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코비스,김익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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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12 08:53   수정 : 2010.07.12 08:53
러시아, 또 다른 시작

쉬운 일이란 없다.

[지난 호에 이어]
국영 항공사의 새로 이전하는 공항 측에서 나를 만나자고 난리가 났다. 그 전에 현재의 공항장이 조만간 여러 사람이 찾아와서 협박을 해도 절대로 밀리지 말고 버티어 달라고 부탁을 해두었었다. 덩치 큰 러시아 사람 여러 명이 그 협소하고 누추해 보이는 사무실로 여러 번 찾아와서 왜 이전하면 안되냐, 현재 이전하는 공항도 많이 좋아졌다. 사무실을 만들면 혜택을 주겠다 등등 여러 압력과 회유를 했지만 우리 회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니 정부를 상대로 협의하라고 했다.
20일 후에 예정되었던 착륙지 변경은 취소되었고 현재의 공항장이 반가운 목소리로 직접 전화해서 만나자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지 부드럽게 물었다. 나는 당연히 공항에 사무실이 필요하며 제대로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공항장도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한국 측과 긴밀한 협조를 위해서 우리와 같은 회사가 반드시 공항에 있어야 한다고 하며 그날로 공항 내 사무실을 허가해 주었다.
사실 그때 그 덩치 큰 녀석들이 협박을 해댈 때는 많이 당황스럽고 불안했었지만 그 당시 우리 회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하게 버텨냈고, 그 결과 꿈에도 그리던 공항 내 사무실을 얻게 되었다. 아마 그때 공항 내에 사무실을 설치하지 못했으면 이렇게 오래도록 러시아 내에서 현지화에 적응하여 회사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3개월 후에 유고슬라비아에서 컨테이너 사무실이 도착하여 지금도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러시아 공항에 정식 사무실을 오픈하여 일하고 있다.
2002년 6월 한 달 간 지구 전체, 특히 한국은 월드컵으로 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월드컵이 시작하던 6월 전주부터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현재 물류회사를 맡고 있고, 같이 동업하시던 두 형님들은 기획과 무역 회사를 운영하면서 분리가 되어서 각자 운영은 따로 하지만 에코비스 로고로 통일되어 있다. 내가 맡고 있던 물류팀은 그 해 5월까지 너무나도 순탄하게 운영이 되어 점점 느슨해진 느낌이 들었고 나 또한 안이한 생각으로 회사를 운영했던 것 같다. 회사는 안정적이었고 더 이상의 경쟁도 없어보였으니 연말에는 어느 정도의 수익이 발생될지 판단해서 조그만 땅이라도 찾아보자고 관리부장과 호들갑을 떨고 있을 때였다.
5월 20일경 매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출장을 가는 루트인 모스크바-키예프 타쉬켄트 지사를 가기 위해 필요한 물품과 선물을 구입하고 있을 때였다. 핸드폰에 발신자 번호가 찍히지 않은 전화가 왔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현지에서 전화가 오면 반가운 소식이란 거의 없고 주재원 직급으로서 해결이 안 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가 많다. 서울에 있으면서 해외전화가 걸려오면 우선 호흡부터 가다듬고 받는 버릇이 생겼다. 우선 사고에 대한 각오를 하고 전화를 받아야 침착하게 내용을 듣고 답변을 해 줄 수 있다. 사고가 났다고 내가 먼저 화를 내거나 당황하면 주재원들에게 해결 방법을 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전화를 받자마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모스크바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이번 달에 구입 한 사장님 차량이 한 시간 전에 집 앞에서 없어졌습니다.”
“기사에게 물어보든지 경비에게 확인해야지.”
“여기서 확인해 보니 어제 저녁 경비가 있는 주차장에 주차시켰는데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올 초에 사업 흑자로 러시아로 손님들이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해서 지금까지 구입한 회사차 중 가장 비싼 차량을 한 달전에 구입했다. 그런데 그 본적도 없는 새 차를, 손님과 같이 러시아 가서 타야 할 그 차를 조금 전에 도둑맞았다는 보고였다.
차량을 구입하고 다음주에 보험을 들려고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바로 보험등록 전에 차량을 도둑맞은 것이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작정하고 훔쳐간 차량을 주재원에게 뭐라 해봤자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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