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정보교환 희망업체 대다수
구체적인 실행계획 협의거쳐 이르면 6월 시행 목표
“솔직히 악성미수금만 없어도 숨 좀 쉴 수 있을 겁니다.”
최근 한 거래처의 도주로 수천만원의 악성미수금이 발생한 한 특송업체 경영자의 한숨 섞인 말이다. 이 경영자는 앞으로 이를 어떻게 메꿔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그동안 수많은 악성미수금을 모으면 빌딩 한 채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한다.
악성미수금이라는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한번 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지난해 지난 3월 본지가 상습 악성미수 화주에 대한 국제특송업계 공동 대처 방안’이란 주제로 설명회를 가졌지만 1년이 넘어서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에 본지는 약 60여개 특송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업계의 컨센선스를 유도해 보았다.
/ 취재 : 최인석 기자, 송아랑 기자
정리 : 김석융 기자
중소특송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악성미수금으로 인한 문제다. 그 늘어난 물량의 운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배송을 안 한 것만도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 영향은 리테일러 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업계 특성상 코로드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보니 한 업체에서 잘못되면 연쇄적인 악영향 및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물론 업계 자체적으로 신용거래 또는 자체 거래시스템을 운용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특화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가 같은 지역 배송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물량유치 경쟁은 자연 심화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무담보 거래를 통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의도적인 결제 기일 연기도 일종의 물량 유치의 경쟁력으로 작용해 악성 미수를 축적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특송기업들은 항공사, 홀세일러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입금을 해야하는 반면, 화주로부터는 적게는 두달, 많게는 6개월 이상의 미수 기한을 둘 수밖에 없어 심각한 금융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화주가 부도 등으로 인해 이마저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특송업체는 금융 부담을 그대로 떠 안게 되고 만다.
하지만 일부 악덕 화주의 경우 기존 미수금을 해결하지 않은 채 똑같은 형태로 다른 특송 업체와 거래하기까지 한단다. 때문에 제2, 제3의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설령 이 악덕 화주에게서 운임을 받기 위해 법적소송을 제기하려면 그 이상의 인력, 비용, 시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겪고 있을 것이며 전체 매출에 10~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추측된다.
이 문제를 가지고 지난 4월 3일 김포공항 화물청사 2층 세관 강당에서 김포세관특송화물운송업체발전협의회(회장: 정병인, 이하; 김포특발협)는‘제2차 집행위원회'를 통해 '상습 악덕화주 정보교환’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그동안 ‘하자’라는 구호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는데 이날 위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사뭇 진지하게 의논했다.
도출된 내용은 우선 정보교환을 원하는 특송업체들을 파악하자는 것. 이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현장 설문조사가 필요했다. 이에 본지가 자원해서 설문조사를 통해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교환할 의사가 있는 업체들을 찾아 나서게 됐다.
대다수 업체 ‘참여하겠다’
본지가 수행한 설문조사는 지난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총 60여개 중소형 토종 특송업체를 대상으로 수행했다. 이중 26개 업체로부터 답변서를 받았다.
질문 내용은 ▲악덕화주에게 피해를 본 경험 유무 ▲악성미수금 증가 추이 ▲악성미수금 발생 원인 ▲미수금 방지노력 ▲악덕화주정보 교환 프로그램 참여 여부 ▲정보교환 주체 선정문제 ▲정보교환 프로그램 협의회 참여 의사 여부 등을 담았다. 이외에도 김포특발협의 금년 추진 사항 중 하나인 ▲외부강사 초청 교육프로그램 참여의사에 대해서도 타진해 보았다.
● 악덕화주에게 피해를 본 경험 : 이 항목에는 모두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악덕화주’란 상습적으로 운임을 장기간 체불하는 특송 화주를 말한다.
문제는 ‘악덕화주’가 대체로 상습적이라는 것이다. 한 특송업체 관리부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운임결제를 잘 해 주다가 어느 순간 체불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갑자기 문을 닫는다고 한다. 운임을 받을 생각으로 집을 찾아가면 이미 은행 등에서 압류가 이뤄진 상태이고 가져갈 것은 하나도 없게 된다. 게다가 받아야 할 금액도 1,000만원 정도여서 수억원의 압류에 비하면 챙길 수 있는 몫도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화주는 부인이나 친척 명의로 버젓이 또 다른 사업체를 열고다른 특송업체를 통해 운송한다고 한다.
더욱 분통이 터지는 사례는 이 화주가 재산의 모든 명의를 다른 친인척에게 해 놓고 좋은 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볼 때라고 한다.
이 경리부장은 “그 화주는 우리에게 했던 방법을 이미 수 차례 다른 특송사에서 했었고 지금 하고 있는 업체도 조만간 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결국 이러한 악덕화주의 정보를 얻지 못해 특송업계만 제2차 제3차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 미수금 방지 노력(복수응답) : 업계는 이런 미수금 발생 방지를 위해 각 업체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자체 미수금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수시 체크한다고 응답한 업체가 46%로 제일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별도의 미수금관리팀을 운영해 특별 관리한다는 응답을 한 업체도 24%로 나타났다.
이미 미수금이 업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서 업체에서는 별도로 특별 관리를 해야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미수금을 만들지 않기 위해 영업시에서부터 배송시 까지 별도의 특별 관리를 하고 있지만 계속적으로 미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좀 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악성미수금 증가 추이 : 응답자의 약 55%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업체도 36%나 됐다.
악성미수금을 남기는 업체는 대부분 섬유관련 화주로서 최근 더욱 부침이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섬유업체들은 쉽게 회사를 폐업하고 다시 설립할 수 있어 상습적인 악덕화주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반면 악성미수금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 응답자의 9%였다. 감소했다고 답한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하도 당해서 이제 안전장치를 강화시켜서 감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신규 거래 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있다. 또 거래를 시작할 때 정확한 결제 날짜를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현금 결제 후 운송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영업부문에서 애로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장차 피해를 당하는 것보다 안전장치를 두고 영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수금이 악성화 될 경우 인력과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비 등을 따지고 보면 실제 손실되는 비용보다 많은 무형 손실이 발생한다”며 악성미수금의 사전 예방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 악성 미수금 발생 원인(복수응답) : 59%의 업체가 화주업체의 부도 또는 자금적 어려움 때문이라도 답했다. 시장상황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기 때문에 화주의 어려움으로 인한 악성미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의적 체불로 인해 악성미수가 발생한다고 응답한 업체도 33%로 나타나 고의적 미수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송업체 한 관계자는 악성미수와 악덕화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성미수는 사업의 어려움으로 대금을 지불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미수로 이럴 경우 이해는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악덕화주의 경우 운송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으면서 고의적으로 지불을 기피하는 업체로서 그런 업체는 시장에서 뿌리를 뽑아 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일 큰 문제는 고의적 체불을 하는 업체는 다른 특송업체에서도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 악덕화주정보 교환 프로그램 참여 여부 :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상습 악덕화주 정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91%에 해당하는 이들 응답자들은 상습 악덕화주에 의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환영했다.
한 응답자는 “이미 지난해 악성미수금 관련한 설명회를 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하루빨리 이러한 시스템이 시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9%의 응답자들은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내비췄다. 그 이유로는 “악덕 화주 정보를 내놓으면 거꾸로 악용하는 업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한 쪽에서만 정보를 내놓고 이를 구경하는 업체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활성화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정보교환 주체 선정문제 : 상습 악덕화주의 정보를 수집하는 제3자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응답자의 45%가 김포특발협에서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한 반면 41%가 본지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김포특발협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업체들은 이 협의회가 중소 특송업체들의 단체로서 그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분배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업계 대변지 역할을 하는데다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본지에서 담당하는 것이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다른 14%의 응답자들은 정보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들 중에 선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 정보교환 프로그램 협의회 참여 의사 여부 : 참여를 원하는 업체 중 5월 중에 있을 실행 회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87%가 참여를 원한다고 답했다.
다만 참여의사가 있는 업체 중 일부(13%)는 “실행의 현실화가 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생각만큼 간단치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외부강사 초청 교육프로그램 참여의사 : 김포특발협에서 추진코자 하는 외부강사 초청에 대해 74%의 업체가 ‘참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송 또는 물류업계의 저명한 인사를 초빙해 세계 물류산업의 흐름과 특송업계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강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화물 특송사업에만 치충하는 중소 특송업계인들에게 좀더 멀리보는 시각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회원사의 도덕성 필수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소 특송업체들은 악덕화주 정보 교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현재 구상되고 있는 교환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참여하는 각 업체에서 상습 악덕 화주의 명단을 취합 기관인 제3자에게 전하면 이 제3자는 회원으로 참여하는 각 업체에게 실시간으로 팩스 또는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사실 지난해 본지에서 내놓은 방안은 약간 복잡했다.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모아 본지에 그 일부만 게재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회원사에게 전송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점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어 당장의 실행을 주저해 왔다. 마침 김포특발협의 구성으로 이 문제를 협의회에 시행사업으로 제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실행을 위해서는 협의회 역시 몇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 법적인 문제점 : 아무리 악덕 화주의 정보라도 회람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보공개와 명예훼손이라는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지에서 조사한 사례(한국국제물류협회)를 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FFA 관계자는 “우리도 장기운임체불 업체 정보를 회람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의를 제기한 사례를 한 건도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만약 상습적인 악성 체불에 의한 내용이라면 ‘알권리’라는 법적인 보호장치가 별도로 있다고 고문 변호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결제원에서는 당좌거래정지 명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 악용하는 문제점 : 상습 악덕화주 정보교환에 매번 지적되어온 문제점은 바로 정보를 받은 업체가 악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정보를 내놓은 업체는 ‘고객 대우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의 화주’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보를 받은 어떤 특송업체가 해당 화주를 영업할 경우 어쩔 것인가? 답은 해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김포특발협 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을 때 한 특송업체 경영자는 “고의로 운임을 체불하는 업체는 그 다음에도 똑 같은 짓을 반복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라며 “만약 정보를 악용한다면 도의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결국 참여 업체들의 도덕성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문제점 : 특송업체들이 제기한 문제점 중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것도 있다. 만약 취합된 정보 중에 허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떤 정보 중에는 악덕화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보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점에 대해 업체 한 관리부장은 “이미 상습 악덕화주는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만약 허위 정보를 준다면 오히려 정보를 제공한 쪽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은 매우 드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 역시 정보 제공하는 쪽에서 도의적인 진실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추후 실행 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 기타의 문제점 : 이밖에도 정보 제공을 하는 업체에게 어떠한 메리트를 줄 것이며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업체에게는 어떤 조치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보를 취합·배포하는 제 3자에 대한 비용문제도 협의돼야 할 부분이다. 그만큼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비용은 필수 불가분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의 수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운임체불 사항을 모두 기재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악덕화주의 신상명세와 사업자 번호, 주민증 번호 등 공개 수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협의 내용일 것이다.
이러 저러한 문제점들이 있지만 충분히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임은 명백하다. 문제는 참여 업체들의 진실성과 도덕성이 가장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 협의거쳐 이르면 6월 시행 목표
“솔직히 악성미수금만 없어도 숨 좀 쉴 수 있을 겁니다.”
최근 한 거래처의 도주로 수천만원의 악성미수금이 발생한 한 특송업체 경영자의 한숨 섞인 말이다. 이 경영자는 앞으로 이를 어떻게 메꿔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그동안 수많은 악성미수금을 모으면 빌딩 한 채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한다.
악성미수금이라는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한번 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지난해 지난 3월 본지가 상습 악성미수 화주에 대한 국제특송업계 공동 대처 방안’이란 주제로 설명회를 가졌지만 1년이 넘어서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에 본지는 약 60여개 특송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업계의 컨센선스를 유도해 보았다.
/ 취재 : 최인석 기자, 송아랑 기자
정리 : 김석융 기자
중소특송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악성미수금으로 인한 문제다. 그 늘어난 물량의 운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배송을 안 한 것만도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 영향은 리테일러 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업계 특성상 코로드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보니 한 업체에서 잘못되면 연쇄적인 악영향 및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물론 업계 자체적으로 신용거래 또는 자체 거래시스템을 운용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특화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가 같은 지역 배송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물량유치 경쟁은 자연 심화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무담보 거래를 통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의도적인 결제 기일 연기도 일종의 물량 유치의 경쟁력으로 작용해 악성 미수를 축적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특송기업들은 항공사, 홀세일러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입금을 해야하는 반면, 화주로부터는 적게는 두달, 많게는 6개월 이상의 미수 기한을 둘 수밖에 없어 심각한 금융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화주가 부도 등으로 인해 이마저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특송업체는 금융 부담을 그대로 떠 안게 되고 만다.
하지만 일부 악덕 화주의 경우 기존 미수금을 해결하지 않은 채 똑같은 형태로 다른 특송 업체와 거래하기까지 한단다. 때문에 제2, 제3의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설령 이 악덕 화주에게서 운임을 받기 위해 법적소송을 제기하려면 그 이상의 인력, 비용, 시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겪고 있을 것이며 전체 매출에 10~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추측된다.
이 문제를 가지고 지난 4월 3일 김포공항 화물청사 2층 세관 강당에서 김포세관특송화물운송업체발전협의회(회장: 정병인, 이하; 김포특발협)는‘제2차 집행위원회'를 통해 '상습 악덕화주 정보교환’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그동안 ‘하자’라는 구호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는데 이날 위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사뭇 진지하게 의논했다.
도출된 내용은 우선 정보교환을 원하는 특송업체들을 파악하자는 것. 이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현장 설문조사가 필요했다. 이에 본지가 자원해서 설문조사를 통해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교환할 의사가 있는 업체들을 찾아 나서게 됐다.
대다수 업체 ‘참여하겠다’
본지가 수행한 설문조사는 지난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총 60여개 중소형 토종 특송업체를 대상으로 수행했다. 이중 26개 업체로부터 답변서를 받았다.
질문 내용은 ▲악덕화주에게 피해를 본 경험 유무 ▲악성미수금 증가 추이 ▲악성미수금 발생 원인 ▲미수금 방지노력 ▲악덕화주정보 교환 프로그램 참여 여부 ▲정보교환 주체 선정문제 ▲정보교환 프로그램 협의회 참여 의사 여부 등을 담았다. 이외에도 김포특발협의 금년 추진 사항 중 하나인 ▲외부강사 초청 교육프로그램 참여의사에 대해서도 타진해 보았다.
● 악덕화주에게 피해를 본 경험 : 이 항목에는 모두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악덕화주’란 상습적으로 운임을 장기간 체불하는 특송 화주를 말한다.
문제는 ‘악덕화주’가 대체로 상습적이라는 것이다. 한 특송업체 관리부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운임결제를 잘 해 주다가 어느 순간 체불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갑자기 문을 닫는다고 한다. 운임을 받을 생각으로 집을 찾아가면 이미 은행 등에서 압류가 이뤄진 상태이고 가져갈 것은 하나도 없게 된다. 게다가 받아야 할 금액도 1,000만원 정도여서 수억원의 압류에 비하면 챙길 수 있는 몫도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화주는 부인이나 친척 명의로 버젓이 또 다른 사업체를 열고다른 특송업체를 통해 운송한다고 한다.
더욱 분통이 터지는 사례는 이 화주가 재산의 모든 명의를 다른 친인척에게 해 놓고 좋은 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볼 때라고 한다.
이 경리부장은 “그 화주는 우리에게 했던 방법을 이미 수 차례 다른 특송사에서 했었고 지금 하고 있는 업체도 조만간 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결국 이러한 악덕화주의 정보를 얻지 못해 특송업계만 제2차 제3차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 미수금 방지 노력(복수응답) : 업계는 이런 미수금 발생 방지를 위해 각 업체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자체 미수금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수시 체크한다고 응답한 업체가 46%로 제일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별도의 미수금관리팀을 운영해 특별 관리한다는 응답을 한 업체도 24%로 나타났다.
이미 미수금이 업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서 업체에서는 별도로 특별 관리를 해야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미수금을 만들지 않기 위해 영업시에서부터 배송시 까지 별도의 특별 관리를 하고 있지만 계속적으로 미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좀 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악성미수금 증가 추이 : 응답자의 약 55%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업체도 36%나 됐다.
악성미수금을 남기는 업체는 대부분 섬유관련 화주로서 최근 더욱 부침이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섬유업체들은 쉽게 회사를 폐업하고 다시 설립할 수 있어 상습적인 악덕화주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반면 악성미수금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 응답자의 9%였다. 감소했다고 답한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하도 당해서 이제 안전장치를 강화시켜서 감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신규 거래 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있다. 또 거래를 시작할 때 정확한 결제 날짜를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현금 결제 후 운송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영업부문에서 애로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장차 피해를 당하는 것보다 안전장치를 두고 영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수금이 악성화 될 경우 인력과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비 등을 따지고 보면 실제 손실되는 비용보다 많은 무형 손실이 발생한다”며 악성미수금의 사전 예방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 악성 미수금 발생 원인(복수응답) : 59%의 업체가 화주업체의 부도 또는 자금적 어려움 때문이라도 답했다. 시장상황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기 때문에 화주의 어려움으로 인한 악성미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의적 체불로 인해 악성미수가 발생한다고 응답한 업체도 33%로 나타나 고의적 미수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송업체 한 관계자는 악성미수와 악덕화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성미수는 사업의 어려움으로 대금을 지불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미수로 이럴 경우 이해는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악덕화주의 경우 운송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으면서 고의적으로 지불을 기피하는 업체로서 그런 업체는 시장에서 뿌리를 뽑아 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일 큰 문제는 고의적 체불을 하는 업체는 다른 특송업체에서도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 악덕화주정보 교환 프로그램 참여 여부 :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상습 악덕화주 정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91%에 해당하는 이들 응답자들은 상습 악덕화주에 의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환영했다.
한 응답자는 “이미 지난해 악성미수금 관련한 설명회를 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하루빨리 이러한 시스템이 시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9%의 응답자들은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내비췄다. 그 이유로는 “악덕 화주 정보를 내놓으면 거꾸로 악용하는 업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한 쪽에서만 정보를 내놓고 이를 구경하는 업체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활성화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정보교환 주체 선정문제 : 상습 악덕화주의 정보를 수집하는 제3자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응답자의 45%가 김포특발협에서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한 반면 41%가 본지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김포특발협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업체들은 이 협의회가 중소 특송업체들의 단체로서 그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분배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업계 대변지 역할을 하는데다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본지에서 담당하는 것이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다른 14%의 응답자들은 정보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들 중에 선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 정보교환 프로그램 협의회 참여 의사 여부 : 참여를 원하는 업체 중 5월 중에 있을 실행 회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87%가 참여를 원한다고 답했다.
다만 참여의사가 있는 업체 중 일부(13%)는 “실행의 현실화가 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생각만큼 간단치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외부강사 초청 교육프로그램 참여의사 : 김포특발협에서 추진코자 하는 외부강사 초청에 대해 74%의 업체가 ‘참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송 또는 물류업계의 저명한 인사를 초빙해 세계 물류산업의 흐름과 특송업계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강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화물 특송사업에만 치충하는 중소 특송업계인들에게 좀더 멀리보는 시각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회원사의 도덕성 필수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소 특송업체들은 악덕화주 정보 교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현재 구상되고 있는 교환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참여하는 각 업체에서 상습 악덕 화주의 명단을 취합 기관인 제3자에게 전하면 이 제3자는 회원으로 참여하는 각 업체에게 실시간으로 팩스 또는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사실 지난해 본지에서 내놓은 방안은 약간 복잡했다. 상습 악덕화주 정보를 모아 본지에 그 일부만 게재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회원사에게 전송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점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어 당장의 실행을 주저해 왔다. 마침 김포특발협의 구성으로 이 문제를 협의회에 시행사업으로 제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실행을 위해서는 협의회 역시 몇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 법적인 문제점 : 아무리 악덕 화주의 정보라도 회람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보공개와 명예훼손이라는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지에서 조사한 사례(한국국제물류협회)를 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FFA 관계자는 “우리도 장기운임체불 업체 정보를 회람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의를 제기한 사례를 한 건도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만약 상습적인 악성 체불에 의한 내용이라면 ‘알권리’라는 법적인 보호장치가 별도로 있다고 고문 변호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결제원에서는 당좌거래정지 명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 악용하는 문제점 : 상습 악덕화주 정보교환에 매번 지적되어온 문제점은 바로 정보를 받은 업체가 악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정보를 내놓은 업체는 ‘고객 대우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의 화주’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보를 받은 어떤 특송업체가 해당 화주를 영업할 경우 어쩔 것인가? 답은 해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김포특발협 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을 때 한 특송업체 경영자는 “고의로 운임을 체불하는 업체는 그 다음에도 똑 같은 짓을 반복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라며 “만약 정보를 악용한다면 도의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결국 참여 업체들의 도덕성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문제점 : 특송업체들이 제기한 문제점 중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것도 있다. 만약 취합된 정보 중에 허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떤 정보 중에는 악덕화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보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점에 대해 업체 한 관리부장은 “이미 상습 악덕화주는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만약 허위 정보를 준다면 오히려 정보를 제공한 쪽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은 매우 드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 역시 정보 제공하는 쪽에서 도의적인 진실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추후 실행 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 기타의 문제점 : 이밖에도 정보 제공을 하는 업체에게 어떠한 메리트를 줄 것이며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업체에게는 어떤 조치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보를 취합·배포하는 제 3자에 대한 비용문제도 협의돼야 할 부분이다. 그만큼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비용은 필수 불가분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의 수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운임체불 사항을 모두 기재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악덕화주의 신상명세와 사업자 번호, 주민증 번호 등 공개 수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협의 내용일 것이다.
이러 저러한 문제점들이 있지만 충분히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임은 명백하다. 문제는 참여 업체들의 진실성과 도덕성이 가장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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