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통관 배제물품 확대…일반특송 수입과에서 처리
특송·전자상거래 물량 큰 폭 감소 전망…거의 ‘패닉상태’
최근 수입 특송통관이 최근 된서리를 맞고 있다. TV방송과 국정감사에 혼쭐이 난 관세청이 이번을 기회로 엄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특송을 통한 불법·우범화물 반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목표 아래 ▲일반특송 수입신고건 수입과로 이관 ▲특송업체 자체 통관시설 요건 강화 ▲ X-ray 시설 등 표준화 ▲목록통관배제대상 물품기준 대폭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내용을 지난 10월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하던 수입 특송화물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해외구매대행 전자상거래 물품은 고환율과 이번 특송통관 강화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관련 특송업계에서는 세관의 이번 지침에 대해 “아예 사업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물량 감소와 통관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떠안게 됐다. / 김석융 기자
지난 10월 국정감사로 인해 ‘세계 1위의 관세행정’이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관세청은 이번에야말로 벼리던 칼을 제대로 빼들었다.
방향은 설정됐다. 불법·짝퉁·우범화물의 국내 반입에 온상으로 국제특송을 지목, 그 길목을 확실하게 감시·감독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14일 인천공항세관 회의실에서 열린 특송업체 간담회에서 나병인 특송통관과장은 “지금까지 신속 통관에 무게를 두었다면 앞으로는 ‘안전통관’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세관의 전략은 이렇다. 우선 목록통관 배제물품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100달러 이하의 물품에 적용하는 목록통관이 특히 분할통관 등 짝퉁 물품의 반입에 ‘구멍’이라고 세관은 지목했다.
이에 따라 세관은 현장중심의 집중감시통관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세관이 하루에서 수만 건이 되는 목록통관대상 화물을 조목조목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다 이다.
이에 세관은 인력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특송화물통관(1,000달러 이상 화물 또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목록통관배제물품 처리방식)을 기존 특송통관과에서 수입과로 이관했다. 또 X-ray 통관 과정을 물품 영상과 목록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바꾸고 X-ray 시설 및 창고 배치도(Lay out)도 표준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반 지침으로 목록통관 화물의 대폭적인 감소와 특송업체의 고정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특송업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새 목록통관배제기준 적용시 유치율 70% 이상
세관의 새로운 지침을 하나 하나 따져보면 특송시장에게 향후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건 명약관화하다.
■ 목록통관배제기준 강화 : 우선 11월 17일 입항 화물부터 적용될 목록통관 배제물품 기준에 따르면 ▲ 농림축수산물 검역대상(Horn, Velvet, Beef, Pork, Chicken, Blood, Bean, Seed, Timber, Walnut, Pinenut, Plant, Leaf, 녹차, 누에고치 등) ▲ 주류(Beverage, Beer, Whisky, Vodka, Brandy, Cognac) ▲ 건강기능식품 ▲ 의약품(비아그라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 포함) ▲ 한약재(제조환, 백봉환, 우황청심화, 기타 성분미상 보신생약제 등) ▲ 시계, 의류, 신발 등 짝퉁 의심물품 ▲관세법 제226조 규정에 의한 세관장 확인대상물품 ▲ 식품류, 과자류(특히, 중국산) ▲ 통관목록 중 품명·규격·수량·가격 등이 부정확하게 기재된 물품 ▲ 기타 세관장이 목록통관에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물품 등을 명시하고 있다(이 중 제조업체에서 반입하는 긴급을 요하는 회사 대 회사 상용샘플은 목록배제 제외 대상이 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당초 담배, 화장품, 30kg 거대 중량화물, 와인 등도 목록에 있었으나 최근 배제대상 화물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26조에 의한 세관장 확인대상 물품’과 ‘기타 세관장이 목록통관에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물품’이란 항목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특송업체로부터 받고 있다. 아무리 규정에 맞아도 의심되면 무조건 잡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세관에서도 협의 중”이라고 나병인 과장이 설명했으나 어쨌든 목록통관배제 기준이 대폭 확대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장에서도 바로 증명된다. A사의 경우 TV방송 후 전체 목록통관 화물 중 배제율(또는 유치율)이 최소 50% 이상 상승했는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경우 70% 이상 유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통관목록의 정확한 정보 기재도 업체들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루에도 수 천 수 만건의 화물이 들어오는데 하나하나 ‘매우 상세’하게 적는다면 인력 추가 고용, EDI 송신료 증가 등 제반 비용의 상승이 야기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일례로 ‘셔츠’라고만 하면 유치되고 ‘폴리에스테르 및 면사 합성 셔츠’로 정확하게 적어야 통관될 수 있다고 한다.
B사 관계자는 “물론 품목을 정확히 기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필요한 내용까지 매우 엄밀하게 써야 하는 것은 시간과 인력 낭비일 뿐”고 불만을 쏟아냈다.
사실상 일반특송통관 유명무실화
■ 일반특송건 수입과에서 취급 : 기존 특송통관과에서 처리하던 일반특송화물을 수입과로 이관하기로 한 것도 특송업계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업무량을 감안, 수입1과에 DHL, TNT, OCS의 일반건을 신고케 했고 수입2과에 FedEx, UPS, ACE, 구내장치장(제빅스,묵성항운, 성원글로벌, 인로스)을 배정했다. 그러나 당초 수입1과에 배정됐던 자유무역지역내 특송업체(MCI, 한진, 대한통운, 현대택배, 대신국제택배, CJGLS, ACI, 글로벌쉬핑 등)들에게는 거리가 멀어 업무에 불편하다는 것을 감안해 16명의 세관원을 자유무역지역내에 파견시켜 일반특송 신고를 받게 됐다.
문제는 그동안 업체별로 자체 시설에서 처리한 일반특송건이 일반화물로 취급되면서 사실상 일반 특송통관은 유명무실화 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든 화물에 대한 개봉 검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과 특송업체들이 일반건에 대해 일일이 화주에게 전화해 공지해야 하는 업무부담을 갖게 돼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현장중심 집중통관체제 전환 : 세관은 지금까지 X-ray 영상과 신고내용을 동시구현하는 시스템을 연내에 구축할 것을 특송업체에게 통보했다. 현재 목록심사(검사·간이·일반지정) 후 X-ray 검사를 거쳐 검사지정 및 통관허용하는 순서를 앞으로는 X-ray검사와 목록심사(영상 + 물품정보)를 동시에 하고 이후 검사·간이·일반 등을 지정 및 통관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특송업체는 보안시설도 구비해야 하고 판독실을 세관사무실로 12월까지 변경함은 물론 사무실내 X-ray 검사용 모니터 2대 등 사무장비 및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 X-ray 시설 등 표준화 : 관세청은 아울러 X-ray 시설 표준화를 12월까지 실시하라고 특송업체에 주문했다. 국감과 TV방송 보도처럼 특송업체가 밀수업자와 유착관계이고 국내통관이 허용되지 아니한 불법 물품을 적용고 있는 특송업체가 특송물품의 반입과 통관 전과정에서 관세법 준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X-ray 검색 등 통관 전과정이 세관의 통제없이 문란하다고 판단, 특송창고에서의 반입, 반출, X-ray 검색, 검사, 반출 전과정에 대한 시설 표준화를 도입해 특송업체와 세관이 불법 물품에 대한 적발과 반입방지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따라 특송업체는 ▲일반신고물품 및 간이신고물품, 검역물품, 체화물품, 오선적 T/S 물품별 구분 보관·관리해야 하고 ▲반출입구, 특송물품해체장소 등 5곳에 필수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하며 ▲물품보관장소 입구에 바코드 스캐너(또는 RFID)리더기를 설치함은 물론 ▲인원출입구에 출입현황 관리대장을 비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ULD 해체 및 분리 공간을 확보해 목록, 간이, 일반 물품 관리해야 하고 X-ray 시설 및 검색 사무실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 역시 특송업체가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인데다 시일도 촉박한 상태여서 업체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고정비용 대폭 상승에 업체들 한숨
■ 특송업체 자체 시설 이용요건 개정 : 현재 특송통관은 지정장치장에서 검색 통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 고시(특송물품수입통관사무처리에관한고시)에 의거, 부득이한 경우 특송업체가 실시협약을 통해 자체적으로 X-ray 등을 구비해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규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게 됐다. 우선 특송업체 자체 시설을 이용하려면 수출입 물동량 규모가 월 1만건 이상돼야 한다. 자본금도 5억 이상의 법인이어야 한다.
시설도 특송창고 표준모델 배치도에 따라 시설을 구비해야하고 판독영상고 신고내역을 동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곤란한 부분은 기존 설비 교체 및 신규 시스템 도입시 자동화 기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인데 업체들의 비용부담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당초 관세청에서 예산 지원을 언급(10월 29일 간담회)했으나 11월 14일 간담회에서 예산이 없으나 자체적으로 구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단, 기존업체의 경우 설비 교체시 구비해야 한다고 해 어느정도 시간적인 여유는 가지게 됐다.
그 외 시설면에서 지게차 2대 CCTV·모니터 등 녹화장비, 이중시건 보안장치, 경비실(경비요원 1명 상시대기) 등도 구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특송업계 측은 “중량이 적은 특송화물에 지게차 2대까지 필요없는데다 이미 세콤 등 보안장치가 있는데 마치 화물터미널 처럼 시설을 보완하라는 것은 비용 부담만 있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력 추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일부터 당장 보세사 2명(특송화물 관리 전문자격자)를 확보해야 한다. X-ray 판독요원도 1년에 16시간 이상씩 교육을 받은 대당 2명씩 펼요하다.
인천공항 내 특송업체들은 이러한 일련의 지침에 대해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지침대로 할 경우 20명이상을 더 고용해야 하고 자동분류기만해도 7,000~8,000만원이 추가된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이번 규정대로 한다면 목록은 서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자체 시설에 의한 특송통관은 이미 의미가 없어진 상태”라며 차라리 세관지정창고(관우회 창고)에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형평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편물류센터 내 EMS 화물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특송통관과에 따르면 우체국EMS 인바운드의 경우 15%만 유치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새로운 지침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30%까지만 늘어도 통관업무에 부하가 걸릴 것이라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새로운 특송통관 지침을 어길 시 세관은 등록취소, 일시반입정지 등 강한 처벌을 내릴 예정이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가 위주의 해외구매사이트 물품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조금 꽃이 핀 해외 인터넷 구매 붐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특송·전자상거래 물량 큰 폭 감소 전망…거의 ‘패닉상태’
최근 수입 특송통관이 최근 된서리를 맞고 있다. TV방송과 국정감사에 혼쭐이 난 관세청이 이번을 기회로 엄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특송을 통한 불법·우범화물 반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목표 아래 ▲일반특송 수입신고건 수입과로 이관 ▲특송업체 자체 통관시설 요건 강화 ▲ X-ray 시설 등 표준화 ▲목록통관배제대상 물품기준 대폭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내용을 지난 10월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하던 수입 특송화물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해외구매대행 전자상거래 물품은 고환율과 이번 특송통관 강화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관련 특송업계에서는 세관의 이번 지침에 대해 “아예 사업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물량 감소와 통관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떠안게 됐다. / 김석융 기자
지난 10월 국정감사로 인해 ‘세계 1위의 관세행정’이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관세청은 이번에야말로 벼리던 칼을 제대로 빼들었다.
방향은 설정됐다. 불법·짝퉁·우범화물의 국내 반입에 온상으로 국제특송을 지목, 그 길목을 확실하게 감시·감독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14일 인천공항세관 회의실에서 열린 특송업체 간담회에서 나병인 특송통관과장은 “지금까지 신속 통관에 무게를 두었다면 앞으로는 ‘안전통관’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세관의 전략은 이렇다. 우선 목록통관 배제물품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100달러 이하의 물품에 적용하는 목록통관이 특히 분할통관 등 짝퉁 물품의 반입에 ‘구멍’이라고 세관은 지목했다.
이에 따라 세관은 현장중심의 집중감시통관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세관이 하루에서 수만 건이 되는 목록통관대상 화물을 조목조목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다 이다.
이에 세관은 인력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특송화물통관(1,000달러 이상 화물 또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목록통관배제물품 처리방식)을 기존 특송통관과에서 수입과로 이관했다. 또 X-ray 통관 과정을 물품 영상과 목록을 함께 보는 방식으로 바꾸고 X-ray 시설 및 창고 배치도(Lay out)도 표준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반 지침으로 목록통관 화물의 대폭적인 감소와 특송업체의 고정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특송업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새 목록통관배제기준 적용시 유치율 70% 이상
세관의 새로운 지침을 하나 하나 따져보면 특송시장에게 향후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건 명약관화하다.
■ 목록통관배제기준 강화 : 우선 11월 17일 입항 화물부터 적용될 목록통관 배제물품 기준에 따르면 ▲ 농림축수산물 검역대상(Horn, Velvet, Beef, Pork, Chicken, Blood, Bean, Seed, Timber, Walnut, Pinenut, Plant, Leaf, 녹차, 누에고치 등) ▲ 주류(Beverage, Beer, Whisky, Vodka, Brandy, Cognac) ▲ 건강기능식품 ▲ 의약품(비아그라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 포함) ▲ 한약재(제조환, 백봉환, 우황청심화, 기타 성분미상 보신생약제 등) ▲ 시계, 의류, 신발 등 짝퉁 의심물품 ▲관세법 제226조 규정에 의한 세관장 확인대상물품 ▲ 식품류, 과자류(특히, 중국산) ▲ 통관목록 중 품명·규격·수량·가격 등이 부정확하게 기재된 물품 ▲ 기타 세관장이 목록통관에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물품 등을 명시하고 있다(이 중 제조업체에서 반입하는 긴급을 요하는 회사 대 회사 상용샘플은 목록배제 제외 대상이 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당초 담배, 화장품, 30kg 거대 중량화물, 와인 등도 목록에 있었으나 최근 배제대상 화물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26조에 의한 세관장 확인대상 물품’과 ‘기타 세관장이 목록통관에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물품’이란 항목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특송업체로부터 받고 있다. 아무리 규정에 맞아도 의심되면 무조건 잡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세관에서도 협의 중”이라고 나병인 과장이 설명했으나 어쨌든 목록통관배제 기준이 대폭 확대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장에서도 바로 증명된다. A사의 경우 TV방송 후 전체 목록통관 화물 중 배제율(또는 유치율)이 최소 50% 이상 상승했는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경우 70% 이상 유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통관목록의 정확한 정보 기재도 업체들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루에도 수 천 수 만건의 화물이 들어오는데 하나하나 ‘매우 상세’하게 적는다면 인력 추가 고용, EDI 송신료 증가 등 제반 비용의 상승이 야기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일례로 ‘셔츠’라고만 하면 유치되고 ‘폴리에스테르 및 면사 합성 셔츠’로 정확하게 적어야 통관될 수 있다고 한다.
B사 관계자는 “물론 품목을 정확히 기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필요한 내용까지 매우 엄밀하게 써야 하는 것은 시간과 인력 낭비일 뿐”고 불만을 쏟아냈다.
사실상 일반특송통관 유명무실화
■ 일반특송건 수입과에서 취급 : 기존 특송통관과에서 처리하던 일반특송화물을 수입과로 이관하기로 한 것도 특송업계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업무량을 감안, 수입1과에 DHL, TNT, OCS의 일반건을 신고케 했고 수입2과에 FedEx, UPS, ACE, 구내장치장(제빅스,묵성항운, 성원글로벌, 인로스)을 배정했다. 그러나 당초 수입1과에 배정됐던 자유무역지역내 특송업체(MCI, 한진, 대한통운, 현대택배, 대신국제택배, CJGLS, ACI, 글로벌쉬핑 등)들에게는 거리가 멀어 업무에 불편하다는 것을 감안해 16명의 세관원을 자유무역지역내에 파견시켜 일반특송 신고를 받게 됐다.
문제는 그동안 업체별로 자체 시설에서 처리한 일반특송건이 일반화물로 취급되면서 사실상 일반 특송통관은 유명무실화 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든 화물에 대한 개봉 검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과 특송업체들이 일반건에 대해 일일이 화주에게 전화해 공지해야 하는 업무부담을 갖게 돼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현장중심 집중통관체제 전환 : 세관은 지금까지 X-ray 영상과 신고내용을 동시구현하는 시스템을 연내에 구축할 것을 특송업체에게 통보했다. 현재 목록심사(검사·간이·일반지정) 후 X-ray 검사를 거쳐 검사지정 및 통관허용하는 순서를 앞으로는 X-ray검사와 목록심사(영상 + 물품정보)를 동시에 하고 이후 검사·간이·일반 등을 지정 및 통관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특송업체는 보안시설도 구비해야 하고 판독실을 세관사무실로 12월까지 변경함은 물론 사무실내 X-ray 검사용 모니터 2대 등 사무장비 및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 X-ray 시설 등 표준화 : 관세청은 아울러 X-ray 시설 표준화를 12월까지 실시하라고 특송업체에 주문했다. 국감과 TV방송 보도처럼 특송업체가 밀수업자와 유착관계이고 국내통관이 허용되지 아니한 불법 물품을 적용고 있는 특송업체가 특송물품의 반입과 통관 전과정에서 관세법 준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X-ray 검색 등 통관 전과정이 세관의 통제없이 문란하다고 판단, 특송창고에서의 반입, 반출, X-ray 검색, 검사, 반출 전과정에 대한 시설 표준화를 도입해 특송업체와 세관이 불법 물품에 대한 적발과 반입방지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따라 특송업체는 ▲일반신고물품 및 간이신고물품, 검역물품, 체화물품, 오선적 T/S 물품별 구분 보관·관리해야 하고 ▲반출입구, 특송물품해체장소 등 5곳에 필수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하며 ▲물품보관장소 입구에 바코드 스캐너(또는 RFID)리더기를 설치함은 물론 ▲인원출입구에 출입현황 관리대장을 비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ULD 해체 및 분리 공간을 확보해 목록, 간이, 일반 물품 관리해야 하고 X-ray 시설 및 검색 사무실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 역시 특송업체가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인데다 시일도 촉박한 상태여서 업체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고정비용 대폭 상승에 업체들 한숨
■ 특송업체 자체 시설 이용요건 개정 : 현재 특송통관은 지정장치장에서 검색 통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 고시(특송물품수입통관사무처리에관한고시)에 의거, 부득이한 경우 특송업체가 실시협약을 통해 자체적으로 X-ray 등을 구비해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규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게 됐다. 우선 특송업체 자체 시설을 이용하려면 수출입 물동량 규모가 월 1만건 이상돼야 한다. 자본금도 5억 이상의 법인이어야 한다.
시설도 특송창고 표준모델 배치도에 따라 시설을 구비해야하고 판독영상고 신고내역을 동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곤란한 부분은 기존 설비 교체 및 신규 시스템 도입시 자동화 기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인데 업체들의 비용부담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당초 관세청에서 예산 지원을 언급(10월 29일 간담회)했으나 11월 14일 간담회에서 예산이 없으나 자체적으로 구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단, 기존업체의 경우 설비 교체시 구비해야 한다고 해 어느정도 시간적인 여유는 가지게 됐다.
그 외 시설면에서 지게차 2대 CCTV·모니터 등 녹화장비, 이중시건 보안장치, 경비실(경비요원 1명 상시대기) 등도 구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특송업계 측은 “중량이 적은 특송화물에 지게차 2대까지 필요없는데다 이미 세콤 등 보안장치가 있는데 마치 화물터미널 처럼 시설을 보완하라는 것은 비용 부담만 있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력 추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일부터 당장 보세사 2명(특송화물 관리 전문자격자)를 확보해야 한다. X-ray 판독요원도 1년에 16시간 이상씩 교육을 받은 대당 2명씩 펼요하다.
인천공항 내 특송업체들은 이러한 일련의 지침에 대해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지침대로 할 경우 20명이상을 더 고용해야 하고 자동분류기만해도 7,000~8,000만원이 추가된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이번 규정대로 한다면 목록은 서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자체 시설에 의한 특송통관은 이미 의미가 없어진 상태”라며 차라리 세관지정창고(관우회 창고)에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형평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편물류센터 내 EMS 화물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특송통관과에 따르면 우체국EMS 인바운드의 경우 15%만 유치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새로운 지침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30%까지만 늘어도 통관업무에 부하가 걸릴 것이라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새로운 특송통관 지침을 어길 시 세관은 등록취소, 일시반입정지 등 강한 처벌을 내릴 예정이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시장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가 위주의 해외구매사이트 물품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조금 꽃이 핀 해외 인터넷 구매 붐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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