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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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12.07 13:50   수정 : 2012.12.07 13:50
78면 나와 6.25(28)
제목 : 슬픔속 행복

고달픈 피난살이 중에도 즐거운 에피소드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어느 늦은 봄날, 삼촌은 몸이 아픈 사촌형을 떼어 놓고 나와 둘이서만 나무하러 갔다.

해안선 따라가다가 막 산골 숲으로 들어가려는 찰라,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매에 쫓긴 꿩 한마리가 급히 소나무 가지 사이로 숨어버리는게 아닌가 ?

그러자, 매는 소나무 꼭대기에 앉아 꿩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이를 본 삼촌이 그 나무위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웬 총각이 따라서 나무위로 기어 올라가는 것이었다.

위에는 매, 아래는 사람 둘 !

궁지에 몰린 꿩이 점프하여 내 앞에 내려앉았는데, 매가 무서워 도망은 못가고 서 있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이미 느린 뱀 정도는 잡을 실력이 있었으나, 이렇게 빠르고 큰 (당시 내 기준으로는 꿩이 매우 큰 새였다) 새는 처음이라, 꿩에 달려들지 못하고 머뭇거리고만 있었다.

상황이 역전되어 유리해 진 총각이 거의 땅에 내려왔을 무렵, 삼촌이 몸을 날려 점프, 꿩을 덥쳐 잡았다. 오, 그 순간의 감격 !

나는 삼촌의 판단력과 민첩함에 감탄하고, 오늘 저녁 오래간만에 고기국 먹을 생각에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었으나, 삼촌은 그래도 나무를 해야지하며 산속으로 들어가 평소처럼 나무를 했다.

그런데, 불행이나 행운은 줄지어 다닌다고 했나?

돌아오는 바닷가에서 우린 엽총에 맞아 죽은 갈매기 한마리를 발견하여, 졸지에 큰 새 두 마리나 생겼다.

우린 입이 째져, 어떻게 이걸 소리 소문 없이 우리 식구들끼리만 먹을까 얘기하며 돌아왔는데, 집에 도착하여 삼촌 옷에 꽁꽁 쌌던 꿩을 꺼낼 때 이놈이 갑자기 날아오르는 바람에 그만 들통이 나, 결국 주인집이랑 같이 나눠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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