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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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1.09 11:04   수정 : 2013.01.09 11:04
나와 6.25(29)

또 한번의 이별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니 좋은 건 따뜻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남한의 겨울이라고는 하나, 내복도 입지 않고 바깥 출입을 하는 것은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한결 수월해졌다.

북한에서라면 고향집 앞산 진달래가 며칠간 불타듯 피었다가 이내 사그러지는데, 여기선 진달래가 찔끔찔끔 피는게 달랐지만, 노란 개나리도 피어나 꽤나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제일 신나기는 할아버지 같았다.

겨울내내 춥다 춥다하시던 할아버지는 봄이 되자 어디론가 자주 나다니셨는데, 어떤 때는 이삼일씩 안들어 오실 때도 있었다.

그럴때면 나는 옆에서 같이 새끼 꼴 동무가 없어 심심했으나, 반벙어리 생활에 이력이 난지도 오래되어  그리 힘들 것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우리 모두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고 선언하셨다.
나는 그곳이 어딘지 감을 잡을 수 없었으나, 어쨌든 더 좋은 곳으로 간다는게 기뻤다.

안개낀 어느 초여름날, 우린 드디어 반년 간 살며 영숙이를 묻었던 장목면 송진포를 떠나, 동부면 산양리로 떠났다.

아침 일찍 주인집에 그 동안 거두어준 은혜에 감사 인사드리고 작별을 고하니, 온 식구는 비오 듯 눈물 흘리며 작별을 서러워한다.

감나무 밑에서 같이 감꽃 주워 먹던 상금이도 울고, 주인 박태광씨도 체면도 없이 우시는데, 특히 반년전 우리에게 마지못해 하룻밤 자고가길 허락했던 곰보 아줌마는 통곡을 하며 어머니의 손을 놓지 못하고 자꾸만 자꾸만 따라 오신다.
"아이고, 우짜모 그리 부지런하고 사람 좋소? 부디 부디 잘 사이소."

그리고, 나를 보고서는 "아이고, 야야, 우째 그리 말도 없이 일 잘하고 착하노?  나중에 크거든 꼭 함 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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