 어머니가  할아버지께 세숫물을 데워 드렸는데, 내가 덩달아 더은 물로 세수하려하면, “이놈아, 세수는 뭐 매일 하냐? 며칠에 한번씩 해도 돼.”하시는 것이었다.

이제까지는 나의 스승이 할아버지밖에 없었으므로, 할아버지 말씀이라면 무조건 믿었는데, 이제 학교 스승이 생기다 보니, 나는 서로 다른 두 스승의 틈바구니에서 갈등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주식회사 제이에스인터네셔널코리아
    동종업종 10년이상 / 초대졸이상
    01/31(금) 마감
  •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계열사 경력직 채용(구, 현대종합상사)
    4년 이상 / 대졸 이상
    01/31(금)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