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 증가-서비스 지속 개선
여전히 높은 운송비, 정부 보조금 지원 벗어나는 시장화 필요
아시아와 유럽은 전 세계 인구의 75%,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2개의 시장은 각기 다른 성장 잠재력을 둘째 치고 경제적 상호보완성이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 세계 물류 트렌드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운송 루트 중 하나는 바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CHINA RAILWAY Express)다.
지난 2017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중국발차와 회차 운행횟수를 합쳐 전년대비 116% 증가한 3,673회 운행되었으며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전년대비 무려 200.5% 증가한 31만 7,900TEU를 기록했다.
정식 운행이 시작된 2011년 운송량 만 4천 TEU과 비교했을 시 2017년 운송량은 227배 증가했으며, 연평균증가율(CAGR)은 147%에 달한다. 특히 2013년 ‘일대일로’ 전략의 제시된 이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은 급격히 증가해 2014년 운행횟수는 308회, 운송량은 2만 6,200TEU로 2013년의 80회, 7만 TEU에 비해 각각 285%와 274% 증가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중국연구센터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현황을 분석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주목할 만 한 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발차와 회차 운송 간의 화물 불균형도 지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까지는 유럽에서 중국으로 오는 회차 운송(인바운드)이 단 한 차례도 없었으나 2017년의 회차 운행 횟수 및 운송량은 모두 발차 운송의 절반 수준까지 제고되었다.
중국정부는 환경보호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친환경 운송인 철도운송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일대일로’ 전략의 심화 추진에 따라 향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더욱 중요한 운송수단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육상으로 14개국과 접경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국제운송에서도 철도는 유용한 운송수단이다. 특히 2013년 제시된 ‘일대일로’ 전략으로 ‘신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따라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과의 경제교류 및 물류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무역 루트와 방식이 다양화됨에 따라, 중국과 유럽 간의 국제화물열차 운행은 큰 발전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CHINA RAILWAY Express)’는 중국철도총공사가 편성한 고정 열차편, 고정 노선과 스케줄에 따라 운행되며, 중국과 유럽 및 ‘일대일로’ 연선국가 간을 연계하는 국제컨테이너 블록트레인이다. 중국횡단철도(TCR, Trans-China Railway)를 이용하여 중앙아시아 및 유럽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루트는 기존부터 존재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에게도 익숙한 루트이다.
이러한 중국 발 유럽 향 화물열차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란 이름으로 개통된 것은 2011년 3월 충칭에서 출발하여 독일 뒤스부르크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위신어우’ 열차를 시발점으로 한다. 당시 HP, 에이서(Acer), 아수스(ASUS) 등 다수의 IT 대기업들이 충칭에 속속 들어서면서 ‘위신어우’ 열차의 유럽행 수출 화물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규모를 형성했고 최초 개통 시부터 매주 1회의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충칭을 시작으로 청두, 우한, 창사, 정저우 등지에서 잇달아 개통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2013년 9월 ‘일대일로’ 전략이 제시되면서 중국 각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개통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각 지역별 열차들이 ‘위신어우’와 같이 해당 지역의 명칭을 이용하여 열차의 이름을 지었으나 중국철도공사가 통일된 ‘브랜드’로 육성을 제시하였고 2016년 6월 8일을 기점으로 각 지역의 유럽행 블록트레인들이 ‘중어우반례’,‘CHINA RAILWAY Express(CR Express)’의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일대일로’ 전략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일대일로’전략이 실시된 4년간 이미 57개의 새로운 노선이 새로이 개통되었고 2017년 말 기준, 중국 내 38개 도시를 출발지로 하여 유럽 13개 국 36개 도시 간을 연계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총 3,673회가 운행되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누계 운행횟수(2,964회)를 넘어섰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6년이 넘는 운영 과정을 통해 운행 횟수와 운송량 증가와 함께 서비스 수준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 운행시간은 초기의 20일 이상에서 현재 12~14일 수준으로 단축되었고, 전체 운송비용도 운행 초기에 비해 약 40% 감소되었다. 또한 2017년에는 회차 운송이 발차 운송의 절반 수준까지 제고되어 인·아웃바운드 화물 불균형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운송 화물의 종류도 초기의 휴대전화, 컴퓨터 등 IT상품의 중심에서 의류 및 신발, 자동차 및 부속품, 식품, 와인, 커피콩, 목재, 가구, 화장품, 기계 설비 등의 다양한 품종으로 확대되었다. 연간 운송화물의 총액도 2011년에는 6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 했지만 현재는 14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동부-중부-서부 3개 루트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루트는 크게 동부, 중부, 서부의 3개 루트로 나뉠 수 있다. 첫째, 동부루트는 네이멍구자치구의 만저우리나 헤이룽장 성의 수이펀허를 통과한 후 역시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way)를 이용하여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둘째, 중부루트는 네이멍구자치구의 얼롄하오터를 통과한 후 몽골을 경유하여 러시아 TSR를 이용해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셋째, 서부루트는 다시 3개의 세부루트로 나뉜다. 서부루트 중, 첫 번째 루트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아라산커우 혹은 훠얼궈스를 통과하여 카자흐스탄을 경유한 후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하여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등을 거쳐 서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서부루트 중, 두 번째 루트는 훠얼궈스 혹은 아라산커우를 통과한 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 등 국가를 경유하여 유럽에 이르는 루트, 또는 카자흐스탄을 경유한 후 카스피해를 통과하여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불가리아 및 기타 국가 등을 통해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서부루트 중, 세 번째 루트는 신장자치구 투얼가터와 이얼커선탄에서 계획 중에 있는 ‘중지우,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등과 연결되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 및 기타 국가를 경유한 후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동부루트 주요 배후지는 동북·화동·화중 등 지역으로 ‘징후선(베이징~상하이)’ 및 ‘하다선(하얼빈~다롄)’ 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중부 루트의 주요 배후지는 화북·화중·화남 등 지역으로 ‘징광선(베이징~광저우)’, ‘지얼선(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얼롄하오터)’ 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서부루트의 주요 화물 배후지는 중국의 서북·서남·화중·화남 등 지역으로 ‘룽하이선(깐수성 란저우~장쑤성 렌윈강)’과 ‘란신선(란저우에서 신장자치구 아라산커우)’ 등 간선 철도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허브 앤 스포크 중심의 거점 계획, 직통-환적 노선 구분
2016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건설 발전계획(2016-2020년) (이하 발전계획 으로 약칭)에 따르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간선과 지선을 조합한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에 따라, 내륙 주요 화물공급지, 주요 철도 허브, 중요 연해항만 및 국경 통과지점(통상구) 등에 거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발전계획 에 따르면, 먼저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은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하고 매주 2편 이상의 간선운송 서비스 제공 및 왕복 블록트레인을 편성할 수 있어야 하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화물을 집하하여 직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은 충칭, 청두, 정저우, 우한, 쑤저우, 이우, 창사, 허페이, 선양, 동관, 시안, 란저우 등이다.
둘째, 주요 철도허브 거점은 주요 국가 종합교통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강력한 철도 편성 역량을 갖추고 소량화물을 대량화물로 집하하는 기능과 환적·집산 기능을 수행한다. 주요 철도허브 거점은 베이징 펑타이서역, 톈진 난창역, 선양 쑤지아툰역, 하얼빈 하얼빈남역, 지난 지시역, 난징 난징동역, 항저우 챠오스역, 정저우 정저우북역, 허페이 허페이동역, 우한 우한북역, 창사 주저우북역, 충칭 싱룽창역, 청두 청두북역, 시안 신펑쩐역, 란저우 란저우북역, 우루무치 우시역, 우란차부 지닝역 등이다.
셋째, 연해 주요 항만 거점은 국경 통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완비된 철도 및 수운 연결운송 여건을 구비해야 한다. 매주 3편 이상의 직통 간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유럽 철도루트에서 국제 해운 및 철도운송을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해 주요 항만 거점은 다롄, 잉커우, 톈진, 칭다오, 롄윈강, 닝보, 샤먼, 광저우, 선전, 친저우 등이다.
넷째, 국경 통과 거점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루트에서 중요한 국경 철도 통상구이며, 출입국 검사 및 검역, 통관 편리화, 화물 환적 등 기능을 담당한다. 아라산커우, 훠얼궈스, 얼롄하오터, 만저우리를 꼽을 수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노선은 직통 노선과 환적 노선으로 구분된다.
직통 노선은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 연해 주요 항만 거점과 해외 도시 간 운행하는 ‘점 대 점(Point to point)’의 직통 노선이다. 환적 노선은 주요 철도 허브 거점에서 현지 및 기타 도시의 소량 화물을 집하한 뒤 운행하는 블록트레인 노선을 말한다.
한편 2018년 들어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 노선은 더욱 확대되었다. 2018년 4월 기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은 중국 내 43개 도시와 유럽의 14개 국가와 42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으며, 총 노선 수는 65개로 이중 아웃바운드발차 노선이 46개, 인바운드 회차 노선이 19개이다. ‘일대일로’의 육상측 부분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중국 주요 거점지역들은 바다와 먼 내륙지역, 특히 서부지역의 도시들로 국외로의 연계에 있어서 태생적인 어려움을 지니고 있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이러한 내륙 지역의 대외개방의 한계성을 타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충칭 ‘위신어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선도자라 할 수 있는 충칭의 ‘위신어우’ 열차는 하나의 운송수단을 넘어서 충칭의 산업 고도화 및 대외무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서부대개발’ 및 중서부지역으로의 산업이전 장려 정책에 따라 충칭은 글로벌 기업인 HP, 폭스콘(Foxconn), 에이서, 아수스, 시스코시스템, 도시바, 대만의 콴타(Quanta), 인벤텍(Inventec), 컴팔(Compal), 위스트론(Wistron), 페가트론(Pegatron) 등 국내외 대규모 IT, OEM 브랜드들과 860여개에 달하는 부품 업체들을 유치했다.
‘위신어우’ 열차의 개통은 충칭의 IT(특히 노트북) 산업 클러스터의 운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되었지만, ‘일대일로’ 전략의 추진과 함께 점점 더 많은 지역과 다양한 제품들이 ‘위신어우’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례로 ‘충칭리판자동차(LIFAN MOTORS)’는 러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이자 ‘위신어우’의 중요한 고객이다.
또한 충칭은 커피콩을 생산하지 않고서도 ‘허우구커피’와의 협력을 통해 ‘커피전용 열차’를 개통하면서 중국 최대의 커피 현물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6년 3월 설립된 ‘충칭커피교역센터(Chongqing Coffee Exchange)’는 운영 1년여 만에 누적거래액 130억 위안(2017년 말 기준)을 달성했다.
청두 ‘롱어우’
쓰촨성 청두 출발 열차인 ‘롱어우( )’ 열차의 개통은 청두의 투자 환경을 제고하고, 도시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롱어우’ 열차는 3개의 운행 노선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중간노선은 총 9,826km 길이로 폴란드 루지와 독일의 뉘른베르크, 네덜란드의 탈뷔르흐, 벨기에의 헨트 등 서유럽 끝단 도시들까지 이어진다. 남쪽노선은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를 통과하여 터키의 이스탄불까지 이어지며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및 남유럽 지역들을 연계한다. 북쪽 노선은 CIS 및 기타 동유럽 국가,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고 있다.
‘롱어우’ 열차는 다양한 노선과 지역 정부의 지원을 통해 현지 생산제품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제품 유치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대만 IT기업인 AOC는 샤먼의 항구로 들어와 ‘롱어우’를 통해 제품들을 폴란드 루지로 보낸다. 또한 DHL, UPS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물류기업들도 화동, 화남, 화북 및 청두 현지의 IT제품,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의류제품, 공업품, 일용품 등 화물들을 모아 유럽으로 운반한다. 애플, Dell, TCL, 거리그룹, 선롱자동차, 폭스바겐 등이 ‘롱어우’ 열차의 큰 고객층이다. 또한 회귀 화물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으며, 현재 청두 철도통상구는 육류, 과일 및 완성차 수입지정 통상구의 자격을 획득했다.
시안 ‘창안호’
시안의 ‘창안호( )’ 열차는 컨테이너와 무개화차가 혼합 편성된 열차로 컨테이너 화물과 대형설비를 같이 운송 가능하다. 또한 ‘창안호’가 출발하는 시안국제항무구는 중국 내륙항(Dry Port) 중에서는 최초로 국제코드(CNXAG)와 국내코드(61900100)를 동시에 보유하여 편리한 국제 운송에 기여했다.
현재 바오지석유관유한회사( )는 ‘창안호’를 통해 인도, 수단 등 20개 이상의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샨시중공업자동차도 ‘창안호’의 주요 고객이다.
우한 ‘한신어우’
우한 역시 비교적 빠른 시기에 ‘한신어우(?新?)’를 개통했으며, 현재 우한부터 체코의 파르두비체, 폴란드의 고주프비엘코폴스키, 러시아의 모스크바, 벨라루스의 민스크, 독일의 함부르크 등 다양한 유럽 도시들을 육로로 연결하였다. AOC, 잉리그룹(英利), 치홍과학기술 및 글로벌 스포츠기업 데카트론(DECATHLON), 분유 기업인 아오유 등이 주요 고객이다. 아웃바운드 화물로는 주로 목재를 운송하고 있다.
정저우 ‘정어우’
이미 중국에서 제일 먼저 ‘B2B2C’ 플랫폼을 운영한 정저우는 ‘정어우’ 열차를 통해 단일한 운송에서 벗어나 무역과 결합한 ‘유럽행 열차+전자상거래’란 운송모델을 만들었다. ‘정어우’ 열차의 운영주체인 ‘정저우국제내륙항’ 은 유럽, 중앙아시아, 한국 등의 생산공장과 무역기업들을 연계하여 전자상거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운행 주체는 2 분류
현재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주로 각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하여 철도부문, 해관, 국유운송기업 등이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화물은 주로 시장의 여러 화물주선업체들을 통해 집하하고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중국철도총국이 개통하고 각 노선의 운송 가격이 정해져 있으며 중국철도총국이 결정한다. 그러므로 결국 중국내의 관리주체는 ‘중국철도총국’이라 할 수 있고중국 외 구간의 관리는 해당 구간 철도가 속한 각 국가들이 담당한다.
열차의 운행 주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각 지방 정부 의 지원 속에서 국유운송기업 혹은 기업들이 협력하여 열차 운영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형태로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일례로, 충칭발 열차(위신어우)의 경우 ‘위신어우(충칭)물류유한공사, 우한의 ‘우한한어우국제물류유한공사’, 정저우의 ‘정저우국제내륙항개발건설유한공사’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기업들은 보편적으로 해당 지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열차 출발지의 민영기업이 혼자 혹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여 운영하는 형태이며, 이우에서 출발하는 열차(이신어우)가 대표적으로 이 열차는 이우시톈멍실업투자유한회사(YXE)가 운영한다. YXE는 2017년 중국화롱투자자산관리, 웬통택배 등의 투자를 유치하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시장화 발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최대 장점은 정시성
철도운송의 서비스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신뢰성, 정시성, 운송빈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신뢰성은 계약대로 지정된 장소에 약속된 시간에 안전하게 운송되는 것이며, 정시성은 예정된 시간에 계획대로 배송되는 것이다. 운송빈도는 재고를 발송시키지 않고 화주의 재고관리 속도에 맞게 열차운행을 배정하는 것이다. 산업의 분업화, 고객 맞춤형 생산, 전자상거래의 발달 등으로 인해 ‘소량, 다품종’ 화물운송이 증가함에 따라 대량의 운송에 비해 이러한 정시성, 운송빈도 등의 운송서비스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또한 소규모 국제 거래가 활발해 짐에 따라 중소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생산 규모와 주문량에 한계로 인해 매회 운송량이 컨테이너 하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러한 ‘소량’ 운송에는 전통적인 해운보다는 철도운송이나 항공운송이 더욱 적합할 수 있다.
해상운송은 모든 운송 방식 중에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운송 과정이 복잡하며, 차량, 부두, 경유 항만 및 날씨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기항이 일시 취소되거나(포트 클로징), 항만에 도착해서 정박장을 찾을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위치 추적이 신속히 되지 않거나 정체 되는 상황이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항공운송의 리드타임은 비교적 짧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좋으며, 전체 서비스 중의 위치추적 서비스 또한 비교적 정확하다. 하지만, 비용 역시 높아 고객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유럽 간 열차는 상대적으로 해운과 비교했을 때 장점으로 리드타임 외에도 안정성을 들 수 있는데, 만약에 극단적인 기후 상황만 아니라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운송원가를 보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항공운임보다 상당히 낮다. 충칭~뒤스부르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임은 항공의 약 1/4 수준이다.
여전히 운송원가 높아, 향후 해결 과제 산재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함께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발전 초기단계로서 종합 운송원가가 높은 편이고, 무질서한 경쟁, 수출입 인·아웃바운드화물의 불균형, 통관 절차의 불편함 및 노선의 교통인프라 문제, 관련 서비스의 연계 능력 부족 등이 향후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많이 존재한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높은 운임을 들 수 있다. 정부 보조금 및 인바운드 화물의 증가 등을 통해 개통 초기에 비해 운임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운에 비해 높은 운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 보편적인 정부의 보조금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이고 결국 ‘시장화’의 방향으로 발전해야 된다.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들은 지역 정부를 필두로 조직되었기 때문에, 각 지역이 그 지역의 무역액 증가 및 정치적인 업적 등을 이유로 새로운 노선들을 중복 개설함으로써 노선 및 화물 배후지의 중복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철도의 적체를 초래하고, 아직까지는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무질서한 경쟁과 철도자원의 낭비를 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빠른 시장화가 더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신어우(이우~유럽)’ 열차가 바로 시장화의 산물로서 동시에 유일하게 공컨테이너 운반이 없는 열차인데, 정부 보조금이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흑자를 냈다는 점은 시장화의 성공적인 운용 사례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결국은 인·아웃바운드 균형과 특색있는 서비스를 통해 보조금이 아닌 시장화로 가야 한다.
반면 중국과 유럽 간 열차가 지나가는 노선 중의 일부 국가는 기초 인프라가 낙후되어, 열차 운행 속도가 시속 20km까지 떨어지고, 통관 수속이 까다로우며 철도 규격이 통일되지 않아 도중에 빈번하게 환적을 해야 하므로 원가비용을 높이면서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외운송 가격이 국내보다 훨씬 높고 공간의 한계 등으로 중국~유럽 간 화물운송 원가절감이 어려운 실정이다.
회귀 화물의 공급이 부족해 공컨테이너 현상이 심각한 것은 현재 모든 열차편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문제점이다. 현재 유럽 및 중앙아시아 무역에서 중국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지만, 회차 화물(인바운드 화물)이 없어 운반된 컨테이너 상자가 하역 후에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헐값에 팔 수 밖에 없어 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정부 지원 탈피한 시장화 발전 불가피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발전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재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시장화 발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질서있는 경쟁구도의 형성은 많은 물류와 포워더 및 공급사슬 기업의 입장에서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화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지역의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지분 참여 혹은 합자 운영기업 설립 역시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충칭의 ‘위신어우’도 DB Schenker와 같은 외자 물류 기업들의 지분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참조해야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한반도의 화해분위기로 인해 한반도 종단철도(KTR)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는 포스트(Post)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해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대륙연결 철도망인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GR, Trans Mongolia Railway), 만주횡단철도(TMR, Trans Manchuria Railway) 등의 철도노선에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6월에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서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포함해 28만 에 달하는 국제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한바 있다. 이 공동체는 우리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구상은 현재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 따라 진행 중인 남북철도 연결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남북철도가 연결된다 하더라도, 결국 중국 혹은 러시아를 경유하여 유라시아 대륙을 종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노선 상의 많은 문제점들은 향후 한반도 종단철도 운영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며,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일대일로’ 전략을 같이 활용하여 유라시아 철도노선 상의 주요 거점 및 시장에 투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높은 운송비, 정부 보조금 지원 벗어나는 시장화 필요
아시아와 유럽은 전 세계 인구의 75%,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2개의 시장은 각기 다른 성장 잠재력을 둘째 치고 경제적 상호보완성이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 세계 물류 트렌드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운송 루트 중 하나는 바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CHINA RAILWAY Express)다.
지난 2017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중국발차와 회차 운행횟수를 합쳐 전년대비 116% 증가한 3,673회 운행되었으며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전년대비 무려 200.5% 증가한 31만 7,900TEU를 기록했다.
정식 운행이 시작된 2011년 운송량 만 4천 TEU과 비교했을 시 2017년 운송량은 227배 증가했으며, 연평균증가율(CAGR)은 147%에 달한다. 특히 2013년 ‘일대일로’ 전략의 제시된 이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은 급격히 증가해 2014년 운행횟수는 308회, 운송량은 2만 6,200TEU로 2013년의 80회, 7만 TEU에 비해 각각 285%와 274% 증가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중국연구센터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현황을 분석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주목할 만 한 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발차와 회차 운송 간의 화물 불균형도 지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까지는 유럽에서 중국으로 오는 회차 운송(인바운드)이 단 한 차례도 없었으나 2017년의 회차 운행 횟수 및 운송량은 모두 발차 운송의 절반 수준까지 제고되었다.
중국정부는 환경보호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친환경 운송인 철도운송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일대일로’ 전략의 심화 추진에 따라 향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더욱 중요한 운송수단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육상으로 14개국과 접경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국제운송에서도 철도는 유용한 운송수단이다. 특히 2013년 제시된 ‘일대일로’ 전략으로 ‘신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따라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과의 경제교류 및 물류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무역 루트와 방식이 다양화됨에 따라, 중국과 유럽 간의 국제화물열차 운행은 큰 발전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CHINA RAILWAY Express)’는 중국철도총공사가 편성한 고정 열차편, 고정 노선과 스케줄에 따라 운행되며, 중국과 유럽 및 ‘일대일로’ 연선국가 간을 연계하는 국제컨테이너 블록트레인이다. 중국횡단철도(TCR, Trans-China Railway)를 이용하여 중앙아시아 및 유럽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루트는 기존부터 존재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에게도 익숙한 루트이다.
이러한 중국 발 유럽 향 화물열차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란 이름으로 개통된 것은 2011년 3월 충칭에서 출발하여 독일 뒤스부르크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위신어우’ 열차를 시발점으로 한다. 당시 HP, 에이서(Acer), 아수스(ASUS) 등 다수의 IT 대기업들이 충칭에 속속 들어서면서 ‘위신어우’ 열차의 유럽행 수출 화물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규모를 형성했고 최초 개통 시부터 매주 1회의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충칭을 시작으로 청두, 우한, 창사, 정저우 등지에서 잇달아 개통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2013년 9월 ‘일대일로’ 전략이 제시되면서 중국 각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개통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각 지역별 열차들이 ‘위신어우’와 같이 해당 지역의 명칭을 이용하여 열차의 이름을 지었으나 중국철도공사가 통일된 ‘브랜드’로 육성을 제시하였고 2016년 6월 8일을 기점으로 각 지역의 유럽행 블록트레인들이 ‘중어우반례’,‘CHINA RAILWAY Express(CR Express)’의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일대일로’ 전략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일대일로’전략이 실시된 4년간 이미 57개의 새로운 노선이 새로이 개통되었고 2017년 말 기준, 중국 내 38개 도시를 출발지로 하여 유럽 13개 국 36개 도시 간을 연계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총 3,673회가 운행되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누계 운행횟수(2,964회)를 넘어섰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6년이 넘는 운영 과정을 통해 운행 횟수와 운송량 증가와 함께 서비스 수준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 운행시간은 초기의 20일 이상에서 현재 12~14일 수준으로 단축되었고, 전체 운송비용도 운행 초기에 비해 약 40% 감소되었다. 또한 2017년에는 회차 운송이 발차 운송의 절반 수준까지 제고되어 인·아웃바운드 화물 불균형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운송 화물의 종류도 초기의 휴대전화, 컴퓨터 등 IT상품의 중심에서 의류 및 신발, 자동차 및 부속품, 식품, 와인, 커피콩, 목재, 가구, 화장품, 기계 설비 등의 다양한 품종으로 확대되었다. 연간 운송화물의 총액도 2011년에는 6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 했지만 현재는 14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동부-중부-서부 3개 루트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루트는 크게 동부, 중부, 서부의 3개 루트로 나뉠 수 있다. 첫째, 동부루트는 네이멍구자치구의 만저우리나 헤이룽장 성의 수이펀허를 통과한 후 역시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way)를 이용하여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둘째, 중부루트는 네이멍구자치구의 얼롄하오터를 통과한 후 몽골을 경유하여 러시아 TSR를 이용해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셋째, 서부루트는 다시 3개의 세부루트로 나뉜다. 서부루트 중, 첫 번째 루트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아라산커우 혹은 훠얼궈스를 통과하여 카자흐스탄을 경유한 후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하여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등을 거쳐 서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서부루트 중, 두 번째 루트는 훠얼궈스 혹은 아라산커우를 통과한 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 등 국가를 경유하여 유럽에 이르는 루트, 또는 카자흐스탄을 경유한 후 카스피해를 통과하여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불가리아 및 기타 국가 등을 통해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서부루트 중, 세 번째 루트는 신장자치구 투얼가터와 이얼커선탄에서 계획 중에 있는 ‘중지우,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등과 연결되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 및 기타 국가를 경유한 후 유럽에 이르는 루트이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동부루트 주요 배후지는 동북·화동·화중 등 지역으로 ‘징후선(베이징~상하이)’ 및 ‘하다선(하얼빈~다롄)’ 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중부 루트의 주요 배후지는 화북·화중·화남 등 지역으로 ‘징광선(베이징~광저우)’, ‘지얼선(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얼롄하오터)’ 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서부루트의 주요 화물 배후지는 중국의 서북·서남·화중·화남 등 지역으로 ‘룽하이선(깐수성 란저우~장쑤성 렌윈강)’과 ‘란신선(란저우에서 신장자치구 아라산커우)’ 등 간선 철도노선을 이용하여 화물을 수송한다.
허브 앤 스포크 중심의 거점 계획, 직통-환적 노선 구분
2016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건설 발전계획(2016-2020년) (이하 발전계획 으로 약칭)에 따르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간선과 지선을 조합한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에 따라, 내륙 주요 화물공급지, 주요 철도 허브, 중요 연해항만 및 국경 통과지점(통상구) 등에 거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발전계획 에 따르면, 먼저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은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하고 매주 2편 이상의 간선운송 서비스 제공 및 왕복 블록트레인을 편성할 수 있어야 하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화물을 집하하여 직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은 충칭, 청두, 정저우, 우한, 쑤저우, 이우, 창사, 허페이, 선양, 동관, 시안, 란저우 등이다.
둘째, 주요 철도허브 거점은 주요 국가 종합교통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강력한 철도 편성 역량을 갖추고 소량화물을 대량화물로 집하하는 기능과 환적·집산 기능을 수행한다. 주요 철도허브 거점은 베이징 펑타이서역, 톈진 난창역, 선양 쑤지아툰역, 하얼빈 하얼빈남역, 지난 지시역, 난징 난징동역, 항저우 챠오스역, 정저우 정저우북역, 허페이 허페이동역, 우한 우한북역, 창사 주저우북역, 충칭 싱룽창역, 청두 청두북역, 시안 신펑쩐역, 란저우 란저우북역, 우루무치 우시역, 우란차부 지닝역 등이다.
셋째, 연해 주요 항만 거점은 국경 통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완비된 철도 및 수운 연결운송 여건을 구비해야 한다. 매주 3편 이상의 직통 간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유럽 철도루트에서 국제 해운 및 철도운송을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해 주요 항만 거점은 다롄, 잉커우, 톈진, 칭다오, 롄윈강, 닝보, 샤먼, 광저우, 선전, 친저우 등이다.
넷째, 국경 통과 거점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루트에서 중요한 국경 철도 통상구이며, 출입국 검사 및 검역, 통관 편리화, 화물 환적 등 기능을 담당한다. 아라산커우, 훠얼궈스, 얼롄하오터, 만저우리를 꼽을 수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노선은 직통 노선과 환적 노선으로 구분된다.
직통 노선은 내륙 주요 화물공급 거점, 연해 주요 항만 거점과 해외 도시 간 운행하는 ‘점 대 점(Point to point)’의 직통 노선이다. 환적 노선은 주요 철도 허브 거점에서 현지 및 기타 도시의 소량 화물을 집하한 뒤 운행하는 블록트레인 노선을 말한다.
한편 2018년 들어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행 노선은 더욱 확대되었다. 2018년 4월 기준,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은 중국 내 43개 도시와 유럽의 14개 국가와 42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으며, 총 노선 수는 65개로 이중 아웃바운드발차 노선이 46개, 인바운드 회차 노선이 19개이다. ‘일대일로’의 육상측 부분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중국 주요 거점지역들은 바다와 먼 내륙지역, 특히 서부지역의 도시들로 국외로의 연계에 있어서 태생적인 어려움을 지니고 있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이러한 내륙 지역의 대외개방의 한계성을 타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충칭 ‘위신어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선도자라 할 수 있는 충칭의 ‘위신어우’ 열차는 하나의 운송수단을 넘어서 충칭의 산업 고도화 및 대외무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서부대개발’ 및 중서부지역으로의 산업이전 장려 정책에 따라 충칭은 글로벌 기업인 HP, 폭스콘(Foxconn), 에이서, 아수스, 시스코시스템, 도시바, 대만의 콴타(Quanta), 인벤텍(Inventec), 컴팔(Compal), 위스트론(Wistron), 페가트론(Pegatron) 등 국내외 대규모 IT, OEM 브랜드들과 860여개에 달하는 부품 업체들을 유치했다.
‘위신어우’ 열차의 개통은 충칭의 IT(특히 노트북) 산업 클러스터의 운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되었지만, ‘일대일로’ 전략의 추진과 함께 점점 더 많은 지역과 다양한 제품들이 ‘위신어우’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례로 ‘충칭리판자동차(LIFAN MOTORS)’는 러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이자 ‘위신어우’의 중요한 고객이다.
또한 충칭은 커피콩을 생산하지 않고서도 ‘허우구커피’와의 협력을 통해 ‘커피전용 열차’를 개통하면서 중국 최대의 커피 현물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6년 3월 설립된 ‘충칭커피교역센터(Chongqing Coffee Exchange)’는 운영 1년여 만에 누적거래액 130억 위안(2017년 말 기준)을 달성했다.
청두 ‘롱어우’
쓰촨성 청두 출발 열차인 ‘롱어우( )’ 열차의 개통은 청두의 투자 환경을 제고하고, 도시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롱어우’ 열차는 3개의 운행 노선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중간노선은 총 9,826km 길이로 폴란드 루지와 독일의 뉘른베르크, 네덜란드의 탈뷔르흐, 벨기에의 헨트 등 서유럽 끝단 도시들까지 이어진다. 남쪽노선은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를 통과하여 터키의 이스탄불까지 이어지며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및 남유럽 지역들을 연계한다. 북쪽 노선은 CIS 및 기타 동유럽 국가,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고 있다.
‘롱어우’ 열차는 다양한 노선과 지역 정부의 지원을 통해 현지 생산제품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제품 유치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대만 IT기업인 AOC는 샤먼의 항구로 들어와 ‘롱어우’를 통해 제품들을 폴란드 루지로 보낸다. 또한 DHL, UPS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물류기업들도 화동, 화남, 화북 및 청두 현지의 IT제품,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의류제품, 공업품, 일용품 등 화물들을 모아 유럽으로 운반한다. 애플, Dell, TCL, 거리그룹, 선롱자동차, 폭스바겐 등이 ‘롱어우’ 열차의 큰 고객층이다. 또한 회귀 화물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으며, 현재 청두 철도통상구는 육류, 과일 및 완성차 수입지정 통상구의 자격을 획득했다.
시안 ‘창안호’
시안의 ‘창안호( )’ 열차는 컨테이너와 무개화차가 혼합 편성된 열차로 컨테이너 화물과 대형설비를 같이 운송 가능하다. 또한 ‘창안호’가 출발하는 시안국제항무구는 중국 내륙항(Dry Port) 중에서는 최초로 국제코드(CNXAG)와 국내코드(61900100)를 동시에 보유하여 편리한 국제 운송에 기여했다.
현재 바오지석유관유한회사( )는 ‘창안호’를 통해 인도, 수단 등 20개 이상의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샨시중공업자동차도 ‘창안호’의 주요 고객이다.
우한 ‘한신어우’
우한 역시 비교적 빠른 시기에 ‘한신어우(?新?)’를 개통했으며, 현재 우한부터 체코의 파르두비체, 폴란드의 고주프비엘코폴스키, 러시아의 모스크바, 벨라루스의 민스크, 독일의 함부르크 등 다양한 유럽 도시들을 육로로 연결하였다. AOC, 잉리그룹(英利), 치홍과학기술 및 글로벌 스포츠기업 데카트론(DECATHLON), 분유 기업인 아오유 등이 주요 고객이다. 아웃바운드 화물로는 주로 목재를 운송하고 있다.
정저우 ‘정어우’
이미 중국에서 제일 먼저 ‘B2B2C’ 플랫폼을 운영한 정저우는 ‘정어우’ 열차를 통해 단일한 운송에서 벗어나 무역과 결합한 ‘유럽행 열차+전자상거래’란 운송모델을 만들었다. ‘정어우’ 열차의 운영주체인 ‘정저우국제내륙항’ 은 유럽, 중앙아시아, 한국 등의 생산공장과 무역기업들을 연계하여 전자상거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운행 주체는 2 분류
현재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주로 각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하여 철도부문, 해관, 국유운송기업 등이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화물은 주로 시장의 여러 화물주선업체들을 통해 집하하고 있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는 중국철도총국이 개통하고 각 노선의 운송 가격이 정해져 있으며 중국철도총국이 결정한다. 그러므로 결국 중국내의 관리주체는 ‘중국철도총국’이라 할 수 있고중국 외 구간의 관리는 해당 구간 철도가 속한 각 국가들이 담당한다.
열차의 운행 주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각 지방 정부 의 지원 속에서 국유운송기업 혹은 기업들이 협력하여 열차 운영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형태로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일례로, 충칭발 열차(위신어우)의 경우 ‘위신어우(충칭)물류유한공사, 우한의 ‘우한한어우국제물류유한공사’, 정저우의 ‘정저우국제내륙항개발건설유한공사’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기업들은 보편적으로 해당 지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열차 출발지의 민영기업이 혼자 혹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여 운영하는 형태이며, 이우에서 출발하는 열차(이신어우)가 대표적으로 이 열차는 이우시톈멍실업투자유한회사(YXE)가 운영한다. YXE는 2017년 중국화롱투자자산관리, 웬통택배 등의 투자를 유치하며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시장화 발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최대 장점은 정시성
철도운송의 서비스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신뢰성, 정시성, 운송빈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신뢰성은 계약대로 지정된 장소에 약속된 시간에 안전하게 운송되는 것이며, 정시성은 예정된 시간에 계획대로 배송되는 것이다. 운송빈도는 재고를 발송시키지 않고 화주의 재고관리 속도에 맞게 열차운행을 배정하는 것이다. 산업의 분업화, 고객 맞춤형 생산, 전자상거래의 발달 등으로 인해 ‘소량, 다품종’ 화물운송이 증가함에 따라 대량의 운송에 비해 이러한 정시성, 운송빈도 등의 운송서비스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또한 소규모 국제 거래가 활발해 짐에 따라 중소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생산 규모와 주문량에 한계로 인해 매회 운송량이 컨테이너 하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러한 ‘소량’ 운송에는 전통적인 해운보다는 철도운송이나 항공운송이 더욱 적합할 수 있다.
해상운송은 모든 운송 방식 중에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운송 과정이 복잡하며, 차량, 부두, 경유 항만 및 날씨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기항이 일시 취소되거나(포트 클로징), 항만에 도착해서 정박장을 찾을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위치 추적이 신속히 되지 않거나 정체 되는 상황이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항공운송의 리드타임은 비교적 짧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좋으며, 전체 서비스 중의 위치추적 서비스 또한 비교적 정확하다. 하지만, 비용 역시 높아 고객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유럽 간 열차는 상대적으로 해운과 비교했을 때 장점으로 리드타임 외에도 안정성을 들 수 있는데, 만약에 극단적인 기후 상황만 아니라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운송원가를 보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항공운임보다 상당히 낮다. 충칭~뒤스부르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운임은 항공의 약 1/4 수준이다.
여전히 운송원가 높아, 향후 해결 과제 산재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함께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발전 초기단계로서 종합 운송원가가 높은 편이고, 무질서한 경쟁, 수출입 인·아웃바운드화물의 불균형, 통관 절차의 불편함 및 노선의 교통인프라 문제, 관련 서비스의 연계 능력 부족 등이 향후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많이 존재한다.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높은 운임을 들 수 있다. 정부 보조금 및 인바운드 화물의 증가 등을 통해 개통 초기에 비해 운임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운에 비해 높은 운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 보편적인 정부의 보조금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이고 결국 ‘시장화’의 방향으로 발전해야 된다.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중·유럽 고속화물열차’들은 지역 정부를 필두로 조직되었기 때문에, 각 지역이 그 지역의 무역액 증가 및 정치적인 업적 등을 이유로 새로운 노선들을 중복 개설함으로써 노선 및 화물 배후지의 중복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철도의 적체를 초래하고, 아직까지는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무질서한 경쟁과 철도자원의 낭비를 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빠른 시장화가 더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신어우(이우~유럽)’ 열차가 바로 시장화의 산물로서 동시에 유일하게 공컨테이너 운반이 없는 열차인데, 정부 보조금이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흑자를 냈다는 점은 시장화의 성공적인 운용 사례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결국은 인·아웃바운드 균형과 특색있는 서비스를 통해 보조금이 아닌 시장화로 가야 한다.
반면 중국과 유럽 간 열차가 지나가는 노선 중의 일부 국가는 기초 인프라가 낙후되어, 열차 운행 속도가 시속 20km까지 떨어지고, 통관 수속이 까다로우며 철도 규격이 통일되지 않아 도중에 빈번하게 환적을 해야 하므로 원가비용을 높이면서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외운송 가격이 국내보다 훨씬 높고 공간의 한계 등으로 중국~유럽 간 화물운송 원가절감이 어려운 실정이다.
회귀 화물의 공급이 부족해 공컨테이너 현상이 심각한 것은 현재 모든 열차편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문제점이다. 현재 유럽 및 중앙아시아 무역에서 중국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지만, 회차 화물(인바운드 화물)이 없어 운반된 컨테이너 상자가 하역 후에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헐값에 팔 수 밖에 없어 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정부 지원 탈피한 시장화 발전 불가피
‘중·유럽 고속화물열차’ 발전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재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시장화 발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질서있는 경쟁구도의 형성은 많은 물류와 포워더 및 공급사슬 기업의 입장에서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화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지역의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지분 참여 혹은 합자 운영기업 설립 역시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충칭의 ‘위신어우’도 DB Schenker와 같은 외자 물류 기업들의 지분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참조해야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한반도의 화해분위기로 인해 한반도 종단철도(KTR)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는 포스트(Post)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해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대륙연결 철도망인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GR, Trans Mongolia Railway), 만주횡단철도(TMR, Trans Manchuria Railway) 등의 철도노선에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6월에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서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포함해 28만 에 달하는 국제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한바 있다. 이 공동체는 우리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구상은 현재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 따라 진행 중인 남북철도 연결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남북철도가 연결된다 하더라도, 결국 중국 혹은 러시아를 경유하여 유라시아 대륙을 종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중·유럽 고속화물열차’의 노선 상의 많은 문제점들은 향후 한반도 종단철도 운영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며,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일대일로’ 전략을 같이 활용하여 유라시아 철도노선 상의 주요 거점 및 시장에 투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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