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화 겪은 아이티 출장기①
지진 대참화에 그을린 아이티 하늘관문
마이애미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항공사 데스크에 아이티를 간다고 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계속 반복하자 “아하, 해이리!” 라며 씨익 웃어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표를 받아 들었더니 그제야 공항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적도가 가까워서 그런지 공항에는 사계절 옷차림이 공존하고 있었다. 따뜻한 미국 최 남단이라지만 1월이어서 마이애미는 다소 쌀쌀했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 부터 두툼한 겨울 외투를 챙겨 입은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차림새와 상관없이 모두 예외없이 전신 투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남자든 여자든, 젊든 나이가 들었든, 백인이든 유색인이든 구별없이, 다리를 벌리고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모두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검색대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나도 아무 생각없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신 투시 검색대의 안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검사관이 볼 수 있는 모습을 예를 들어 보여 주고 있었는데, ‘아니, 이건 완전 다 보는 거잖아!’ 순간 당황했다.
아무튼 무사히 투시를 마치고 ‘해이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자원 봉사 단체에서 아이티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군인들도 몇몇 보였다.
건너편에 앉은 두 세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엄마 옆에 따로 한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부터 계속 운다. ‘우리 큰 애도 저 나이 쯤 일 때, 부산 가는 비행기를 타면 저렇게 울었는데…’ 그런데 그 엄마는 한번 쯤 안아줄 만도 한데 절대 안지 않고 계속 뭐라고 말로만 타이른다. 우리와의 문화 차이일까?
아이티의 ‘포르트 아우 프린스(PORT AU PRINCE)’ 공항은 아주 허름했다. 지진 때문일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거의 천만 수준이다. 그래도 한 나라의 하늘 관문인데 좀 심했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와 다시 밖으로 나가서 버스를 타고 어느 천막 앞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게 입국장 출입문이었다! 지진 때문에 출입문 지붕이 무너져 천막으로 대신 하는 것 같다.
그 안으로 들어서니 낡은 나무 책상이 세 개 놓여 있었다. 여느 공항처럼 내국인/외국인 구분하는 표시도 없다. 직원인 듯한 사람이 나와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세 줄로 세웠고, 나는 출입문 가까운 쪽에 줄을 서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몇몇 사람들이 그 직원과 인사를 하고 아는 척을 하면서 내가 서 있는 줄 옆으로 그대로 통과시켜 입국 심사대로 바로 보내준다. 아주 공공연하게 새치기를 시켜준 셈이다.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마이애미 공항의 보안 검색대에서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이라고 새치기를 시켜 준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징그럽게 울어대던 아이가 입국장 안으로 들어서자, 멋진 옷차림을 한 중년의 아이티 여성이 그 아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더니 출입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할머니인가 보다.
그런데, 좀 있다가 또 내가 서 있는 줄 옆을 그대로 지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갔다. 괜히 기분이 나빴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입국하는 아이티 국민들은 너무 적어서 따로 줄을 서지 않고 옆으로 새치기를 시켜 주는 것 같았다.
ZIM의 아이티 에이전트(ZIM HAITI AGENT) 나달사(NADALSA)의 크리스티앙(CHRITIAN)이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유학 중인 딸을 주말에 방문하고, 마이애미 공항이 아니라 포르트 라우데르달레(FORT LAUDERDALE) 공항에서 출발하여 나보다 30분 정도 먼저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그와 함께 공항 건물을 나서는데, 마치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나서는 기분이었다. 보통 공항 대합실을 나서면, 앞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설이 있고, 그 너머에 자가용 주차장이 있는데, 그런 건 아예 없고,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포장 길을 따라 한참을 나가니, 거기에 주차장이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 독자 여러분들의 해외 비즈니스 체험기 또는 출장 기행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담당 : 편집부장 김석융·simon@parcelherald.com)
지진 대참화에 그을린 아이티 하늘관문
마이애미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항공사 데스크에 아이티를 간다고 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계속 반복하자 “아하, 해이리!” 라며 씨익 웃어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표를 받아 들었더니 그제야 공항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적도가 가까워서 그런지 공항에는 사계절 옷차림이 공존하고 있었다. 따뜻한 미국 최 남단이라지만 1월이어서 마이애미는 다소 쌀쌀했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 부터 두툼한 겨울 외투를 챙겨 입은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차림새와 상관없이 모두 예외없이 전신 투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남자든 여자든, 젊든 나이가 들었든, 백인이든 유색인이든 구별없이, 다리를 벌리고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모두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검색대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나도 아무 생각없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신 투시 검색대의 안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검사관이 볼 수 있는 모습을 예를 들어 보여 주고 있었는데, ‘아니, 이건 완전 다 보는 거잖아!’ 순간 당황했다.
아무튼 무사히 투시를 마치고 ‘해이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자원 봉사 단체에서 아이티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군인들도 몇몇 보였다.
건너편에 앉은 두 세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엄마 옆에 따로 한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부터 계속 운다. ‘우리 큰 애도 저 나이 쯤 일 때, 부산 가는 비행기를 타면 저렇게 울었는데…’ 그런데 그 엄마는 한번 쯤 안아줄 만도 한데 절대 안지 않고 계속 뭐라고 말로만 타이른다. 우리와의 문화 차이일까?
아이티의 ‘포르트 아우 프린스(PORT AU PRINCE)’ 공항은 아주 허름했다. 지진 때문일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거의 천만 수준이다. 그래도 한 나라의 하늘 관문인데 좀 심했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와 다시 밖으로 나가서 버스를 타고 어느 천막 앞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게 입국장 출입문이었다! 지진 때문에 출입문 지붕이 무너져 천막으로 대신 하는 것 같다.
그 안으로 들어서니 낡은 나무 책상이 세 개 놓여 있었다. 여느 공항처럼 내국인/외국인 구분하는 표시도 없다. 직원인 듯한 사람이 나와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세 줄로 세웠고, 나는 출입문 가까운 쪽에 줄을 서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몇몇 사람들이 그 직원과 인사를 하고 아는 척을 하면서 내가 서 있는 줄 옆으로 그대로 통과시켜 입국 심사대로 바로 보내준다. 아주 공공연하게 새치기를 시켜준 셈이다.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마이애미 공항의 보안 검색대에서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이라고 새치기를 시켜 준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징그럽게 울어대던 아이가 입국장 안으로 들어서자, 멋진 옷차림을 한 중년의 아이티 여성이 그 아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더니 출입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할머니인가 보다.
그런데, 좀 있다가 또 내가 서 있는 줄 옆을 그대로 지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갔다. 괜히 기분이 나빴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입국하는 아이티 국민들은 너무 적어서 따로 줄을 서지 않고 옆으로 새치기를 시켜 주는 것 같았다.
ZIM의 아이티 에이전트(ZIM HAITI AGENT) 나달사(NADALSA)의 크리스티앙(CHRITIAN)이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유학 중인 딸을 주말에 방문하고, 마이애미 공항이 아니라 포르트 라우데르달레(FORT LAUDERDALE) 공항에서 출발하여 나보다 30분 정도 먼저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그와 함께 공항 건물을 나서는데, 마치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나서는 기분이었다. 보통 공항 대합실을 나서면, 앞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설이 있고, 그 너머에 자가용 주차장이 있는데, 그런 건 아예 없고,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포장 길을 따라 한참을 나가니, 거기에 주차장이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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