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활한 대지 러시아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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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12.14 09:21   수정 : 2007.12.14 09:21
러시아에선 안되는 일이란 없다

[지난 호에 이어]

처음 이 도신의 이름은 쌍 빼쩨르부르그(Sankt Peterburg)였으나 혁명 후 레닌그라드로 바뀌었고 최근에 다시 쌍 빼쩨르부르그로 변경되었다. 쌍 빼쩨르부르그의 기차역 중앙엔 레닌 동상이 있었으나 10년 전에 표트르 대제(Pyotr) 동상으로 대체되었다.
나는 이곳을 업무상 수십 번 다녔고 여행으로는 두 번 다녀왔다. 두 번째 여행은 결혼하고 모스크바에 잠시 집사람이 왔을 때인 96년도였다. 그 당시 노동운동가 두 분을 파리에서 만나 적이있는데 우연히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나자 기쁜 마음에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다.
노동운동가 두 분은 쌍 뻬쩨르부르그 여행을 준비하고 왔기 때문에 사전에 2인실 침대 기차표를 예매한 상태였으나 우리 부부는 갑자기 동참하기로 결정을 해서 티켓이 없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안 된는 일은 없는 법! 우리 네 명은 무작정 기차역으로 갔다. 모스크바-쌍 빼쩨르부르그 구간 기차의 이름은 한국말로 하면 ‘붉은화살’인데 1/3은 일반 여객좌석, 1/3은 4인실 방, 그리고 나머지 1/3은 2인실 방, 그리고 식당칸으로 되어 있다.
러시아에 오면 이 기차를 꼭 이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에선 이용할 수 없는 2인실이나 4인실 방을 예약하여 네 개의 조그만 침대가 아래 위로 있는 그 조그만 방에서 밤새도록 친구들끼리라면 보드카를 마시며 우정을 다지기 좋고, 부부나 연인끼리라면 새록새록 쌓이는 연애감정도 느낄 수 있어 즐거울 것이다.
어쨌든 네 명이서 표 두장만 가지고 역으로 갔다. 우선 여분의 기차표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남아 있는 표가 없었다. 8월 성수기여서 여행객도 많았고 암표도 없었다. 표를 못 구하면 두 사람만 배웅해 주고 다시 숙소로 돌아올 참으로 기차 앞까지 갔다.
그런데 승무원을 보자 번개처럼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내 앞에 뚱뚱한 승무원 하나가 티켓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다짜고짜 두 개의 기차표를 보여주면서 “네명이 2인실에 갈수 있냐?”하고 물었다.
승무원은 처음엔 “입석은 안된다. 걸리면 내가 잘린다.” 했지만 내가 티켓 두 장 값을 손에 쥐어주자 태도가 돌변했다. 편도 티켓 한 장 가격이 80달러였으니 두장이면 160달러였다. 적은 금액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행 두 명이 있는 칸에 같이 있다가 출발하면 나와라.”
우리는 ‘출발 후 어디로 나오라는 거지?’ 하고 어리둥절했지만 어쨌든 신이 나서 기차에 올라탔다. 2인실에 네명이 들어가서는 ‘역시 러시아’라고 즐거워하며 보드카와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그 승무원이 와서는 우리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갔다. 객실 칸 마다 맨 끝에 있는 승무원 침대칸이었다. 일반 객실의 1/8 크기로 미니 침대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너무나 깜찍했다.
승무원은 자기 걱정은 하지 말라며 돈 벌어서 좋다고 하고 나갔다.
우리 일행은 그 공간을 보고 서로 자겠다고 했다. 협소해서 한명은 승무원이 여분으로 준 담요를 덮고 바닥에서 자야 했지만 언제 그런 자리에서 자볼 수 있냐고!
결국 두 손님이 그 자리에서 자고 우리 부부는 손님의 기차표를 받아 2인실에서 자고 썅 빼쩨르부르그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기차역에서 돌아갈 기차표를 알아봤지만 역시나 표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스크바에서 그랬듯이 여기서도 승무원에게 부탁하면 되겠지 하고 신경도 안쓰고 관광을 했다.
나는 쌍 빼쩨르부르그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왕들의 여름 휴양소였던 ‘여름 궁전’이라는 곳을 좋아한다. 70년대 후반에 아버지가 해외 근무하시면서 바다가 보이는 분수대의 사진을 가지고 오셔서 액자로 만든 대형 화보가 있었다. 지금은 그게 큰형 집에 걸려 있는데 그곳 분수대는 정말 멋있었고 난 그게 로마인 줄만 알았는데 실은 쌍 빼쩨르부르그의 여름 궁전의 일부였다.
그날도 여름 궁전을 가기 위해서 배를 기다리는데 우리가 보는 앞에서 배가 떠나고 말았다.
다음 배까진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하는 수 없이 택시로 가기로 했다. 대부분 허가 없는 택시들이어서 타기 전에 흥정을 해야 하는데, 그날 흥정은 너무나도 쉽게 되었다. 한 시간 반 거리로 30달러를 요구했다. 난 적당한 가격으로 판단하고 흥정을 하지 않고 올라탔다. 그런데 시내를 빠져나와 30분 정도 달렸을 때 택시 기사는 생각보다 멀다고 하면서 50달러를 요구하더니 한 시간이 지나자 80달러를 요구했다.
‘그러면 그렇지…그렇게 쉬울 리가 없었지…’
정말 짜증이 났다. 돈이 아깝기도 했지만 기사의 버릇을 고쳐놔야 다른 한국 여행객들을 만만히 보지 않고 조심할 것이라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작전을 세웠다. /(주)에코비스로지스틱스 김익준 대표이사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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