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에코비스로지스틱스 김익준 대표이사

  • parcel
  • 입력 : 2008.11.12 10:29   수정 : 2008.11.12 10:29
타쉬켄트의 개갈비 수육

[지난 호에 이어]
타쉬켄트는 내가 나이가 좀더 들면 살고 싶은 도시이다. 충청도나 강원도에 이는 조그만 소도시 같은 이곳은 젊은이가 살기엔 약간 지루하고 정체되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바쁜 일과에 머리가 아프고 조용히 쉬고 싶을 때면 그 어느 곳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이젠 처음 근무할 때처럼 부담도 없으니 가끔은 일이 없어도 일을 만들어서라도 가보게 된다. 나에게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타쉬켄트에 처음 갔을 때 만난 분은 항공사 지점장님이시다. 모스크바에서 지역 전문가로 계실 때부터 알게 된 분인데 타쉬켄트에서 다시 뵈니 더눅 반가웠고 그분 역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시다 보니 매일 저녁을 같이 있었다. 특히 휴일에는 함께 산에도 자주 올랐다.
타쉬켄트의 명소라고 하면 골프장과 ‘침칸’이라는 텐진산맥 끝자락에 있는 산이 있다. 이 산의 정상에는 스키장이 있고 백두산 천지와 같은 담호수가 있다. 천지를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크기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5톤급이 넘는 보트가 다닐 정도로 아주 깊다. 여름에는 수영하러 가고 겨울에는 눈 덮힌 정상에서 양고기 꼬치구이와 보드카 한잔하고, 내려오기 전에 코펠로 라면 끓여먹고 … 정상에는 한국교민이 페스트푸드점을 하고 있고 또 한쪽에선 한국식 핫도그까지 판매하고 있다.
지점장님과는 차로 여러 식당을 찾아 다니며 이것저것 맛보기도 했다. 워낙 도시가 작고 낙후된 곳이라 변변한 식당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지나가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으면 일단 내려서 어떤 식당인지 확인해 보고 나중에 다시 와서 저녁식사를 하곤 했다. 대개 둘이서 원화로 5,000원 정도 나오는 게 고작이었으니 음식값의 부담은 별로 없다.
한국사람들이 잘 못 먹는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것이거나 양고기 등 이래저래 기름칠 돼서 나오는 그날은 허탕치고 집에 가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곤 했다. 몸이 피곤할 때면 개고기를 먹으러 갔다. 타쉬켄트는 스탈린 시대 때 많은 동포들이 강제 이주된 곳으로 전체 인구의 1%가 고려인이어서 개고기 음식점이 성행했다.
이곳의 개고기는 한국에서 먹던 개고기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난 지금도 개고기집 하면 타쉬켄트 개고기 집을 가고 싶을 정도로 맛이 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개갈비 수육이다. 많은 양을 준비해 놓지 않기 때문에 먹으려면 미리 예약하고 가서 먹어야 했다.
1인분 시키면 한 양푼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수육으로 생각하면 3인분 정도의 양이어서 네명이 가서 수육에 국, 반찬, 보드카까지 먹어도 2만원이 채 안 나온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하시는 사장님이 그 집에 가서 개갈비를 시켜 먹으려는데 러시아어를 몰라서 손짓으로 자기 몸의 갈비 부위의 뼈를 가리키면서 주문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주인은 잠시 후에 개 간을 삶아서 그 손님들 앞에다 놓았다. 갈비뼈를 콕콕 누르며 갈비 가져다 달라 한 것을 간을 달라는 말로 오해한 것이다. 이 얘기를 듣고 한참 웃었다.

양의 눈알을 먹다

러시아 다음으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옛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된 나라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다음으로 영토도 크고 광산과 원유 매장량이 엄청나다. 점점 많은 외국인 업체가 지사와 공장을 오픈하고 있다. 내가 이곳에 처음 간 것은 98년이었지만 지사를 오픈한 것은 최근이다.
98년에 우즈베키스탄에 지사를 오픈하면서 카자흐스탄의 수도로 출장을 갔다. 먼저 부공항장과 면담을 하고 오후에 공항장과 면담을 할 수 있게 되어 하루를 그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공항은 타쉬켄트 공항보다 더 작았다. 점심때가 되어 공항 내 식장에서 점심을 먹게 되는데 공항장, 부공항장이 식사하는 곳은 좀 고급스러워 보였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러 음식이 나왔다.
우선 양을 통째로 삶았는지 기름이 위에 층으로 두껍게 덮여 있는 스프가 나왔다. 양고기 특유의 오노린내가 났지만 예의상 한그릇을 싹 비웠다.
야채와 고기가 나왔다. 야채는 오이와 토마토, 그리고 파를 자르지 않고 다듬어서 원형 그대로 나왔다. 다른 도구의 사용 없이 손으로 음식을 먹는 나라이다. 대충 눈치껏 손으로 집어 먹고 있는데 갈수록 고기가 좀 이상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소시지와 치즈가 나왔고 양갈비가 나왔다. 양갈비는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워낙 모스크바에서 오래 살아서 웬만한 음식은 개의치 않고 잘 먹었으므로 그냥저냥 먹었다.
또 하나의 접시가 나왔다. 소시지처럼 둥글게 말린 고기였는데 그걸 옆으로 잘라서 접시에 담아 내게 전해준다. 흙 색깔이고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지만 일단 확인 차원에서 하나를 먹어보았다. 왜 그렇게 질긴지…
[다음 호에 계속]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주식회사 제이에스인터네셔널코리아
    동종업종 10년이상 / 초대졸이상
    01/31(금) 마감
  •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계열사 경력직 채용(구, 현대종합상사)
    4년 이상 / 대졸 이상
    01/31(금)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