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제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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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6.13 13:26   수정 : 2013.06.13 13:26
나와 6.25(33)
제목 : 새 친구 에스

휴전 회담은 진전없고, 전선에서는 무의미한 살륙전이 계속되는 중에, 이땅엔 개전후 두번째의 겨울이 닥아오고 있었다.

일선 장병은 말할것도 없고, 후방에서도 우리처럼 내복을 입지 못한 무리들은 또다시 닥아오는 겨울앞에서 두려움에 빠져 있는데........

할아버지가 어느 날, 거제시장에서 150환을 주고 강아지 한마리를 사 오셨다. 갈색털의 젖도 떼지 못한 진돗개 새끼.

평소 할아버지에게 고분고분하던 할머니가, “이 아바이 (할아버지), 미쳤오? 사람도 살기 힘든데, 개새끼를 사오다니!”하며 방방 뛰셨으나, 나는 오히려 반가웠다.

에미 생각과 추위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에서 동병상련을 느낀 탓일까?
삼촌은 강아지 이름을 “에스”라고 지어줬다.

그러나, 가족들 중 아무도 강아지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으며, 에스는 자연스레 내 소유가 돼 버렸다.

둘째날부터 에스는 내가 주는 물과 밥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먹는 양은 적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자라면서 몸이 민첩해졌다.

내가 특히 좋아한 것은, 에스가 다른 개들과는 달리 똥을 먹지 않고, 특히 쥐를 잘 잡는다는 것이었다.  한동네 기철이네 큰 개가 턱밑에 있는 쥐를 모르고 있는 사이, 훨씬 작은 우리 에스가 재빨리 쫓아가 호박 넝쿨 사이에 숨은 쥐를 물고 나오기도 했으며, 한번은 어머니 등 뒤로 뛰어오른 쥐를 날렵하게 물어 채기도 하였다.

말이 없는 에스와 말이 적은 나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같이 놀고 같이 잤다.

에스는 할아버지만 계시지 않으면 언제나 나와 같이 마주 누워 잤으며, 그러다가도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면 번개같이 일어나 밖으로 도망쳤다.

이 해 겨울, 나는 에스와 둘이 긴 뚝방길을 뛰어다니느라, 무서운 동장군의 위세에도 과히 어려움을 모르고 지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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