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UTi코리아 박재성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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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11.06 11:16   수정 : 2012.11.06 11:16
고유의 기업 문화가 고유의 기업 경쟁력을 만든다

직원들 위한 환경 조성 최우선, 재미있는 직장 통해 턴오버 줄여    
최근 시장 악화 따른 경영위기, 극복이 아니라 즐길 필요 있어

“저희 회사 입구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처음 보는 풍경이 직장이 보다 편안하고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오고 나서 금고를 캐비넷에 넣어 버렸습니다. 사장실에 금고가 있으면 권위적이기도 하고 보기도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UTi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박재성 대표이사의 말이다. 글로벌 포워딩 영업 현장을 누비며 산전수전을 겪어 온 박재성 대표이사는 기업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면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박재성 대표이사가 UTI에 합류한 이유도 독특하다. “제가 과거 다른 회사에 있었을 때, UTI의 전신이었던 회사에서 초청한 선상 미팅을 갔었는데 인상적이었습니다. 5박 6일 동안 하루 일정이 끝나면 저녁부터 직급 구분도 없고 격식 없이 전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당시 유행했던 마카레나를 추었습니다. 수평적인 문화가 아닌 잊을 수가 없었던 기업 문화였습니다. 이런 따뜻한 회사라면 내가 일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UTi의 기업 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윤훈진 차장

Q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UTi는 전 세계에서 10위안에 드는 글로벌 포워더입니다. 연매출은 5조원 규모이며 가장 특징은 지금은  CEO가 1명이지만 초기에는 친구 3명에 의해 창립된 회사입니다. 학창 시절 만난 이 3명은 각각 미국, 유럽,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각자의 지역을 배경으로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해 균등하게 성장해 왔습니다. 창립 멤버들의 이런 균형감 있는 지역 배분은 시장 비중에 있어서 중심을 잡아주었고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UTI의 시장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에는 Union Transort라는 상호를 사용해 왔지만 2000년부터 현재 UTI라는 상호를 사용해 왔습니다.

2000년도에는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현재 전 세계 2만1천여 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포워더로 성장했습니다. 전 세계 60여개 국가의 270개의 도시에서 360여개의 지사와 235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현재 100여명 미만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Q UTi 고유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다른 기업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외부적으로 보자면 UTi는 항공, 해운, 통관 등 전 사업 분야에 걸쳐 전체적으로 균등한 회사입니다. 또한 지역별 편차도 적은 편입니다.

내부적으로 가장 다른 점은 직원 교육에 중점을 둔 회사이기도 합니다. 직원별 교육 코스가 상당히 많으며 저도 1년 동안 리더쉽 파운데이션 코스를 수료한 바 있습니다. 교육 외에도 자체적인 행사가 많습니다. 일례로 한 번도 똑같은 워크숍을 해 본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작년의 경우, 탑밴드에 나온 적이 있던 로맨틱펀치라는 밴드를 불러서 공연을 본 적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부서별로 직원이 나와 상금 30만원을 걸고 프리젠테이션 배틀을 합니다. 서로 참신성을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합니다. 심지어 어떤 직원은 요리를 한 적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각각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면 슈퍼바이저들이 참석해서 점수를 매기고 60점을 넘으면 주고 못 넘으면 다음 달로 상금은 이월됩니다. 직원들의 프리젠테이션 능력 향상을 위한 일환이기도 합니다. 일의 능률도 중요하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차용해 적용합니다.

유티아이가 미국계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저희만의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그 안에서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저희의 문화가 가장 고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고유의 문화를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특화되어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이런 문화에 적응된다면 그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고유 기업 문화 들은 직원 턴오버를 줄이자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저희가 당장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 저희 직원들의 생산성은 대기업과 동급이나 이상이 될 수 있지만 대기업의 생산량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고의 직장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포워더가 하는 업무들이 고난이도의 업무는 아니지만 직장 만족도 만큼은 최고를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직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동일한 문화 안에서 동일한 생각을 하는 동질성이 저희 기업의 모토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UTI 자체가 친구들이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에 비해 가족적이고 즐거운 분위기가 글로벌하게 퍼져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글로벌 미팅을 가게 되면 춤을 추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아침 6시반부터 즐겁게 미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과거에 비해 다소 약화된 분위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즐겁게 일하자는 문화가 배어있는 기업입니다.

한 사례로 본사 보고서 중에 이런 항목이 있습니다. “당신을 잠 못드게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즉, 경영 보고에 있어서도 현실적인 고민거리를 최대한 반영하게 하여 기업 투명성도 강조하지만 동시에 보고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풍토가 아닌가 싶습니다.

Q 이야기를 바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를 진행해 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확대에 대해 로컬 포워더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솔직히 포워딩을 로컬과 글로벌로 구분 짓는 것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로컬 포워딩은 글로벌 포워딩과 다른 시장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포워딩은 사실 모두 포워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지 않은 로컬 포워딩은 실제 중계인 역할을 벗어나 전반적인 포워딩 역할을 하기에는 인프라나 네트워크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점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국내 시장을 보면 국내는 콘솔리데이션이 많이 생기면서 소형 포워딩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대규모 인원을 가진 포워딩과 작은 중소 포워딩이 시장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 전 세계에 몇 개나 될지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시장이 확대되면 될수록 이런 소형 포워더들은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벌 화 되고 있는 화주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가운데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를 한다는 것은 능력 밖의 일에 대한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런 상황이 오면서 업종이 구분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형 포워더와 중대형 포워더가 가고자 하는 시장이 조금씩 나누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물류시장 자체도 예전에 비해서 이미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잠식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큰 시장이 작은 여러 시장으로 나눠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물류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위 고객 요구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고객별로 요구하는 서비스가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올 수 밖에 없는 한국물류시장의 현상으로 봅니다.

Q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영위기 환경은 어떻게 극복해 오셨습니까?

UTI의 경우, 5년 단위로 경영 전략을 수립해 왔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넥스트 립, 2007년부터 올해까지는 클라이언트 애즈 원을 내세웠습니다. UTI는 63개의 기업을 인수한 기업입니다. 대부분 인수했던 기업은 사업 요소에 있어서 필요했던 기업들이며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인수였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기업들을 인수하고 바로 상호를 변경한 적은 한 번도 없으며 통합 과정까지 평균 9년이 걸립니다. 기업 자체의 고유 경쟁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넥스트 립이였으며 이후 이런 요소들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고객 요구에 응대하는 전략이 클라이언트 애즈 원입니다.

이런 경영 지표를 바탕으로 닥쳐오는 모든 시장 파동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희도 작년보다 물동량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죽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이미 경영 지표에서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다시 맞춰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여러 차례에 걸쳐 비상대책 영업전략 회의를 가지고 직원들과 검토해 왔습니다. 저희같은 경우, 현실적으로 커스터머 접근보다는 원점으로 돌아가 영업 중요성 및 개념 재정립, 정보 검토 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어려울수록 기본을 다시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극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경영위기는 오래전부터 나온 키워드입니다. 지난 1998년부터 모든 기업들은 매해 경영위기를 말해 왔습니다. 그 동안 기업들은 극복해 온 것이 아니라 그런 환경 변화에 계속 맞춰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극복이라는 단어보다는 우리가 이런 환경을 즐기면서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경영위기는 과거를 살펴보더라도 경우에 따라, 모든 기업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겨내 가고 성장하는 기업들도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영은 저에게도 언제나 어려웠고 위기는 항상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이런 모든 경영상의 문제들은 즐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국내 물류시장은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해석이 여전합니다. 특히 서비스 경쟁력보다는 여전히 비용절감 측면이 강하다는 인식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앞에서도 물류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말씀 드렸지만 포워딩을 비롯한 물류업계는 각자 고객 대응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다양한 변화에 노력해 왔습니다. 즉, 물류업계는 갈 길을 걷고 있는 셈입니다.

화주의 경우, 과거에 비해 서비스와 비용 2가지 부분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왔습니다. 이런 화주들로 인해 솔직히 국내 물류업계도 발전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화주의 비용 측면에서 국내 시장에서는 일방적인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보다 시장 논리에 근거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업계 스스로가 만든 점도 사실이입니다. 향후 시장 규모 및 논리에 비례되는 요구가 이루어지는 시장으로 성장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서 포워더들은 저마다 고유의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관련 정부부처도 우리 현실에 맞는 지원 및 제도를 발전 형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업계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 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던 순간입니다. 반면 가장 어려운 순간은 지금이 가장 어렵습니다. 예상치보다 더 어려워진 현재 시장에서 다시 어떻게 도약해야하는지, 직원과 고객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Q 향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나 시장, 장기적인 확장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2008년, 10년을 내다보고 2018년까지의 로드맵을 세운 바 있습니다. 올해까지 달성된 성과는 65% 정도 됩니다. 현재까지 중간 이상은 갔지만 앞으로 남은 6년 동안 남은 로드맵을 완수하고 싶습니다. 신사업으로는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물류 사업분야를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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