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이인재동보항공부회장

  • parcel
  • 입력 : 2011.12.07 17:59   수정 : 2011.12.07 17:59
Serial Contribution - 이인재 부회장의 ‘나와 6.25’ (5)

미군 빨래로 갈린 가족운명

그날 우리 집에 들이 닥쳤던 일단의 미군들. 그들은 왜 하필 우리 집에 들어왔을까? 큰길가라서 찾기 쉬웠나? 다른 집도 많았는데….
아마도 그들은 지나가며 우리 식구들이 마루에 앉아있는 것을 낮은 담장 너머로 보고 들어 왔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 군인들 앞에서 오직 가족들의 안위만 걱정하던 착한 시골 할아버지가 앞뒤 생각없이 내뱉은 한마디는 “빨래는 얼마든지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 우리 가족은 미군에 자진 부역한 악질 ‘반동분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었다. 그날 그렇게 나와 우리 식구의 운명이 갈렸다.
우린 산같은 미군 빨래를 열심히 해댔다. 식구들 빨래만으로도 만만챦았는데, 어머니와 할머니는 쉬지않고 빨래를 했다. 좁은 마당에 도저히 빨래를 널데가 없을 정도였다.
며칠후면 미군들이 와선 할아버지에게 뭔가 종이다발과 과자봉지를 잔뜩 주곤 했는데, 당시 돈을 보기를 돌같이 하던 나는 오로지 과자 한톨 더 얻는데에만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우리 동네는 국군보다 유엔군(미군)의 진격으로 바빴다. 그들의 북진은 한동안 계속되었고, 나는 머리털 나고 첨으로 맛있는 사탕을 실컷 먹을수 있었다.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으로 북진통일이 목전에 다 달았을 즈음, 유사 이래 한반도 대사에 빠지지 않았던 중국이 끼어들었다. 물론 김일성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겠지만, 모택동은 아마도 일찌감치 한반도 전쟁에 끼어들 준비를 했을것이다.
미군이 인천에 상륙하여 인민군의 보급선을 차단한 것과 똑 같이, 이번에는 중공군이 평양-원산선을 차단하여 함경도로 진출한 유엔군을 포위하고 말았다.
그중 일부는 한발 빨리 성진항을 이용, 후퇴하였으나, 개마고원 깊숙히 진격한 미 7사단 주력은 독안에 든 쥐가 되고 말았다. 1950년 11월 한달동안 그들은 장진호, 부전호 근방에서 꼼짝도 할수 없었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모두가 개마고원에서 얼어죽을 상황. 미군은 7사단을 구출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공중폭격과 함포사격 엄호 하에 이들을 흥남까지 철수시키는데 성공하였다.
남은 일은 이제 흥남 부두에서 수송선을 타고 해로로 철수하는 일. 이미 제2차 대전과 태평양 전쟁을 통하여 수많은 상륙작전과 철수 작전을 펼쳤던 미군들에게 있어 이것은 하나의 물량작전일 뿐이었다.
이미 모든 민간 어선, 작업선들이 다 떠나고 깨끗한 흥남 부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시키는 일은 별로 어려울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다음 호 계속]
=================================
항공화물업계의 원로인 동보항공의 이인재 부회장은 함경남도 흥남출신이다. 이 부회장은 본인이 직접 겪은 6.25의 비극을 생생하게 전했는데 본지가 이 부회장의 허락을 얻어 연재하고 있다. 오늘을 사는 젋은 국제물류인들에게 60주년을 맞이한 6.25의 비극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중앙국제운송 (주)
    3~ 5년 / 대졸 ( 2,3년제) 이상
    02/28(화) 마감
  • COSMO SCM 말레이시아법인
    3년 이상 / 학력 무관
    03/31(금) 마감
  • 포워더 업무 경력직 모집(헤드헌팅)
    www.cargojob.co.kr / 구인 구직을 위한 소중한 파트너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12/31(일) 마감
  • 포워더 영업 경력직 모집(헤드헌팅)
    www.cargojob.co.kr / 구인 구직을 위한 소중한 파트너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12/31(일) 마감
  • ISO Tank Container 영엉 경력자 모집
    3년 이상 / 학력 무관
    04/30(일) 마감
  • LCL 화물 전문 영업경력자 모집
    3년 이상 / 학력 무관
    04/30(일) 마감
  • 항공 전문 영업 경력자 모집
    3년 이상 / 학력 무관
    04/30(일)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