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80% 공급망 리스크 직접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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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5.13 10:56   수정 : 2022.05.13 10:56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조상현)이 3일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의 대응현황’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109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85.5%의 기업이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는 물류 지연, 운송비 폭등 등 ‘물류난’(35.6%)이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채산성 악화’(27.8%), ‘특정지역 봉쇄로 인한 피해’(16.9%)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핵심 품목의 대체선 발굴(35.9%) 및 재고 확보(17.8%)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응전략이 없거나(12.4%), 일시적인 생산 감축 및 중단(15.3%)으로 대처하는 등 공급망 위기에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운 기업도 전체 4곳 중 1곳에 달했다.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물류난 완화’(39.4%)를 꼽아 물류 지연 해소를 위한 선복 확보, 운임비 등의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선제적 위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운영’(20.8%)에 대한 수요도 컸다.

기계산업진흥회는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용 굴착기(45~120톤급) 수주 후 부품과 자재를 선구매했으나 현재 수출길이 막혀 손실보전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심천 등 봉쇄지역에 진출한 공작기계 업체들도 부품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륙운송이 지체되면서 판매량도 동반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협회는 “올해 4월 후판 가격이 톤당 14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익이 크게 악화됐고, 특히 후판 가격 인상분을 공사손실충당금에 반영하면 회계상 영업손실이 무려 4.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도 차량 경량화 소재인 마그네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공급선 다변화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IT) 업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도체는 네온 등 반도체 공정용 희귀가스 수입의 30~5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 1~2월 네온 수입가격이 무려 1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가 단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는 있으나 대체 가능한 중국산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고 있어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9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달(4월 BSI 99.1)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한 수치다.

5월 제조업 전망치는 93.1을 기록하여 4월에 이어 지속 부진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에너지가격 고공행진, 중국상해 봉쇄發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2020년 10월(83.4)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제조업 중 자동차?운송장비업, 비금속 소재?제품업 등의 전망이 가장 부진한데, 이는 철광석, 유연탄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물류 중심지 상하이 봉쇄 장기화에 따른 대(對)중국 중간재 수입 차질 우려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부문별 BSI를 살펴보면, 내수(104.3), 투자(104.0), 고용(105.9)은 긍정적 전망을 보인 반면, 채산성(96.3), 자금사정(96.6), 수출(99.4), 재고(100.9)는주6)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전경련은 채산성이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원자재發 생산원가 상승 및 항만 적체로 인한 물류비 상승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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