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이 5천달러?
[지난 호에 이어]
그러나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 사무실에 돈을 갈취하기 위해서 온 현지인들은 마피아가 아닌 그들 흉내를 내는 동네 불량배 수준인 것 같았다.
앞서 말한 두 명의 살인사건은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채로 있지만 추측하건대 사업으로 인한 오해와 알력으로 청부살인 업자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잔인한 범행의 대상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도 많은 위협이 있었다.
94년 말까지는 항공화물 이외에 경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옷 장사는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더 큰 손해를 안겨주었고 바이어들에게 인심만 일게 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경험이 없던 나도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서울과 모스크바간의 정보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다. 그 당시 서울 업체 중 모스크바 시장의 반응을 알고자 우리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던 남대문의 한 의류업체는 모스크바 상인들이 요구하는 제품보다는 공장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잘 판매 될 것으로 여겨지는 모델을 만들어 보내곤 했다. 당연히 판매가 부진 할 수밖에 없었고 반품은 늘어갔으며 미리 주문받은 제품을 구해주지 못해 상인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잦아졌다.
러시아 상인들은 동대문 시장과 비슷한 규모의 시장에서 컨테이너로 제작된 상점을 매일 임대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그 컨테이너 사무실은 매일 300달러, 그 당시 원화로 환산하여 25만원을 지불했으므로 하루만 제품이 늦게 들어와도 손해가 너무 컸다.
상인들이 원하는 제품은 제때 반입되지 못했고 종종 엉뚱한 제품이 전달되기도 하자 드디어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그 당시 그래도 큰 바이어라고 생각했던 러시아 형제에게 여성용 정장을 판매하기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예정일보다 15일이나 반입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 15일 동안 4,500달러의 임대료를 내고 손해만 보던 두 형제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사무실로 쳐들어왔다.
마땅한 해결책이 나에게서 나오지 않자 그들은 권총을 꺼내 내 관자돌이에 들이댔다. 정말로 총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당시 현지인 급료가 150-200달러였으니 4,500달러면 그들 입장에서는 이성을 잃을 만한 큰돈이기는 했다.
그 상황에서도 난 정말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4,500달러라는 그런 큰 돈이 나에게는 없었고 단지 방아쇠를 당기지 말아달라는 생각뿐이었다.
겁을 먹은 건지 자포자기한 건지 구별을 못 해서였을까?
아무 말도 없이 멍하니 있는 나를 보고 그들은 다음주까지 제품을 보내고 이번에는 제품 값을 줄 수 없다고 하며 가버렸다. 그들이 나가고 나서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고 서울에 전화를 했다. 왜 제품을 보내지 않았는지 묻고 금주 안으로 못 보내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했으나 서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다.
사건이 있었던 다음주에 다행히 제품을 전달하고 반값만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식도 없고 유통망에 책임질 수 없는 여성의류 제품 판매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다.
위의 형제 같은 부류는 동네 불량배도 아니었고 마피아도 아니었기에 덜 위험하다는 생각되지만 실제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부분이 사업상 문제 때문이다. 현지 바이어와 이런 저런 문제로 외상거래를 하게 디어 미수금이 2만 달러 이상 넘어가게 되면 그들은 딴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당시 공공연하게 들리는 말로는 5,000달러면 청부살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집 앞 끼오스크(담배와 일반 잡화를 파는 거리 가판대) 주인도 나와 어느 정도 안면이 생기자 나에게 사업하다 문제 있는 놈들 있으면 부탁만 하라고, 500달러만 주면 다리정도는 부러뜨려주겠다고 농담 반으로 말한 것이 있다.
현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량제품을 납품해서 손해를 끼치거나 외상거래를 해서 미수금이 쌓이거나 하는 것은 목숨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큰 위험요인이 되는 것이다.
동네 불량배와 마피아는 대부분 돈 자체가 목적이라 살인까지 할 충동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으나 사업상 발생되는 외상거래 등의 문제는 채권자만 죽고 없으면 자연스럽게 돈을 안갑아도 되니 오히려 사업문제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다음호에 계속]
[지난 호에 이어]
그러나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 사무실에 돈을 갈취하기 위해서 온 현지인들은 마피아가 아닌 그들 흉내를 내는 동네 불량배 수준인 것 같았다.
앞서 말한 두 명의 살인사건은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채로 있지만 추측하건대 사업으로 인한 오해와 알력으로 청부살인 업자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잔인한 범행의 대상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도 많은 위협이 있었다.
94년 말까지는 항공화물 이외에 경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옷 장사는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더 큰 손해를 안겨주었고 바이어들에게 인심만 일게 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경험이 없던 나도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서울과 모스크바간의 정보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다. 그 당시 서울 업체 중 모스크바 시장의 반응을 알고자 우리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던 남대문의 한 의류업체는 모스크바 상인들이 요구하는 제품보다는 공장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잘 판매 될 것으로 여겨지는 모델을 만들어 보내곤 했다. 당연히 판매가 부진 할 수밖에 없었고 반품은 늘어갔으며 미리 주문받은 제품을 구해주지 못해 상인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잦아졌다.
러시아 상인들은 동대문 시장과 비슷한 규모의 시장에서 컨테이너로 제작된 상점을 매일 임대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그 컨테이너 사무실은 매일 300달러, 그 당시 원화로 환산하여 25만원을 지불했으므로 하루만 제품이 늦게 들어와도 손해가 너무 컸다.
상인들이 원하는 제품은 제때 반입되지 못했고 종종 엉뚱한 제품이 전달되기도 하자 드디어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그 당시 그래도 큰 바이어라고 생각했던 러시아 형제에게 여성용 정장을 판매하기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예정일보다 15일이나 반입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 15일 동안 4,500달러의 임대료를 내고 손해만 보던 두 형제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사무실로 쳐들어왔다.
마땅한 해결책이 나에게서 나오지 않자 그들은 권총을 꺼내 내 관자돌이에 들이댔다. 정말로 총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당시 현지인 급료가 150-200달러였으니 4,500달러면 그들 입장에서는 이성을 잃을 만한 큰돈이기는 했다.
그 상황에서도 난 정말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4,500달러라는 그런 큰 돈이 나에게는 없었고 단지 방아쇠를 당기지 말아달라는 생각뿐이었다.
겁을 먹은 건지 자포자기한 건지 구별을 못 해서였을까?
아무 말도 없이 멍하니 있는 나를 보고 그들은 다음주까지 제품을 보내고 이번에는 제품 값을 줄 수 없다고 하며 가버렸다. 그들이 나가고 나서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고 서울에 전화를 했다. 왜 제품을 보내지 않았는지 묻고 금주 안으로 못 보내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했으나 서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다.
사건이 있었던 다음주에 다행히 제품을 전달하고 반값만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식도 없고 유통망에 책임질 수 없는 여성의류 제품 판매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다.
위의 형제 같은 부류는 동네 불량배도 아니었고 마피아도 아니었기에 덜 위험하다는 생각되지만 실제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부분이 사업상 문제 때문이다. 현지 바이어와 이런 저런 문제로 외상거래를 하게 디어 미수금이 2만 달러 이상 넘어가게 되면 그들은 딴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당시 공공연하게 들리는 말로는 5,000달러면 청부살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집 앞 끼오스크(담배와 일반 잡화를 파는 거리 가판대) 주인도 나와 어느 정도 안면이 생기자 나에게 사업하다 문제 있는 놈들 있으면 부탁만 하라고, 500달러만 주면 다리정도는 부러뜨려주겠다고 농담 반으로 말한 것이 있다.
현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량제품을 납품해서 손해를 끼치거나 외상거래를 해서 미수금이 쌓이거나 하는 것은 목숨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큰 위험요인이 되는 것이다.
동네 불량배와 마피아는 대부분 돈 자체가 목적이라 살인까지 할 충동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으나 사업상 발생되는 외상거래 등의 문제는 채권자만 죽고 없으면 자연스럽게 돈을 안갑아도 되니 오히려 사업문제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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