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워더상호변천

  • parcel
  • 입력 : 2009.08.11 17:51   수정 : 2009.08.11 17:51
포워더의 상호의 변천

요즘같이 아파트 이름을 외우기가 힘들 때도 없는 것같다. 예전같으면 아파트단지 이름들이 한결같이 건설사의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외래어나 외래어 같은 이름들이 대부분이다. 아파트를 브랜드화시킨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끄덕일만 하지만 왠지 씁쓸한 느낌이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 포워딩 업계 상호도 참 많이 바뀌였다. 일천한 경력이지만 십 수년 간 취재를 하면서 우리 포워딩 업계 상호들을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90년대만 해도 ‘종합운송’, ‘국제운송’, ‘통운’ 등이 뒤에 들어갔고 앞에 이름도 한자어 두자를 넣어 상호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90년 후반에 ‘물류(物流)’라는 말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널리 애용됐다. 물적유통이란 일본에서 만들어 용어가 그대로 준말로 이용되면서 운송이나 운수이라는 2차원적인 의미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2000년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외래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Global)’, ‘로지스틱스(Logistics)’, ‘토털’ 등이 유행되기 시작했다. 1997년 포워딩 업종이 개방되면서 포워더가 대폭 증가한데다 세계화가 진척되자 상호 자체에 대한 외래어화가 확산된 것이다. 2005년 이후부터는 아예 상호를 길게 쓰지 않고 알파벳 약자로 쓰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주로 세자로 만들어 해외에서도 알아듣기 편하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외래어 상호를 쓰는 경우는 항공 포워딩 업계가 훨씬 많다. 비교적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해운 포워딩에서도 아직 한자 우리말이 상당수 눈에 띠지만 역시 외래어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해운과 항공 주선업이 합쳐진 것이 그 촉매제 역할을 했으리라.
어쨌든 요즘 상호만 봐서는 이 회사가 토종 업체인지 외국계 업체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물론 한자로 된 말을 쓰던 외래어를 쓰던 비즈니스만 잘 하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퍼질 것이다.
그런데 의미를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다. 해외 이주화물 업체중에는 익스프레스를 많이 쓰는데 마치 소화물 국제특송업체 처럼 들린다. 또 일반 포워딩임에도 SCM(연쇄공급망관리)과 유사한 용어를 쓰기도 한다. 로지스틱스의 경우는 보관물류와 장기간 계약물류를 뜻하는데 용달차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어떤 용어를 쓰든 창업자 마음이겠지만 그 용어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김석융 본지 편집인/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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