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서해를 잇는 최초의 뱃길인 경인아라뱃길이 유람선의 운항 개시와 함께 활짝 열린다.
총 사업비 2조2천500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은 수도권에서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아라뱃길의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선박들의 왕래가 없는 `유령운하'로 전락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아라뱃길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해 본다.
◇물류 기능 과연 얼마나 =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이 인천항의 물류 기능을 분담하고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물동량의 일부를 흡수, 내륙 교통난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공은 아라뱃길이 2030년에는 컨테이너 93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모래 1천만t, 자동차 6만대, 철강재 57만t을 수송하는 경로가 되고, 2만5천개의 일자리 창출, 3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운항도 순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9일 아라뱃길 18km 구간에서 운항을 시작하는 유람선을 필두로, 내년 5월까지 아라뱃길∼세어도, 여의도∼서해섬, 여의도∼아라뱃길, 아라뱃길∼팔미도 등의 구간에서 유람선 운항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선 역시 다음달 1일 김포∼제주(잡화) 항로를 시작으로 11월말∼12월초에는 인천~부산(철강), 인천∼러시아 또는 동남아(자동차), 내년 1월에는 인천~중국(철강) 등으로 항로가 확대 개설될 것이라는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은 운하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아라뱃길에 배를 띄울 선사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 전망대로 유람선과 화물선의 운항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임석민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류 기능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물동량이 뒷받침돼야 발휘될 수 있는 것인데 아라뱃길 인근에는 화물이 나올만한 생산기지가 없다"며 "수로 폭도 80m에 불과해 대형 선박은 아예 운항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주변에 인천항·북항·남항이 있는데 굳이 추가비용을 들여서까지 화물선들이 아라뱃길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1년만 지나면 배들의 왕래가 없는 `유령운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인운하 수도권 공동대책위도 부산∼인천 노선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2006년 폐쇄된 점을 들며 아라뱃길에서 화물선의 운항 수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 환경단체들은 아라뱃길 개통 이후 해수 역류에 따른 생태계 혼란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바닷물과 담수의 밀도 차에 따라 수질 오염이 가속화할 것이며 한강 유입수와 굴포천 영양물질에 의한 오염 또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담수 배출로 인해 서해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강서 습지공원과 장항습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강물과 서해의 바닷물이 만나 인공수로에 갇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수질이 오염될 수 밖에 없다"며 "여름철 악취와 녹조현상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조수간만의 차로 서해에서 들어오는 바닷물이 다시 서해 쪽으로 빠져나가게 된다며, 물이 고여 수질이 오염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라뱃길에 260만t 규모의 물이 매일 흐르기 때문에 수질 오염은 걱정할 만큼의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수공 아라뱃길사업처 박천홍 차장은 "수질 오염이나 악취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봄철과 여름 초에 녹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한강 쪽에서도 계절적 영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강 수준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관광·레저 명소로 떠오를까 = 정부는 아라뱃길이 수도권 서부와 한강, 그리고 서해를 잇는 문화·관광·레저의 명소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레저를 위한 수변공간인 `수향 8경'과 함께 인공폭포·원형 전망대·섬마을테마파크·요트테마공원 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주운수로 옆 양방향에 18km씩 총 36km의 자전거 도로는 체험형 친수 공간이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해양경찰청도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요트와 보트를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 내 수상레저 애호가들이 한강에서 서해로 이어지는 아라뱃길을 따라 대거 수상레저를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계 안팎에서는 아라뱃길이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이 될 수 있을지언정 관광 명소로 자리잡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우선 오는 29일 운항을 시작하는 아라뱃길 유람선의 뱃삯이 편도 1만6천원, 왕복 2만8천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점은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유람선 운영업체는 아라뱃길 운항 경비가 비싸 요금도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한강에서 운항 중인 유람선도 운영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볼거리가 더 드문 아라뱃길에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초기에는 호기심 때문에 일정 규모의 승객이 모인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람선 운항과 관련한 안전 문제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아라뱃길에 대한 정식 준공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백 명을 태운 유람선을 운항하는 것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VIP호, 유쉘알파호, 엘페1·2호, 우바호 등 향후 추가 투입될 유람선들의 선령(船齡)이 25년에 가까울 정도로 낡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수공 관계자는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준공 전 사용신고를 통해 운항 허가를 받았고 시범 운항 전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선급에서 선박 안전검사를 받고 운항하기 때문에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노후 선박은 선사에서 대체 선박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혈세 낭비하는 애물단지 전락? =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는 수공이 갑문과 주운수로 등 비수익시설에 대해 연간 200억원의 유지관리비를 정부에 추가로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들은 수 조원이 투입된 아라뱃길 사업에 앞으로도 매년 거액의 혈세가 낭비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갑문과 수로 유지관리 비용으로 수공이 정부에 연간 200억원을 요구했다는 것 자체가 아라뱃길의 경제성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최근 현장을 둘러보니 올 여름 집중 호우로 경사면이 쓸려 내려갔던데 파란 천으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며 "앞으로 이런 복구 비용과 수질관리 비용 등 유지비가 엄청나게 필요할텐데 아라뱃길이 국민 혈세를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공 관계자는 그러나 "갑문시설과 주운수로는 원래 국가하천의 시설로, 정부가 유지관리를 해야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일괄적으로 위탁받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200억원의 국고 지원을 요청한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총 사업비 2조2천500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은 수도권에서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아라뱃길의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선박들의 왕래가 없는 `유령운하'로 전락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아라뱃길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해 본다.
◇물류 기능 과연 얼마나 =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이 인천항의 물류 기능을 분담하고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물동량의 일부를 흡수, 내륙 교통난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공은 아라뱃길이 2030년에는 컨테이너 93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모래 1천만t, 자동차 6만대, 철강재 57만t을 수송하는 경로가 되고, 2만5천개의 일자리 창출, 3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운항도 순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9일 아라뱃길 18km 구간에서 운항을 시작하는 유람선을 필두로, 내년 5월까지 아라뱃길∼세어도, 여의도∼서해섬, 여의도∼아라뱃길, 아라뱃길∼팔미도 등의 구간에서 유람선 운항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선 역시 다음달 1일 김포∼제주(잡화) 항로를 시작으로 11월말∼12월초에는 인천~부산(철강), 인천∼러시아 또는 동남아(자동차), 내년 1월에는 인천~중국(철강) 등으로 항로가 확대 개설될 것이라는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은 운하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아라뱃길에 배를 띄울 선사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 전망대로 유람선과 화물선의 운항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임석민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류 기능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물동량이 뒷받침돼야 발휘될 수 있는 것인데 아라뱃길 인근에는 화물이 나올만한 생산기지가 없다"며 "수로 폭도 80m에 불과해 대형 선박은 아예 운항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주변에 인천항·북항·남항이 있는데 굳이 추가비용을 들여서까지 화물선들이 아라뱃길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1년만 지나면 배들의 왕래가 없는 `유령운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인운하 수도권 공동대책위도 부산∼인천 노선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2006년 폐쇄된 점을 들며 아라뱃길에서 화물선의 운항 수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 환경단체들은 아라뱃길 개통 이후 해수 역류에 따른 생태계 혼란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바닷물과 담수의 밀도 차에 따라 수질 오염이 가속화할 것이며 한강 유입수와 굴포천 영양물질에 의한 오염 또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담수 배출로 인해 서해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강서 습지공원과 장항습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강물과 서해의 바닷물이 만나 인공수로에 갇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수질이 오염될 수 밖에 없다"며 "여름철 악취와 녹조현상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조수간만의 차로 서해에서 들어오는 바닷물이 다시 서해 쪽으로 빠져나가게 된다며, 물이 고여 수질이 오염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라뱃길에 260만t 규모의 물이 매일 흐르기 때문에 수질 오염은 걱정할 만큼의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수공 아라뱃길사업처 박천홍 차장은 "수질 오염이나 악취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봄철과 여름 초에 녹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한강 쪽에서도 계절적 영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강 수준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관광·레저 명소로 떠오를까 = 정부는 아라뱃길이 수도권 서부와 한강, 그리고 서해를 잇는 문화·관광·레저의 명소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레저를 위한 수변공간인 `수향 8경'과 함께 인공폭포·원형 전망대·섬마을테마파크·요트테마공원 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주운수로 옆 양방향에 18km씩 총 36km의 자전거 도로는 체험형 친수 공간이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해양경찰청도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요트와 보트를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 내 수상레저 애호가들이 한강에서 서해로 이어지는 아라뱃길을 따라 대거 수상레저를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계 안팎에서는 아라뱃길이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이 될 수 있을지언정 관광 명소로 자리잡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우선 오는 29일 운항을 시작하는 아라뱃길 유람선의 뱃삯이 편도 1만6천원, 왕복 2만8천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점은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유람선 운영업체는 아라뱃길 운항 경비가 비싸 요금도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한강에서 운항 중인 유람선도 운영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볼거리가 더 드문 아라뱃길에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초기에는 호기심 때문에 일정 규모의 승객이 모인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람선 운항과 관련한 안전 문제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아라뱃길에 대한 정식 준공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백 명을 태운 유람선을 운항하는 것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VIP호, 유쉘알파호, 엘페1·2호, 우바호 등 향후 추가 투입될 유람선들의 선령(船齡)이 25년에 가까울 정도로 낡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수공 관계자는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준공 전 사용신고를 통해 운항 허가를 받았고 시범 운항 전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선급에서 선박 안전검사를 받고 운항하기 때문에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노후 선박은 선사에서 대체 선박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혈세 낭비하는 애물단지 전락? =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는 수공이 갑문과 주운수로 등 비수익시설에 대해 연간 200억원의 유지관리비를 정부에 추가로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들은 수 조원이 투입된 아라뱃길 사업에 앞으로도 매년 거액의 혈세가 낭비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갑문과 수로 유지관리 비용으로 수공이 정부에 연간 200억원을 요구했다는 것 자체가 아라뱃길의 경제성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최근 현장을 둘러보니 올 여름 집중 호우로 경사면이 쓸려 내려갔던데 파란 천으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며 "앞으로 이런 복구 비용과 수질관리 비용 등 유지비가 엄청나게 필요할텐데 아라뱃길이 국민 혈세를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공 관계자는 그러나 "갑문시설과 주운수로는 원래 국가하천의 시설로, 정부가 유지관리를 해야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일괄적으로 위탁받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200억원의 국고 지원을 요청한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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