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보항공-이인재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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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6.21 10:09   수정 : 2012.06.21 10:09
나와 6. 25(11)

고마운 아줌마

이 겨울 추위에 갈곳없는 우리에게 잠자리를 허락해 주신 곰보 아줌마가 얼마나 고마운가?
의식주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물론 먹는 것(食)이지만, 헐벗은 우리에겐 衣와住 또한 긴급한 일이었다. 이 겨울에 잘못하면 굶어죽기 전에 얼어 죽을 수도 있는 일.
우린 주인집 가마솥을 빌려 죽을 끓여 먹은 후, 잠을 자러 농기구 창고로 들어갔다.
그러나 두평짜리 창고는 우리 식구 열두명이 자기에는 턱없이 협소했다. 일주일전만해도 고향에서 넉넉치는 않아도 배는 곯지 않고, 따뜻한 방에서 두 다리 쭉 펴고 잤었는데…
지금 옛 꿈을 더듬은들 무슨 소용인가?  우리는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하여 또 새 날이 밝았다.
이때쯤엔 우리도 새 날이 결코 밝고 희망찬 새 날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기 시작했다.
북부전선에선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와 서울 점령을 목전에 두고 있었으나, 우리에겐 당장 하루 하루의 생존 문제가 더 급한 형편이었다.
이북에서 가지고 온 북한 돈은 휴지고, 남은 것이라곤 쌀 반자루 뿐. 땅도 집도 없고, 도움 받을 친척이나 나라마저도 지금 당장엔 소용이 없다. 이 쌀 반자루가 떨어지면 그 다음은?
할아버지의 명령이 떨어졌다.
오늘부터 아침 식사는 절반으로 줄이고, 저녁은 죽으로 때우라고!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한 입이라도 덜고 어떻게 해서라도 쌀을 구하기 위해…
우릴 따라온 두 고아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할아버지는 어젯밤 늦게 들어온 집주인에게 며칠 더 묵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통사정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새에 삼촌과 사촌형은 뒷산에 가서 땔나무들을 주워다가 우선  군불이나마 땔 수 있게 되었다.
별 할일이 없던 나는 이런 어른들의 동태를 보며 마당에서 얼쩡거릴 뿐이었는데, 동갑내기인 주인집 외동딸이 다가와 말을 걸었으나, 잘 알아들을 수 없어 멋적게 바라만 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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