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독수리
[지난 호에 이어]
그 뒤로 2년 뒤, 우리도 그만큼의 화물을 매주 보내게 되었고 그때 눈부신 활약을 한 것은 러시아 비행기인 IL-76이다. 차터(전세기) 운항은 항공운송 업계로서는 가장 큰 희망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자부심도 있고 마진도 그만큼 클 수 있으니 운송업에 종사한다면 누구나 꼭 해보고 싶은 일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비행기 한 대 가격의 사용료를 지불했으나 상황에 맞게 화물이 모이지 않게 되면 그 남는 공간의 비용은 어디서도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타격이 큰 것이다.
차터 운행 초창기에는 공항에서 내가 직접 작업을 하면서 기장들과 이것 저것 상의를 하고 의견도 많이 나누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 비행기에 대하여 많은 지식이 생겼다. 일단 공항 활주로에 도착하기도 전에 멀리서 날아오는 것만 봐도 저게 러시아 비행기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90년대 초반부터 한국과 교역을 시작한 러시아는 기초과학은 물론 항공분야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라서 오래 전부터 많은 수의 비행기를 자체 생산했고 수출했다. 군용기도 있고 군용과 민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도 대량으로 생산했다.
IL-76은 제작사 일류신(ILYUSHIN)의 화물 기종이다. 러시아에선 이 기종을 1971년부터 생산하여 여러 번 개량형이 생산되어 1996년도에 900대 생산을 달성했고 현재도 매월 넉 대씩 생산하고 있다. 화물기로서는 중형인 45톤 정도를 탑재할 수 있는 아주 실속있는 비행기로 운송사 입장에서 보면 전세 운항을 하여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고 탑재 입구나 내부공간이 넓어서 유럽 및 미국 항공사보다 경쟁력이 있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인지 현재 유럽과 미국에는 작년부터 IL-76의 입항 허가가 취소되었다. 취소 이유는 소음이 많다는 것이지만 아마 경쟁력이 너무 좋아서 자국의 비행기를 보호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은 한국, 중국, 동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많은 화물을 싣고 세계를 누비고 있다.
외관상으로 보면 독수리처럼 생긴 이 비행기가 처음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많은 항공사 직원들이 사회주의 국가가 생산한 이 덩치 큰 독수리를 보기 위해서 활주로에 나왔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주 멋지게 생긴 비행기지만 내부구조는 마치 70년대 기차 내부처럼 아주 초라하고 디자인 개념은 전혀 없는 비행기이다. 기장이 있는 자리를 빼고는 어디 앉아 있을 만한 공간이 없다. 공간은 있지만 쓸 만한 좌석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인 것 같다.
하나 있는 화장실은 너무나도 악취가 나고 좌석은 비행기 양 옆에 등받이가 없는 작은 의자 같은 것들이 일렬로 있는데 군인들이 낙하산 타고 내리기 직전에 잠시 대기하고 있는 그런 좌석이다. 그런 곳에서 10시간을 앉아 있다보면 내릴 때쯤엔 몸에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초창기에 이 전세기를 타고 다닐 때는 화물을 적재한 공간과 기장실 중간에 박스와 담요를 깔아놓고 그곳에서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 번 타본 경험이 있은 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맨 처음 전세기를 타고 서울에 올 때의 일이다. 업체 사장이 같이 탑승하면서 ‘당신의 첫 비행기’라고 했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벅참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을 해보니 츄리닝 바지에 런닝 차림의 남자 항공 정비 관계자가 몇 명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더니 씩 웃으면서 담요를 하나 꺼내 등받이 없는 의자에 깔아주면서 “1등석입니다!”하고 했다.
기내 승무원들은 박스를 깔고 앉아서 카드를 치고 있었고, 기장과 부기장등은 정복을 입고 기내로 올라오긴 했지만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추리닝과 반바지로 갈아입고 이륙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게 시골 마을버스인지 ‘놀아요~’ 분위기인지 분간이 안되어 어리둥절하는 사이에 이륙이 시작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지난 호에 이어]
그 뒤로 2년 뒤, 우리도 그만큼의 화물을 매주 보내게 되었고 그때 눈부신 활약을 한 것은 러시아 비행기인 IL-76이다. 차터(전세기) 운항은 항공운송 업계로서는 가장 큰 희망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자부심도 있고 마진도 그만큼 클 수 있으니 운송업에 종사한다면 누구나 꼭 해보고 싶은 일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비행기 한 대 가격의 사용료를 지불했으나 상황에 맞게 화물이 모이지 않게 되면 그 남는 공간의 비용은 어디서도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타격이 큰 것이다.
차터 운행 초창기에는 공항에서 내가 직접 작업을 하면서 기장들과 이것 저것 상의를 하고 의견도 많이 나누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 비행기에 대하여 많은 지식이 생겼다. 일단 공항 활주로에 도착하기도 전에 멀리서 날아오는 것만 봐도 저게 러시아 비행기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90년대 초반부터 한국과 교역을 시작한 러시아는 기초과학은 물론 항공분야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라서 오래 전부터 많은 수의 비행기를 자체 생산했고 수출했다. 군용기도 있고 군용과 민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도 대량으로 생산했다.
IL-76은 제작사 일류신(ILYUSHIN)의 화물 기종이다. 러시아에선 이 기종을 1971년부터 생산하여 여러 번 개량형이 생산되어 1996년도에 900대 생산을 달성했고 현재도 매월 넉 대씩 생산하고 있다. 화물기로서는 중형인 45톤 정도를 탑재할 수 있는 아주 실속있는 비행기로 운송사 입장에서 보면 전세 운항을 하여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고 탑재 입구나 내부공간이 넓어서 유럽 및 미국 항공사보다 경쟁력이 있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인지 현재 유럽과 미국에는 작년부터 IL-76의 입항 허가가 취소되었다. 취소 이유는 소음이 많다는 것이지만 아마 경쟁력이 너무 좋아서 자국의 비행기를 보호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은 한국, 중국, 동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많은 화물을 싣고 세계를 누비고 있다.
외관상으로 보면 독수리처럼 생긴 이 비행기가 처음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많은 항공사 직원들이 사회주의 국가가 생산한 이 덩치 큰 독수리를 보기 위해서 활주로에 나왔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주 멋지게 생긴 비행기지만 내부구조는 마치 70년대 기차 내부처럼 아주 초라하고 디자인 개념은 전혀 없는 비행기이다. 기장이 있는 자리를 빼고는 어디 앉아 있을 만한 공간이 없다. 공간은 있지만 쓸 만한 좌석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인 것 같다.
하나 있는 화장실은 너무나도 악취가 나고 좌석은 비행기 양 옆에 등받이가 없는 작은 의자 같은 것들이 일렬로 있는데 군인들이 낙하산 타고 내리기 직전에 잠시 대기하고 있는 그런 좌석이다. 그런 곳에서 10시간을 앉아 있다보면 내릴 때쯤엔 몸에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초창기에 이 전세기를 타고 다닐 때는 화물을 적재한 공간과 기장실 중간에 박스와 담요를 깔아놓고 그곳에서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 번 타본 경험이 있은 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맨 처음 전세기를 타고 서울에 올 때의 일이다. 업체 사장이 같이 탑승하면서 ‘당신의 첫 비행기’라고 했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벅참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을 해보니 츄리닝 바지에 런닝 차림의 남자 항공 정비 관계자가 몇 명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더니 씩 웃으면서 담요를 하나 꺼내 등받이 없는 의자에 깔아주면서 “1등석입니다!”하고 했다.
기내 승무원들은 박스를 깔고 앉아서 카드를 치고 있었고, 기장과 부기장등은 정복을 입고 기내로 올라오긴 했지만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추리닝과 반바지로 갈아입고 이륙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게 시골 마을버스인지 ‘놀아요~’ 분위기인지 분간이 안되어 어리둥절하는 사이에 이륙이 시작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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