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인천공항까지 화물기를 타보니…
화물지점·조업·기장 등 땀방울 베어나와
김석융 부장(simon@parcelherald.com)
항공화물의 생명은 신속성이다. 불과 십 몇 시간만에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게 하는 것은 현재 항공기 밖에 없다. 신속한 만큼 안전도 중요하다. 화물은 말이 없기 때문에 긁히고 없어져도 여객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고 안전하게 수송하는 것이 또한 항공운송의 생명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인천공항까지 화물기로 이동하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다. 아시아나항공의 도움으로 지난 4월 14일 밀라노 말펜자 공항에서 OZ780 화물기에 탑승해 한국으로 오면서 화물을 마치 ‘보물 다루 듯’ 하는 운송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 4월 14일 저녁 5시(이하 현지시각) 밀라노 말펜자공항 화물터미널. 화물들이 각 창고를 떠나 트럭에 실력 속속 카고터미널로 들어오고 있었다. 터미널로 입고된 화물들은 밤 12시에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기적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아시아나카고의 화물 코디네이터인 에어로그(Airlog)에서는 관련 서류를 모두 받아 반입을 공항 및 세관당국에 신고하고 조업 아웃소싱 업체인 MLE(Malpensa Logistics Europe)에도 전송한다.
“오늘 기적될 화물 중에 페라리 승용차 3대와 람보르기니 1대가 탑재될 것이어서 특히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에어로그 마르코 피타렐로(Marco Pittarello) 소장이 필자에게 귀뜸했다. 한 대에 2억 4,000여만원에 달하는 이 자동차들이 조그마한 긁힘없이 수송되기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고정작업을 해야 한다며 잔뜩 신경을 곤두세웠다.
아시아나항공 취항 이후 이같은 고급차가 24대 한국으로 운송됐다고 사소한 문제 하나 생기지 않았다고 피타렐로 소장은 자랑했다. 실제로 체류기간동안 만난 명품차 선적 포워더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다.
또 한가지 신기한 것은 화물들이 이미 무게측정이 돼 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고터미널에서는 이들 화물을 모아 BUP 또는 BUC 작업하는데 다 마친 후 통째로 무게측정하는 것이 전부다.
최재성 아시아나항공 밀라노 지점장은 “포워더가 측정한 무게가 거의 사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고 있어 개별 측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통째로 무게측정하는 것은 항공기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14일 밤 11시. 대부분 BUP작업에 된 화물들이 돌리(Dolly)에 이끌려 계류장으로 끌려 나오기 시작했다. 명품차 4대를 비롯해 주로 고가 섬유·의류, 기계류 등이 가득한 이 화물들은 물경 70톤이 됐다. 100톤의 캐파를 가지고 있는 B747-400ERF 화물기에는 런던발에 30톤의 스페이스가 주어졌기 때문에 밀라노발 항공화물은 이번 편에도 적재율 100%가 됐다.
램프로 나온 화물들은 일렬로 다소곳하게 도열하고는 자신을 극동의 대한민국까지 데려다 줄 화물기를 기다렸다. 명품차들도 함께….
●… 4월 15일 밤 12시. 드디어 육중한 화물기가 사뿐히 내려 앉았다. 최재성 지점장과 정재윤 씨는 물론 에어로그 직원들과 항공기 조업사인 SEA(세아) 직원들이 모두 나와 일일이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화물의 무게가 맞는지, 흠집이 가지 않았는지, 항공기에 문제가 있는지…, 세심하게 체크했다. 기장도 화물기에서 나와 외부 손상이 없는지 손전등을 보고 살펴보고 있었다. 그 사이 경유지인 런던 스탠스테드에 기적됐던 화물기가 모두 나왔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그런 것이다. 이윽고 로드마스터의 지시에 따라 카고들이 재배치돼 기적되고 있었다.
●… 4월 15일 밤 3시. 화물 기적이 완료됐다. 그런데 화물기 내부에 싣고나니 항공기 천장과 BUP 카고의 간격이 사뭇 커 보였다. 거의 1.5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항공화물에서 공간은 곧 돈인데 너무 많이 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때마침 최 지점장은 “그 점이 바로 한국과 유럽의 차이인 것 같다”며 “한국의 BUP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화물기에 꽉 차게 들어가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화물의 안전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4월 15일 OZ780편 화물기 기내. 시차 때문에 거의 사경을 헤매면서 잠을 자다가 도착 4시간을 앞두고 비상 벨 음에 잠을 깼다. ‘비행기에 문제가 생겼나?’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김영후 부기장이 화물객실로 올라오면서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페라리 자동차에서 비상벨이 울리는 것”이라며 필자를 안심시켰다.
어쨌든 그제서야 기장·부기장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기장, 부기장 2인 1조로 2개 조가 운항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 조가 바뀌어 김정수 기장과 김영후 부기장이 운항을 하고 있었다.
김정수 기장은 “이 화물기에는 100톤의 화물보다 더 많은 기름을 넣고 다닌다”며 “약 25만파운드(113톤)의 기름이니 그 비용만해도 엄청나다”고 전했다.
김영후 부기장은 “요즘 화물기 운항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데 그만큼 교역이 살아나고 경제가 좋아진다는 내용 아니냐”며 밝게 웃었다. 그는 “여객기도 조심해야 겠지만 화물기 운항에도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의 인천공항에 다다를 무렵, 침실에서 자고 있던 다른 조가 깨었다. 허환석 기장과 차호남 부장이었다. 허 기장은 “여객기보다 화물기가 사실 더 편하다”며 “스튜디어스가 없어 먹고 싶을 때 먹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한 해 국제화물 약 60만 5,000톤을 수송했다. 지난해 9월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이 2008년보다 8% 증가한 5만 4,500톤을 기록했고, 10∼11월에도 전년 동기 10∼20% 증가한 실적을 냈다. 항공사 화물본부와 해외 각 공항에 나가 있는 화물지점, 안전한 운항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화물지점·조업·기장 등 땀방울 베어나와
김석융 부장(simon@parcelherald.com)
항공화물의 생명은 신속성이다. 불과 십 몇 시간만에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게 하는 것은 현재 항공기 밖에 없다. 신속한 만큼 안전도 중요하다. 화물은 말이 없기 때문에 긁히고 없어져도 여객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고 안전하게 수송하는 것이 또한 항공운송의 생명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인천공항까지 화물기로 이동하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다. 아시아나항공의 도움으로 지난 4월 14일 밀라노 말펜자 공항에서 OZ780 화물기에 탑승해 한국으로 오면서 화물을 마치 ‘보물 다루 듯’ 하는 운송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 4월 14일 저녁 5시(이하 현지시각) 밀라노 말펜자공항 화물터미널. 화물들이 각 창고를 떠나 트럭에 실력 속속 카고터미널로 들어오고 있었다. 터미널로 입고된 화물들은 밤 12시에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기적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아시아나카고의 화물 코디네이터인 에어로그(Airlog)에서는 관련 서류를 모두 받아 반입을 공항 및 세관당국에 신고하고 조업 아웃소싱 업체인 MLE(Malpensa Logistics Europe)에도 전송한다.
“오늘 기적될 화물 중에 페라리 승용차 3대와 람보르기니 1대가 탑재될 것이어서 특히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에어로그 마르코 피타렐로(Marco Pittarello) 소장이 필자에게 귀뜸했다. 한 대에 2억 4,000여만원에 달하는 이 자동차들이 조그마한 긁힘없이 수송되기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고정작업을 해야 한다며 잔뜩 신경을 곤두세웠다.
아시아나항공 취항 이후 이같은 고급차가 24대 한국으로 운송됐다고 사소한 문제 하나 생기지 않았다고 피타렐로 소장은 자랑했다. 실제로 체류기간동안 만난 명품차 선적 포워더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다.
또 한가지 신기한 것은 화물들이 이미 무게측정이 돼 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고터미널에서는 이들 화물을 모아 BUP 또는 BUC 작업하는데 다 마친 후 통째로 무게측정하는 것이 전부다.
최재성 아시아나항공 밀라노 지점장은 “포워더가 측정한 무게가 거의 사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고 있어 개별 측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통째로 무게측정하는 것은 항공기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14일 밤 11시. 대부분 BUP작업에 된 화물들이 돌리(Dolly)에 이끌려 계류장으로 끌려 나오기 시작했다. 명품차 4대를 비롯해 주로 고가 섬유·의류, 기계류 등이 가득한 이 화물들은 물경 70톤이 됐다. 100톤의 캐파를 가지고 있는 B747-400ERF 화물기에는 런던발에 30톤의 스페이스가 주어졌기 때문에 밀라노발 항공화물은 이번 편에도 적재율 100%가 됐다.
램프로 나온 화물들은 일렬로 다소곳하게 도열하고는 자신을 극동의 대한민국까지 데려다 줄 화물기를 기다렸다. 명품차들도 함께….
●… 4월 15일 밤 12시. 드디어 육중한 화물기가 사뿐히 내려 앉았다. 최재성 지점장과 정재윤 씨는 물론 에어로그 직원들과 항공기 조업사인 SEA(세아) 직원들이 모두 나와 일일이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화물의 무게가 맞는지, 흠집이 가지 않았는지, 항공기에 문제가 있는지…, 세심하게 체크했다. 기장도 화물기에서 나와 외부 손상이 없는지 손전등을 보고 살펴보고 있었다. 그 사이 경유지인 런던 스탠스테드에 기적됐던 화물기가 모두 나왔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그런 것이다. 이윽고 로드마스터의 지시에 따라 카고들이 재배치돼 기적되고 있었다.
●… 4월 15일 밤 3시. 화물 기적이 완료됐다. 그런데 화물기 내부에 싣고나니 항공기 천장과 BUP 카고의 간격이 사뭇 커 보였다. 거의 1.5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항공화물에서 공간은 곧 돈인데 너무 많이 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때마침 최 지점장은 “그 점이 바로 한국과 유럽의 차이인 것 같다”며 “한국의 BUP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화물기에 꽉 차게 들어가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화물의 안전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4월 15일 OZ780편 화물기 기내. 시차 때문에 거의 사경을 헤매면서 잠을 자다가 도착 4시간을 앞두고 비상 벨 음에 잠을 깼다. ‘비행기에 문제가 생겼나?’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김영후 부기장이 화물객실로 올라오면서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페라리 자동차에서 비상벨이 울리는 것”이라며 필자를 안심시켰다.
어쨌든 그제서야 기장·부기장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기장, 부기장 2인 1조로 2개 조가 운항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 조가 바뀌어 김정수 기장과 김영후 부기장이 운항을 하고 있었다.
김정수 기장은 “이 화물기에는 100톤의 화물보다 더 많은 기름을 넣고 다닌다”며 “약 25만파운드(113톤)의 기름이니 그 비용만해도 엄청나다”고 전했다.
김영후 부기장은 “요즘 화물기 운항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데 그만큼 교역이 살아나고 경제가 좋아진다는 내용 아니냐”며 밝게 웃었다. 그는 “여객기도 조심해야 겠지만 화물기 운항에도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의 인천공항에 다다를 무렵, 침실에서 자고 있던 다른 조가 깨었다. 허환석 기장과 차호남 부장이었다. 허 기장은 “여객기보다 화물기가 사실 더 편하다”며 “스튜디어스가 없어 먹고 싶을 때 먹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한 해 국제화물 약 60만 5,000톤을 수송했다. 지난해 9월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이 2008년보다 8% 증가한 5만 4,500톤을 기록했고, 10∼11월에도 전년 동기 10∼20% 증가한 실적을 냈다. 항공사 화물본부와 해외 각 공항에 나가 있는 화물지점, 안전한 운항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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