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그을린 아이티에서 희망을 보다
(주)우성마리타임 ZIM Korea 이장우 부장
비행기 안에서 그렇게 울어대던 아이가 입국장 안으로 들어서자, 멋진 옷차림을 한 중년의 아이티 여성이 그 아이를 반갑게 안더니, 출입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할머니인가 보다. 그런데, 내가 서 있는 줄 옆을 지나 새치기를 해서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는 것이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입국하는 아이티 국민들은 너무 적어서 따로 줄을 서지 않고 옆으로 새치기를 시켜 주는 것 같았다.
ZIM의 아이티 에이전트인 나달사(NADALSA)의 크리스티앙(CHRITIAN)이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나서는 기분이었다. 보통의 경우, 공항 대합실을 나서면, 앞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설이 있고, 그 너머에 자가용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건 아예 없고,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포장 길을 따라 한참을 나가니, 거기에 주차장이 있었다.
호텔로 이동하는 거리 곳곳에 이재민들의 천막이 있었고, 철거되지 않은 반파된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군데 군데 있었다. 픽업 트럭의 적재함에 알록 달록 페인트 칠한 지붕을 얹어 버스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 좁은 공간에 빼곡히 사람들이 앉아서 이동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역시 사람들은 똑같은가 보다. 이재민 천막촌 앞에서 수줍게 얘기를 나누는 연인 같은 젊은이들도 있었고, 늘씬한 하얀 바지에 화사한 셔츠를 입고 멋을 한껏 부린 아가씨가 승객이 꽉 찬 픽업 트럭 버스에서 내린다. 옷도 제대로 갖추어 입지 않은 꼬맹이들은 천막촌 공중 화장실 앞에서 뭐가 좋은지 낄낄 대며 웃으며 놀고 있다. 도로는 보수를 하지 않아 자갈길을 지나가는 느낌이었고, 그 마저도 군데 군데 깊이 패인 구멍이 많이 있다. 우리의 70년대,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를 태운 차는 산으로 올라갔다. 옛날 봉천동 달동네를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 산등성이, 저 산골짝에 낡은 건물이 따닥 따닥 붙어 있다. 다행히도 그 아래가 암반이었던 곳은 지진의 피해가 적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산사태가 일어나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내가 묵게 될 호텔의 외관은 깔끔했다. 아이티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호텔 식당의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었다. 근데, 호텔 방은 내가 다녀 본 곳 중에서 가장 소박했다. 반지하 방에 전화기도 없고, 호텔 안내 책자도 없고, 탁자는 시골 평상을 좀 좁게 잘라 놓은 것 같았고, 샤워 꼭지에서 물은 졸졸졸 나오고…. 말라리아 모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모기는 없었다. 반지하라 그런지 에어콘을 껐지만 밤에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CHRISTIAN의 안내로 PORT AU PRINCE 부두를 방문했다. 출입구에서 CHRISTIAN이 인사를 하자 나에 대해서는 아무런 검사도 없이 바로 통과시켜 주었다. 부두 앞에서 부터 부두 안 까지, 큰 차들의 통행이 많을 텐데도 도로 사정은 아주 열악하다. 인천의 중고자동차 단지 같다. 도로 뿐 아니라 컨테이너를 야적하는 곳 까지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맨 땅에 컨테이너를 쌓아 놓고 있다. 비가 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PORT AU PRINCE에서는 모든 선사가 부두 밖에 터미널을 마련해 좋고 거기에 컨테이너를 보관하고, 여기는 선적 전에 잠시 컨테이너를 쌓아 두는 거란다. 즉, OFF-DOCK CY가 각 선사 마다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석의 상황은 더욱 기가 막혔다. 지진으로 선석과 CRANE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BARGE를 붙여 선석으로 사용하고, FEEDER 선에 있는 CRANE으로 컨테이너 OPERATION을 하고 있었다. 즉, 자체 CRANE이 없는 배는 HAITI에 들어올 수가 없다. 선석은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즉, BARGE 3 척을 부두에 붙여 놓고 있으며), PORT CONGESTION도 없다고 한다. 나중에 물량이 주당 200 컨테이너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부두 OPERATION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부두를 빠져 나오자 바로 옆에 각 선사의 터미널이 있었다. ZIM은 HAITI TERMINAL을 사용하고 있다. ZIM의 HAITI AGENT인 NADALSA가 이 터미널에 지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터미널 바닥은 포장되어 있었고, REEFER 컨테이너를 장치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PORT AU PRINCE 부두에는 이와 같은 터미널이 세 개가 있다고 했다.
PORT AU PRINCE로 들어오는 수입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대략적인 PROCESS는 다음과 같다.
첫째, 컨테이너 운송을 터미널에서 한다는 것이다.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자마자, 부두의 트럭이 수입 컨테이너를 각 선사의 터미널로 옮긴다. 보관할 장소가 변변찮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통관이 끝나고 나면, 각 터미널에 소속된 트럭이 수입 컨테이너를 CONSIGNEE에게 운송을 한다. CONSIGNEE의 자가운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트럭의 숫자가 적어서 자체적으로 트럭을 수배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트럭 운송료는 항상 선불로 선사에 지급한다. 선사에서 발행한 운송료 납입 영수증을 각 터미널에 제출해야만 컨테이너 운송이 이루어진다. HAITI에서는 당월말, 익월말에 모아서 결제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한다.
세째, 컨테이너를 내린 배가 출항을 하면, 세관에서는 48 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여 수입업자가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반출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통관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선적 서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잇는데, HAITI 세관은 서두르지 않고 일을 천천히 처리하기 때문에, 서류에 문제가 있으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세관원의 INSPECTION에서 서류 보다 많은 수량의 물건이 컨테이너에 적입된 것이 밝혀지면, 원칙적으로 많은 벌금이 나온다고 했다. 또, CUSTOM BROKER 중의 일부는 반출하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급행료를 챙기기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로 시간을 끄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소문만 듣고서는 너무 막연했던 모습들이 조금은 구체적인 그림으로 다가오고, 새로운 물류 시장의 개척이라는 도전 정신과 설레는 희망을 가슴 속에 담고 돌아왔다.
[다음호에 계속]
※ 독자 여러분들의 해외 비즈니스 체험기 또는 출장 기행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담당 : 편집부장 김석융·simon@parcelherald.com)
(주)우성마리타임 ZIM Korea 이장우 부장
비행기 안에서 그렇게 울어대던 아이가 입국장 안으로 들어서자, 멋진 옷차림을 한 중년의 아이티 여성이 그 아이를 반갑게 안더니, 출입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할머니인가 보다. 그런데, 내가 서 있는 줄 옆을 지나 새치기를 해서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는 것이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입국하는 아이티 국민들은 너무 적어서 따로 줄을 서지 않고 옆으로 새치기를 시켜 주는 것 같았다.
ZIM의 아이티 에이전트인 나달사(NADALSA)의 크리스티앙(CHRITIAN)이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나서는 기분이었다. 보통의 경우, 공항 대합실을 나서면, 앞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설이 있고, 그 너머에 자가용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건 아예 없고,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포장 길을 따라 한참을 나가니, 거기에 주차장이 있었다.
호텔로 이동하는 거리 곳곳에 이재민들의 천막이 있었고, 철거되지 않은 반파된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군데 군데 있었다. 픽업 트럭의 적재함에 알록 달록 페인트 칠한 지붕을 얹어 버스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 좁은 공간에 빼곡히 사람들이 앉아서 이동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역시 사람들은 똑같은가 보다. 이재민 천막촌 앞에서 수줍게 얘기를 나누는 연인 같은 젊은이들도 있었고, 늘씬한 하얀 바지에 화사한 셔츠를 입고 멋을 한껏 부린 아가씨가 승객이 꽉 찬 픽업 트럭 버스에서 내린다. 옷도 제대로 갖추어 입지 않은 꼬맹이들은 천막촌 공중 화장실 앞에서 뭐가 좋은지 낄낄 대며 웃으며 놀고 있다. 도로는 보수를 하지 않아 자갈길을 지나가는 느낌이었고, 그 마저도 군데 군데 깊이 패인 구멍이 많이 있다. 우리의 70년대,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를 태운 차는 산으로 올라갔다. 옛날 봉천동 달동네를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 산등성이, 저 산골짝에 낡은 건물이 따닥 따닥 붙어 있다. 다행히도 그 아래가 암반이었던 곳은 지진의 피해가 적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산사태가 일어나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내가 묵게 될 호텔의 외관은 깔끔했다. 아이티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호텔 식당의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었다. 근데, 호텔 방은 내가 다녀 본 곳 중에서 가장 소박했다. 반지하 방에 전화기도 없고, 호텔 안내 책자도 없고, 탁자는 시골 평상을 좀 좁게 잘라 놓은 것 같았고, 샤워 꼭지에서 물은 졸졸졸 나오고…. 말라리아 모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모기는 없었다. 반지하라 그런지 에어콘을 껐지만 밤에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CHRISTIAN의 안내로 PORT AU PRINCE 부두를 방문했다. 출입구에서 CHRISTIAN이 인사를 하자 나에 대해서는 아무런 검사도 없이 바로 통과시켜 주었다. 부두 앞에서 부터 부두 안 까지, 큰 차들의 통행이 많을 텐데도 도로 사정은 아주 열악하다. 인천의 중고자동차 단지 같다. 도로 뿐 아니라 컨테이너를 야적하는 곳 까지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맨 땅에 컨테이너를 쌓아 놓고 있다. 비가 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PORT AU PRINCE에서는 모든 선사가 부두 밖에 터미널을 마련해 좋고 거기에 컨테이너를 보관하고, 여기는 선적 전에 잠시 컨테이너를 쌓아 두는 거란다. 즉, OFF-DOCK CY가 각 선사 마다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석의 상황은 더욱 기가 막혔다. 지진으로 선석과 CRANE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BARGE를 붙여 선석으로 사용하고, FEEDER 선에 있는 CRANE으로 컨테이너 OPERATION을 하고 있었다. 즉, 자체 CRANE이 없는 배는 HAITI에 들어올 수가 없다. 선석은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즉, BARGE 3 척을 부두에 붙여 놓고 있으며), PORT CONGESTION도 없다고 한다. 나중에 물량이 주당 200 컨테이너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부두 OPERATION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부두를 빠져 나오자 바로 옆에 각 선사의 터미널이 있었다. ZIM은 HAITI TERMINAL을 사용하고 있다. ZIM의 HAITI AGENT인 NADALSA가 이 터미널에 지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터미널 바닥은 포장되어 있었고, REEFER 컨테이너를 장치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PORT AU PRINCE 부두에는 이와 같은 터미널이 세 개가 있다고 했다.
PORT AU PRINCE로 들어오는 수입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대략적인 PROCESS는 다음과 같다.
첫째, 컨테이너 운송을 터미널에서 한다는 것이다.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자마자, 부두의 트럭이 수입 컨테이너를 각 선사의 터미널로 옮긴다. 보관할 장소가 변변찮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통관이 끝나고 나면, 각 터미널에 소속된 트럭이 수입 컨테이너를 CONSIGNEE에게 운송을 한다. CONSIGNEE의 자가운송은 거의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트럭의 숫자가 적어서 자체적으로 트럭을 수배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트럭 운송료는 항상 선불로 선사에 지급한다. 선사에서 발행한 운송료 납입 영수증을 각 터미널에 제출해야만 컨테이너 운송이 이루어진다. HAITI에서는 당월말, 익월말에 모아서 결제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한다.
세째, 컨테이너를 내린 배가 출항을 하면, 세관에서는 48 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여 수입업자가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반출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통관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선적 서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잇는데, HAITI 세관은 서두르지 않고 일을 천천히 처리하기 때문에, 서류에 문제가 있으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세관원의 INSPECTION에서 서류 보다 많은 수량의 물건이 컨테이너에 적입된 것이 밝혀지면, 원칙적으로 많은 벌금이 나온다고 했다. 또, CUSTOM BROKER 중의 일부는 반출하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급행료를 챙기기 위해 이 핑계 저 핑계로 시간을 끄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소문만 듣고서는 너무 막연했던 모습들이 조금은 구체적인 그림으로 다가오고, 새로운 물류 시장의 개척이라는 도전 정신과 설레는 희망을 가슴 속에 담고 돌아왔다.
[다음호에 계속]
※ 독자 여러분들의 해외 비즈니스 체험기 또는 출장 기행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담당 : 편집부장 김석융·simon@parcel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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