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기차여행
[지난 호에 이어]
정말 짜증이 났다. 돈이 아깝기도 했지만 기사의 버릇을 고쳐놔야 다른 한국 여행객들을 만만히 보지 않고 조심할 것이라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작전을 세웠다.
기사에게 우린 어차피 생트 빼쩨르부르그로 돌아가야 하니 두 시간 정도 기다려서 같이 가면 왕복 1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기사도 어차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흔쾌히 좋다고 해서 우선 50달러만 주고 내렸다.
일행은 30달러로 계약했는데 어떻게 50달러를 주느냐, 저런 기사는 그냥 두면 안된다 하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난 그냥 놔두고 여름 궁전 관광이나 하자고 했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하려면 길을 건너 매표소로 가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너길래 그 무리에 끼어 건너고 있는데 경찰이 우리를 잡았다.
“너희들은 무단횡단을 했으니 범칙금을 내야 한다.”
“아니, 무슨 소리야! 여긴 횡단보도도 따로 없고 이 많은 사람들이 건너고 있는데!”
“그건 모르겠고…어쨌든 불법은 불법이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다 잡아서 범칙금을 부과하나? 낚시한다고 강에서 놀고 있는 고기 다 잡을 수 있어? 당신들만 재수없게 걸린 거니까, 잔소리 말고 벌금이나 내고 가라.”
일행 모두 황당한 표정으로 경찰을 보고 있고 경찰은 아무렇지도 않게 범칙금을 받아갔다.
관광을 마치고 나는 일행을 데리고 궁전 안쪽에 있는 부둣가로 갔다.
그곳엔 쌍 빼쩨르부르그 시내로 가는 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 중 한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택시 기사는 어떡하냐고 했지만 나는 택시에서 내릴 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내가 쓸데없이 보복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았다.
배를 타고 시내로 돌아와서 다시 모스크바행 11시 기차를 타기 위해서 기차역에 도착 후 전날과 똑같은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승무원은 거절을 했다.
세 칸을 더 지나서 다른 승무원에게 간신히 허락을 받고 돈을 냈다.
또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네명이 2인실에 모여서 맥주를 마셨는데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사가지고 온 맥주가 다 떨어졌다.
시계를 보니 11시 50분,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내가 밖에 나가서 더 사오기로 했다.
그러나 난 그때 이미 많이 마신 뒤였다. 그리고 우리 기차칸은 맥주를 판매하는 곳에서 너무나 멀었다.
일단 내려서는데 순간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보니 칸마다 있는 출입구가 동시에 잠기는 소리가 들리고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술이 다 깨버렸다.
기차 안엔 러시아말을 전혀 못하는 세명만 있는데, 그리고 내 여권이고 뭐고 나를 증명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기차 안에 있는데…내가 탈 기차 칸으로 뛰어가다가는 놓칠거 같아 바로 앞의 기차칸에 매달렸다.
그곳에 있는 승무원이 나를 보더니 빨리 내려가라고 , 매달리면 위험하다고 소리를 쳤다.
칸마다 승무원이 다르니 이 승무원은 당연히 나를 보지도 못하고 기차표 없이 타려는 공짜 손님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사실 기차표 없이 타긴 했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당할 줄은 몰랐다.
기차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고 불안한 마음에 제발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승무원은 열어주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마침 담배를 피우러 나온 체첸계 사람이 나를 발견하고 빨리 문을 열어주라고 소리를 지르는 거 같았다. 그래도 승무원이 열어주지 않자, 그 승객은 문 앞에 있는 승무원을 밀어버리고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그 승객에게 감사하다며 몇 번이고 머리를 숙였고 승무원에게 내가 알고 있는 러시아 욕은 다 한 것 같았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고 어렵게 우리 칸으로 돌아와보니 일행은 아무것도 모른 채 화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빈 손으로 온 나를 보고 “맥주도 안 사오고 뭐 했어?” 하고 물었다.
외국인은 봉이다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외국인이 차량을 구입하면 번호판이 노란색으로 나온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번호판은 따로 있지만 이렇게 외국인을 구별하는 의미는 대단히 다른 것 같다.
얼마 전 동대문 사무실에서 창고 직원들이 화가 나서 차량 견인회사와 통화를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여기 동대문 상가입니다. 차량이 오전 내내 상가 문 앞에 있는데 연락처도 없어서요. 차량 좀 견인해 주세요!”
차량 견인회사는 우리 회사의 신고에 일당 벌겠다며 쏜살 같이 왔다.
“차가 어디 있습니까?”
“여기 사무실 앞에 있는 엘란트라입니다.”
견인회사 직원은 번호판을 보자마자 손사래를 쳤다.
[다음호에 계속]
[지난 호에 이어]
정말 짜증이 났다. 돈이 아깝기도 했지만 기사의 버릇을 고쳐놔야 다른 한국 여행객들을 만만히 보지 않고 조심할 것이라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작전을 세웠다.
기사에게 우린 어차피 생트 빼쩨르부르그로 돌아가야 하니 두 시간 정도 기다려서 같이 가면 왕복 1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기사도 어차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흔쾌히 좋다고 해서 우선 50달러만 주고 내렸다.
일행은 30달러로 계약했는데 어떻게 50달러를 주느냐, 저런 기사는 그냥 두면 안된다 하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난 그냥 놔두고 여름 궁전 관광이나 하자고 했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하려면 길을 건너 매표소로 가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너길래 그 무리에 끼어 건너고 있는데 경찰이 우리를 잡았다.
“너희들은 무단횡단을 했으니 범칙금을 내야 한다.”
“아니, 무슨 소리야! 여긴 횡단보도도 따로 없고 이 많은 사람들이 건너고 있는데!”
“그건 모르겠고…어쨌든 불법은 불법이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다 잡아서 범칙금을 부과하나? 낚시한다고 강에서 놀고 있는 고기 다 잡을 수 있어? 당신들만 재수없게 걸린 거니까, 잔소리 말고 벌금이나 내고 가라.”
일행 모두 황당한 표정으로 경찰을 보고 있고 경찰은 아무렇지도 않게 범칙금을 받아갔다.
관광을 마치고 나는 일행을 데리고 궁전 안쪽에 있는 부둣가로 갔다.
그곳엔 쌍 빼쩨르부르그 시내로 가는 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 중 한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택시 기사는 어떡하냐고 했지만 나는 택시에서 내릴 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내가 쓸데없이 보복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았다.
배를 타고 시내로 돌아와서 다시 모스크바행 11시 기차를 타기 위해서 기차역에 도착 후 전날과 똑같은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승무원은 거절을 했다.
세 칸을 더 지나서 다른 승무원에게 간신히 허락을 받고 돈을 냈다.
또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네명이 2인실에 모여서 맥주를 마셨는데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사가지고 온 맥주가 다 떨어졌다.
시계를 보니 11시 50분,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내가 밖에 나가서 더 사오기로 했다.
그러나 난 그때 이미 많이 마신 뒤였다. 그리고 우리 기차칸은 맥주를 판매하는 곳에서 너무나 멀었다.
일단 내려서는데 순간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보니 칸마다 있는 출입구가 동시에 잠기는 소리가 들리고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술이 다 깨버렸다.
기차 안엔 러시아말을 전혀 못하는 세명만 있는데, 그리고 내 여권이고 뭐고 나를 증명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기차 안에 있는데…내가 탈 기차 칸으로 뛰어가다가는 놓칠거 같아 바로 앞의 기차칸에 매달렸다.
그곳에 있는 승무원이 나를 보더니 빨리 내려가라고 , 매달리면 위험하다고 소리를 쳤다.
칸마다 승무원이 다르니 이 승무원은 당연히 나를 보지도 못하고 기차표 없이 타려는 공짜 손님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사실 기차표 없이 타긴 했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당할 줄은 몰랐다.
기차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고 불안한 마음에 제발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승무원은 열어주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마침 담배를 피우러 나온 체첸계 사람이 나를 발견하고 빨리 문을 열어주라고 소리를 지르는 거 같았다. 그래도 승무원이 열어주지 않자, 그 승객은 문 앞에 있는 승무원을 밀어버리고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그 승객에게 감사하다며 몇 번이고 머리를 숙였고 승무원에게 내가 알고 있는 러시아 욕은 다 한 것 같았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고 어렵게 우리 칸으로 돌아와보니 일행은 아무것도 모른 채 화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빈 손으로 온 나를 보고 “맥주도 안 사오고 뭐 했어?” 하고 물었다.
외국인은 봉이다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외국인이 차량을 구입하면 번호판이 노란색으로 나온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번호판은 따로 있지만 이렇게 외국인을 구별하는 의미는 대단히 다른 것 같다.
얼마 전 동대문 사무실에서 창고 직원들이 화가 나서 차량 견인회사와 통화를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여기 동대문 상가입니다. 차량이 오전 내내 상가 문 앞에 있는데 연락처도 없어서요. 차량 좀 견인해 주세요!”
차량 견인회사는 우리 회사의 신고에 일당 벌겠다며 쏜살 같이 왔다.
“차가 어디 있습니까?”
“여기 사무실 앞에 있는 엘란트라입니다.”
견인회사 직원은 번호판을 보자마자 손사래를 쳤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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