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전공 일체률

  • parcel
  • 입력 : 2012.07.12 15:06   수정 : 2012.07.12 15:06
업계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가끔 전공 이야기가 나온다. 포워더 혹은 화주라는 특성 상, 나는 당연하게도 대부분 무역 및 경제를 전공하거나 외국어 능력을 중시해서 어학 전공자가 많을 거라고 여겼지만 이외로 정말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림과를 전공했지만 목재 화물 관련 수출입 업무를 하셨던 분이다. “그래도 학생 시절, 나무만 보고 살다가 지금도 나무를 데이터로 보고 있으니 이것도 연결된 건 아닌가 생각해요.” 어떤 분은 전기전자를 전공했는데 학비를 벌려고 계약직으로 들어왔다가 포워더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일하시는 분도 기억이 난다. 사실 이 땅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 전공을 살려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한 정부 관계자의 멘트도 잊을 수 없다. 전공과 실제 업무 일체률이 선진국에 비하며 아직까지는 낮은 국내 교육 실정 상, 이는 어찌보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한편으로 이런 전공 일체률이 떨어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걱정도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포워더를 비롯한 3PL, SCM 등의 전망과 이를 필요한 전공이 무엇인지 가끔 몇몇 지인들이 묻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익숙한 분야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또 다른 새로운 전문직으로 내비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전공 일체률에 대해서는 내 자신이 조언할 입장은 아니다.

내 전공은 이른바 러시아였다. 한 때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신조어 앞에서 무한하게 열릴 것만 같던 러시아 및 동유럽 시장 오픈이 전혀 아무 상관없어 보이던 당시 작은 아시아의 이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서 어떤 새로운 비전(실제적으로는 희망찬 일자리)을 던져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했을 리는 없었다. 고3 조용히 묻혀가는 나에게 담임이 권유했을 뿐이고 나 역시 남들 다 가는 다른 언어 보다는 호기심에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러시아어는 역시 특이했다. 고대어라는 특색 상 문법이 상당히 사용자에게 불편했고 단어는 엄청나게 길었으며 필기체와 인쇄체의 체계가 헷갈렸고 격 변화와 불규칙 변화는 아직도 나에게는 끔찍했다. 발음이 잘 돌리면 육두문자 같아서 재미가 있었고 초기에는 단어도 안 외운 주제에 발음 그대로 외워서 써먹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다른 어학 계열 친구들이 회화를 유창히 할 때 처음부터 알파벳 외우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며 자상하지 못했던 교육 시스템은 결국 혼자서 독하게 공부하는 아닌 이상 한계에 달하고는 했었다. 덤으로 영어와 비슷한 스펠링이지만 발음이 전혀 달라서 토익 공부와 병행되면서는 완전 혼돈 자체였다. 솔직히 인정한다. 대학에서의 전공 선택에 있어서 나는 그리 성공한 케이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천만 다행인지 인연인지 전공과는 무관한 현재의 내 업무를 사랑한다. 오늘도 정신없이 바쁘고 한 없이 어려운  현장 속에서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업무를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면 각자의 길을 걷는 많은 포워더인들처럼.... 한 업계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전공은 이미 고3때 결정된 일이고 업무는 지금부터죠.” 어쨌든 난 러시아어는 이제 잘 기억은 안 난다. 다만 읽을 수는 있다.  
/윤훈진 차장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주식회사 제이에스인터네셔널코리아
    동종업종 10년이상 / 초대졸이상
    01/31(금) 마감
  •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계열사 경력직 채용(구, 현대종합상사)
    4년 이상 / 대졸 이상
    01/31(금)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