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송업계에 산재보험료 억지 부과 논란
근로복지공단, ‘운송업’으로 적용…3년치 보험료 폭탄 징수
가산금·이자 합쳐 수천만원…해당업체, 행정심판·소송 제기
국제특송업체들이 갖고 있는 상업서류송달업은 엄연히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주관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에서 보기에는 ‘운송업’인 모양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몇몇 특송업체를 대상으로 산재보험요율을 ‘서비스업’이 아닌 ‘운송업’ 기준을 억지로 적용하고 있다고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실사를 통해 보험요율이 서비스업보다 무려 3.4배가 높은 운송업 요율을 적용하고 여기에 3년치를 소급적용, 가산금과 이자까지 합쳐 수천만원의 추가 징수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당업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을 적용해 원성을 사고 있어 그 전말을 취재했다. / 김석융 부장
금년 4월의 일이다.
모 특송업체 A사의 배송직원인 B씨는 자유로를 운행하다가 그만 사고를 당했다. B씨는 이에 일반 자동차 운전자 보험 보상을 신청함과 동시에 산재보험 보상도 신청했다.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씨의 사고 경위가 적혀진 신청서을 받은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는 B씨가 화물 트럭 운전직 직원임을 알고 해당 기업을 실사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9대의 배송 차량이 있음과 배송직 직원이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A사의 업태를 운송업으로 규정하고 높은 산재보험요율을 결정해 버렸다.
산재보험요율은 업태마다 요율을 달리 적용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은 매출의 1000분에 0.74를 적용하는 반면 운송업은 1000분에 2.54가 부과되고 있다. 무려 3.4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공단은 지난 소멸시효 3년에 근거해 이 기간을 소급적용, 1,300만원을 추징하고 여기에 48%의 이자를 더해 총 1,900여만원을 징구하겠다고 공문을 보내왔다.
매년 300~400만원의 산재보험료를 내 왔던 A사에게는 복장이 터질 일이다.
운송업으로 인정되는 바람에 앞으로 매년 700~800만원의 산재보험료를 납부해야 함은 물론 1,900만원의 추징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A사의 C 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매우 어려운 시장 상황에 이런 것 까지 나와 정말 화가 난다”며 “공단측이 엄연히 서비스업인 상업서류송달업을 운송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분명 과잉 행정조치다”라고 비난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산재보험은 등록증 상의 업태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사업실태에 따라 요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상업서류송달업이 등록증 상에 서비스업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배송·픽업 차량이 여러 대 있기 때문에 운송업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산재보험요율 설정은 사업 목적을 먼저 보고 직원 수와 업무 성격(고위험군인지 아닌지 분류), 매출 등을 따져 적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들의 업무 성격에 고위험군이 많을 경우 높은 보험요율 쪽으로 정하게 되고 특히 운송업일 때 트럭의 종류에 따라 많은 쪽으로 요율을 부과하고 있다.
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상업서류송달업의 경우 처음 설립 시 운전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업의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 확대와 운전자 수의 증가되면 자진신고를 통해 업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신신고를 한다고 해서 추징금액이 낮아지거나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배송직원 적은데도 운송업으로 억지 판정”
문제는 A사에 대한 운송업 판정 기준이 모호해 보인다. A사의 경우 총 17명 중 6명만이 배송·픽업 지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근직 직원이 더 많다.
A사 C 사장은 “공단이 차량만 보고 운송업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억지 그 자체”라며 “애매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특송업체는 물론이고 운송과 관련된 다른 일반 서비스업 업체들 역시 높은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법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한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라”라고 말해 C 사장의 불만을 일축했다.
결국 C 사장은 해당 변호사와 최근 상담을 통해 행정심판을 하기로 했다. 그는 “변호사 역시 근로복지공단이 억지스러운 기준을 적용했다고 답했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문제는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다른 몇몇 상업서류송달업체를 대상으로 실사 중이어서 산재보험료 폭탄 추징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사례는 수년전부터 있어 왔다. 글로벌 특송기업을 포함해 여러 회사들에게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시장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이같은 문제가 불거져 특송업계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공동대응 아쉬워
A사에 대한 산재보험 폭탄 추징은 비단 일 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똑같이 엄청난 산재보험 추징금이 부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에는 개별적인 힘이 너무 미약하기 그지 없다.
이 회사 C 사장은 “너무 억울해서 변호사를 끼고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했지만 높은 수임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승소한다면 판례가 생겨 다른 업체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그 때 우리 회사에 수임료를 줄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묻기도 했다.
C 사장의 말은 특송업체간의 협의체가 없음을 아쉬워 하는 것이다. 특정 협의체가 변호사를 선임해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업계 전체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소송에 대해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전체 특송협의체를 조직하자는 움직임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동화 쥬피터익스프레스 대표이사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빅4와 국제특송을 하는 대형 택배사들도 같이 모여 함께 참여하는 범 국제특송협의 창립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특정 업종을 대표하는 지엽적이고 한정적인 소통 창구 역할보다는 하나로 중지를 모으고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은 대응하는 공동의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송협의체가 만들어져서 우선 세관으로부터 대화 창구 인정을 받고 제도권 내에서 건설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협의체 구성을 위한 발기인들을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사장은 또 “협의체내에서 공동의 사안들 즉 예를 들면 노동법, 세제, 그리고 미수 불량업체들에 대한 건설적인 대응을 공동으로 수행할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기본 전제로 우선 모든 업체들이 참여하는 국제특송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업계의 반응을 촉구했다.
근로복지공단, ‘운송업’으로 적용…3년치 보험료 폭탄 징수
가산금·이자 합쳐 수천만원…해당업체, 행정심판·소송 제기
국제특송업체들이 갖고 있는 상업서류송달업은 엄연히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주관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에서 보기에는 ‘운송업’인 모양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몇몇 특송업체를 대상으로 산재보험요율을 ‘서비스업’이 아닌 ‘운송업’ 기준을 억지로 적용하고 있다고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실사를 통해 보험요율이 서비스업보다 무려 3.4배가 높은 운송업 요율을 적용하고 여기에 3년치를 소급적용, 가산금과 이자까지 합쳐 수천만원의 추가 징수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당업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을 적용해 원성을 사고 있어 그 전말을 취재했다. / 김석융 부장
금년 4월의 일이다.
모 특송업체 A사의 배송직원인 B씨는 자유로를 운행하다가 그만 사고를 당했다. B씨는 이에 일반 자동차 운전자 보험 보상을 신청함과 동시에 산재보험 보상도 신청했다.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씨의 사고 경위가 적혀진 신청서을 받은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는 B씨가 화물 트럭 운전직 직원임을 알고 해당 기업을 실사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9대의 배송 차량이 있음과 배송직 직원이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A사의 업태를 운송업으로 규정하고 높은 산재보험요율을 결정해 버렸다.
산재보험요율은 업태마다 요율을 달리 적용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은 매출의 1000분에 0.74를 적용하는 반면 운송업은 1000분에 2.54가 부과되고 있다. 무려 3.4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공단은 지난 소멸시효 3년에 근거해 이 기간을 소급적용, 1,300만원을 추징하고 여기에 48%의 이자를 더해 총 1,900여만원을 징구하겠다고 공문을 보내왔다.
매년 300~400만원의 산재보험료를 내 왔던 A사에게는 복장이 터질 일이다.
운송업으로 인정되는 바람에 앞으로 매년 700~800만원의 산재보험료를 납부해야 함은 물론 1,900만원의 추징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A사의 C 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매우 어려운 시장 상황에 이런 것 까지 나와 정말 화가 난다”며 “공단측이 엄연히 서비스업인 상업서류송달업을 운송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분명 과잉 행정조치다”라고 비난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산재보험은 등록증 상의 업태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사업실태에 따라 요율을 결정하고 있다”며 “상업서류송달업이 등록증 상에 서비스업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배송·픽업 차량이 여러 대 있기 때문에 운송업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산재보험요율 설정은 사업 목적을 먼저 보고 직원 수와 업무 성격(고위험군인지 아닌지 분류), 매출 등을 따져 적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들의 업무 성격에 고위험군이 많을 경우 높은 보험요율 쪽으로 정하게 되고 특히 운송업일 때 트럭의 종류에 따라 많은 쪽으로 요율을 부과하고 있다.
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상업서류송달업의 경우 처음 설립 시 운전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업의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 확대와 운전자 수의 증가되면 자진신고를 통해 업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신신고를 한다고 해서 추징금액이 낮아지거나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배송직원 적은데도 운송업으로 억지 판정”
문제는 A사에 대한 운송업 판정 기준이 모호해 보인다. A사의 경우 총 17명 중 6명만이 배송·픽업 지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근직 직원이 더 많다.
A사 C 사장은 “공단이 차량만 보고 운송업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억지 그 자체”라며 “애매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특송업체는 물론이고 운송과 관련된 다른 일반 서비스업 업체들 역시 높은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공단 남부지사 관계자는 “법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한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하라”라고 말해 C 사장의 불만을 일축했다.
결국 C 사장은 해당 변호사와 최근 상담을 통해 행정심판을 하기로 했다. 그는 “변호사 역시 근로복지공단이 억지스러운 기준을 적용했다고 답했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문제는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다른 몇몇 상업서류송달업체를 대상으로 실사 중이어서 산재보험료 폭탄 추징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사례는 수년전부터 있어 왔다. 글로벌 특송기업을 포함해 여러 회사들에게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시장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이같은 문제가 불거져 특송업계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공동대응 아쉬워
A사에 대한 산재보험 폭탄 추징은 비단 일 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똑같이 엄청난 산재보험 추징금이 부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에는 개별적인 힘이 너무 미약하기 그지 없다.
이 회사 C 사장은 “너무 억울해서 변호사를 끼고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했지만 높은 수임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승소한다면 판례가 생겨 다른 업체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그 때 우리 회사에 수임료를 줄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묻기도 했다.
C 사장의 말은 특송업체간의 협의체가 없음을 아쉬워 하는 것이다. 특정 협의체가 변호사를 선임해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업계 전체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소송에 대해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전체 특송협의체를 조직하자는 움직임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동화 쥬피터익스프레스 대표이사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빅4와 국제특송을 하는 대형 택배사들도 같이 모여 함께 참여하는 범 국제특송협의 창립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특정 업종을 대표하는 지엽적이고 한정적인 소통 창구 역할보다는 하나로 중지를 모으고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것은 대응하는 공동의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송협의체가 만들어져서 우선 세관으로부터 대화 창구 인정을 받고 제도권 내에서 건설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협의체 구성을 위한 발기인들을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사장은 또 “협의체내에서 공동의 사안들 즉 예를 들면 노동법, 세제, 그리고 미수 불량업체들에 대한 건설적인 대응을 공동으로 수행할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기본 전제로 우선 모든 업체들이 참여하는 국제특송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업계의 반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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