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수출물류업계 불확실성 숙제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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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08 09:32   수정 : 2022.03.08 09:32
해상-항공-철도, 모두 연쇄 작용...대체 루트 마련 최우선
수출입 거래도 대부분 정지, 업계 관망세지만 장기화 리스크





당초 예상과 달리 전면전으로 확산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 무역 및 공급망이 불확실성 리스크에 놓여졌다.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 및 향후 상황에 따라 기업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특히 수출입 물류 기업은 러시아 관련 화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라는 난제를 맞이하는 추세다.

G7, 러시아를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국제 제재에 합의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일부 러시아 은행을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국제 금융 제재에 합의했다. 이는 러시아의 해외자금 접근을 차단하여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고립이 주요 의도다.

금융의 핵무기로 불리는 SWIFT 제재는 국제 결제 대금의 절반 이상이 SWIFT를 통해 거래되기 때문에 SWIFT에서 차단되는 국가는 국제교역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번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당분간 원유, 에너지 등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의 거래 제한으로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되며, 러시아와의 교역 국가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의 12%를 생산하고 유럽 가스의 40%를 공급하는 등 에너지 강국이자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다. 러시아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면 원유, 가스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 국제유가 상승 등과 같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주요 교역국 역시 경제적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 중이다.

이렇듯 서방 진영이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 제재 등을 시행 이후 제재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美 러시아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 대상국 포함

특히 미국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FDPR은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장비를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미국산으로 간주해 러시아 수출 시 미국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반도체·정보통신·센서·레이저·해양·항공우주 등 7개 분야 57개 기술에 대해 FDPR이 적용됐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는 FDPR 통제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은 일반 소비재는 제재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우선 자동차·스마트폰·가전제품 등 한국 주력 수출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3일 미국 상무부 고위인사 면담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對) 러시아 수출통제 조치인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 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국제사회와 유사한 수준의 추가적인 대러 수출통제 조치에 나서게 된다.

FDPR 적용 예외 국가는 미국이 아닌 자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수출할 수 있다. 미 상무부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연합(EU), 일본 등 32개국에 FDPR 적용 예외를 부여했다.

선사들 러시아 일반화물 예약 중단, 컨 운송 초기 영향 미미

대러시아 경제제재 안을 구체화 되면서 물류 서비스 보류가 이어지고 있다. 일시적 정지를 감안하더라도 세계 1위 영토 보유국 러시아는 해상, 항공, 철도, 도로 등의 복합 물류 중심지이기 때문에 연쇄 작용 리스크가 높다.

3월 2일 머스크(Maersk)는 가장 먼저 러시아 물류서비스를 보류하겠다고 발표했고, 3월 3일 잠정 중단하겠다고 확정 지었다. 이에 따라 머스크 유럽 루트 서비스(Maersk AE-19)는 중단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쉽코(Shipco)의 경우, 러시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 관련 운송 예약을 중단했고 프랑스 CMA CGM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고 공급망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행 선박 출항을 중단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행 화물 예약 서비스를 중단하였으며, 이미 운송중인 화물들에 대한 처리방안을 논의중이다.

3월 2일까지 대러시아 해상 물류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국가는 스위스 등 5개 국가이며, 주요 선사는 Maersk(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 ONE(싱가포르), Hapag-Lloyd(독일)이다. 

그러나 드류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컨테이너 운송 부문에 미치는 초기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 전망됐다.

이의 근거로 해당 지역 항만에 기항하는 대륙 간 서비스는 단 3개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며 국제선 네트워크의 장애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드류리는 밝혔다.

또한 컨테이너 운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관심사로는 빠르게 상승하는 연료비 상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러시아 진출 한국 물류업체들은 3월 3일 기준 주요 해상 선사들이 대러시아 물류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는데 현재 주요 철송 노선인 TCR(중국), TMR(몽골) 운송은 가능한 상황이나 국경에서 적체 현상을 보이고 있고 TSR은 모든 구간이 적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 선사인 FESCO도 출항을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러시아-서방 항공 운항 금지 확대

3월 3일 기준, 러시아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시킨 국가는 총 37개국이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러시아 항공기의 유럽 영공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비유럽 국가로는 미국과 캐나다가 대표적이고, EU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등 10개국이 러시아 항공기 입항을 금지했다. 

이에 러시아도 맞대응으로 서방 측 항공편 러시아 영공 내 비행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3월 2일 기준 EU 27개국을 포함한 총 36개국의 러시아 영공 입항을 금지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5일 공지를 통해 3월 6일부터 외국계 리스 및 임대 운용하는 자국 항공사들의 외국 여객 및 화물 운송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8일부터는 외국발 러시아향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아에로플로트는 8일부터 벨라루스를 제외한 전 해외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2회 목, 토 운항하던 모스크바-인천 노선도 포함된다.

한편 글로벌 특송사들도 항공 화물 배송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는데 다국적 EMS를 포함한 미국(UPS, FedEx), 독일(DHL) 등이다. 

우크라이나 주요 항만 대부분 입출항 업무 중지

우크라이나 항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2월 25일부터 주요 항만의 입출항이 정지돼 현재 화물 처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전면전을 벌인 당일인 2월 24일 오전 12시까지는 정상업무가 이루어졌으나, 오전 12시 이후로는 항만청에서 터미널 운영사와 선박회사에 어떤 지침도 없다고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해운 업무를 총괄하는 우크라이나 항만청과 인프라부의 웹사이트는 작동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발표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정지’, ‘지연’ 등의 표현을 볼 때,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항만을 폐쇄한 것은 아니라고 추정된다. 다만, 최근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국적 선박을 나포하는 등 흑해의 긴장감이 고조되어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운항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

항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업무가 사실상 정지된 항만은 11개인데, 이 중 4개 항만은 아주 제한적으로 일부 화물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한적으로 화물처리가 이루어진다는 말은 외국으로 출항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내륙 수로와 연계해서 일부 화물처리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추정된다.

반면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은 다소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1월에 부산항의 주요 교역 대상국 중 가장 높은 환적 물동량 증가세를 보인 국가는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한 러시아다. 부산항과 러시아 간 환적 물동량은 지난 5년간 연속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35%에 이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주력 물류 트럭킹, 한국 주로 해상 이용

최근 3년 정도 중국과 우크라이나 간 교역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입 대상국은 대부분 EU 국가이다. 따라서, 수출입 물류에서 육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로 절대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오가는 화물은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를 주로 경유하는데, 이 중 폴란드를 종착지로 환적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 소비재의 경우 철도운송보다 화물 트럭을 이용한 도로운송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다만, 도로 정비상태가 불량해서 트럭이 제 속도를 못 내기 때문에 화물운송 케파보다 실제 물동량이 적은 편이다.

2021년 기준 우크라이나 전체 물동량에서 철도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19.3%로 도로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소련 시절 구축된 철도망은 중부, 동유럽 국가들과 연결돼 있어 우크라이나 수출입 물류의 주요 운송수단 중 하나이다. 우크라이나 철도는 TSR과 같은 광궤이며, 철도 총연장은 1만9790km이며, 우크라이나는 총 8만2,500대의 화물운송 왜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곡물과 철강제품 등을 수출 운송하는데 철도를 활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총 13개 항만을 운영 중인데, 연간 2억6200만 톤의 화물처리가 가능하며, 물동량은 2021년 기준으로 약 1억5000만 톤이다. 우크라이나의 해상운송 루트는 ‘지중해 ↔ 에게해 ↔ 보스포루스해협(터키 이스탄불) ↔ 흑해 및 케르치해협(아조프해)’인데, 터키를 지나지 않고서는 해양 진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케르치해협을 지나지 않고서는 마리우폴이나 베드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항구로 진입이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는 5개의 국제공항을 운영 중인데, 물동량은 2021년 기준 약 9만4000톤이다. 항공운송을 통한 수출입 물류는 전체의 0.006% 미만으로 극히 미미하다. 통상 항공운송을 통해 운반되는 물품은 냉장보관이 필요한 의약품, 고가의 장비, 사치품 등인데, 우리 수출기업 중에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코트라에 따르면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기업과 신규 거래를 추진하는 국내 기업은 거의 없으며 현재로서는 주로 수출대금 잔금을 못 받은 기업과 제품이 항만에 묶여 있는 기업, 해상운송 중에 우크라이나로 못 가고 인근국에 제품이 하역된 기업 등의 애로사항이 대부분으로 전해졌다.


화장품-자동차부품 타격 불가피, 수입단절 제한적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으로 제제 장기화 시 우리 수출입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화장품(444개사), 기타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부품(201개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2014년 이후 탈달러화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달러화 결제 비중이 50%가 넘어 러시아 SWIFT 배제로 우리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중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 중인 일부 희귀 광물류에 대해 거래선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의 교역규모는 연간 9억 달러(교역대상국 68위)에 불과하지만,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품목의 우크라이나 수입의존도는 각각 23%, 30.7%, 17.8% 등으로 다소 높다. 이에 러·우 사태가 악화될 경우 동 수입 원자재들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단가 상승으로 국내 제조 기업들의 수입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의존도가 70%를 넘는 품목(HS 10단위 기준)은 러시아 43개, 우크라이나 4개로 양국 전체 수입품 2,418개 중 1.9%에 불과해 수입단절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포워더, 대체 루트 및 관망세

한 CIS 포워더 관계자는 3월 첫째 주 기준으로 주요 거래처들이 결제 은행을 러시아 쪽이 아닌 스위스 등 다른 국가 은행으로 변경 오더가 연이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해상의 경우, 머스크 등 주요 선사들의 러시아 운항 거부 동참으로 인해 앞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국내 선사들은 검토 중으로 알려졌으며 항공은 3월 둘째주 기준으로 전면적 러시아 셧다운 상태에 놓인 걸로 파악됐다.

TSR의 경우, 기존 진행 화물은 정상 진행 중이며 향후 서비스 유지 및 철회는 유동적일 전망이다. 첫째주 기준으로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은 정상 진행 중이였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TCR과 TMR은 중국발 화물이 메인이기 때문에 중국 화주들은 국경 폐쇄 가능성을 낮게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향후 리스크를 피해 비상 대체 루트를 고심 중이며 3월 첫째 주 기준으로 기존 화물 등은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확실성 및 제제 장기화에 따른 향후 마켓을 지켜보는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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