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리와 거울

  • parcel
  • 입력 : 2009.06.08 17:32   수정 : 2009.06.08 17:32
일반적으로 거울은 유리에 은을 세공한다. 다시 말해서 유리 뒷편에 은을 얇게 펴발라 얼굴이 비춰지는 것이다.
이제는 옛날 얘기지만 사람이 유리창으로 만들어진 집에서 산다는 것은 가난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유리창에 아무것도 칠해지지 않아 투명한 유리로 밖을 보고 남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돈을 벌고 유리창에 금과 은으로 펴 바른다면 바깥 세상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자신의 얼굴만 보게 된다.  
자본주의에 만연한 이기주의를 역설할 때 식자들은 이러한 ‘유리와 거울’의 표현을 자주 인용한다. 돈이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남들의 사정보다는 자신의 사정만 생각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최근 모 포워딩 업체 관계자는 항공사 직원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단다. 이 자리에서 항공사 화물영업관계자들은 적자 구조가 너무 심해져 ‘한달간 강제 무급 휴가’를 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얘기는 자연스레 대기업으로 옮겨졌다. 그들은, 지난 1/4분기에 수천억원의 흑자를 낸 대기업 화주들이 한푼의 운송비를 아끼기 위해 항공사와 포워더를 옭죄는 모습을 두고 마치 ‘거울 유리창’을 가진 부자의 모습이라고 빗대며 비난했다.
항공사가 이럴진대 수많은 포워더들은 대기업 화주들을 어떻게 보겠는가. 항공사가 살겠다고 ‘무자비’하게 올린 운임에 치이고 ‘역네고’로 받은 운임이 너무 낮다고 포기하면 영원히 대기업에 찍히는 그 사정은 누구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할 정도다.
물론 화주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항공화물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화주들도 지출비용인 운송비를 아껴야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혹시 캐리어나 포워더들이 폭리를 취하지 않을까, 또 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을까 고심하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들 역시 협력사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또 수천억의 흑자는 대기업들이 잘해서 거둔 것인데 선심쓰듯 써야한다는 의무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당신들의 생각’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인식들이 맞다면 최소한 물류산업계에서 현재 대기업의 모습은 ‘금·은칠한 거울 유리창을 가진 자’의 모습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류 자회사를 만들어 ‘옥상 옥’을 만들더니 이제는 ‘공포의 역네고’로 시장운임을 연속해서 파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뿐이겠는가. 인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비논리적인 협력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항공이건 해운이건 인맥이 있어야 대기업 물량 가져온다는 인식은 포워딩 업계에 만연된 상태다. ‘서비스로 질적인 승부를 건다’는 말은 지난달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바보같은 말’로 들릴 것이다.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대기업은 금과 은으로 칠한 유리창을 투명한 창으로 바꿔야 한다. 그게 힘들면 종종 창문을 열어젖혀서라도 바깥 세상을 좀 둘러봐야 한다. ‘내가 잘돼야 남도 잘된다는 생각’보다 ‘남이 잘돼야 내가 잘된다는 생각’을 요구한다면 역시 ‘바보’소리를 들을 것이지만 최소한 합리적 기준과 투명한 모습을 가진 ‘갑’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부를 아끼지 않고 사회를 위해 헌납하고 투자하는 빌게이츠처럼 존경받지는 못할 지언정 최소한 ‘그 기업의 기준은 국제운송·물류업계의 기준’이라는 말은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주식회사 제이에스인터네셔널코리아
    동종업종 10년이상 / 초대졸이상
    01/31(금) 마감
  •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계열사 경력직 채용(구, 현대종합상사)
    4년 이상 / 대졸 이상
    01/31(금)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