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한진그룹 수혈, 현대상선-신속한 매각
유동성 확보 가시화 됐지만 향후 정상화 멀어
최근 STX, 웅진, 동양 등의 신용사건 발생을 계기로 그룹리스크가 신용평가기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소위 트러블섹터가 주력인 철강, 건설, 해운사의 재무위험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트러블섹터 주력인 그룹 위험이 높아지는 공통적인 특징은 첫째, 대규모 투자 후 장기불황 직면, 둘째, 주력사의 펀더멘털이 손상된 가운데 업황회복 전망 불투명에 따른 자금시장의 기피현상을 꼽았다. 양대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바로 이런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앞의 단계를 거쳐 결국 유동성 위험에 따른 신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및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주력항로인 미주항로와 구주항로에서 각각 세계 3위권 및 5위권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은 산업특성과 머스크 라인과 같은 시장지배력을 갖춘 상위 사업자의 존재, 수급불균형 고착화 등으로 인해 화주에 대한 가격교섭력은 열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상선 역시 2011년 이후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유럽계 대형선사들의 선대경쟁력 우위 바탕의 영업흑자로 인해 차별화되고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밝혔다. 이어 유럽계 대형선사들의 경우 정부 지원 등에 힘입은 선제적인 대형선 확보를 통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현대상선에 비해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경쟁적인 초대형선 발주의 영향으로 인해 공급부담 완화가 더딘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선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주항로와 미주항로의 물동량 성장률은 주요국의 완만한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큰 폭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P3네트워크 발표는 이들 선사들이 원가경쟁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운임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적선사들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한진해운, 한진그룹 재무적 연결 높아져
한진해운은 대규모 영업적자 지속과 금융비용 지급부담 등으로 인해 최근 3개년 누적 기준 2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호황기 발주한 신조선 투자로 인해 차입부담 마저 큰 폭 증가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13년 12월 발표한 한진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자구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유중인 S-Oil 지분과 노후 항공기 및 부동산 등 기타 자산을 매각, 총3조 5,000억원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한편 2차 담보대출과 유상증자를 통한 지원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지원 외에 전용선 사업 및 국내외 터미널 지분 유동화, 보유 유가증권 및 노후선박 매각 등을 통해 8,8000억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그 동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 한진그룹 계열사로 분류되어 왔으나 사실상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면서 그룹과의 재무적 긴밀성은 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3년 4분기 중 그룹 주역사인 대한항공이 2,500억원의 금전대여를 실행하면서 그룹과의 재무적 긴밀도가 강화됐다.
또한 분할합병 계획 등에 따라 2014년 상반기 내에 회사가 한진해운홀딩스의 해운지주 사업부문과 상표권관리 사업부문을 합병했다. 한진해운의 분할합병 직후인 올해 6월을 전후해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공식 발표한 상태다. 따라서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양사간 재무적 연계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판단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진해운이 추진하고 있는 유동성 확보계획에도 불구하고 업황 침체로 인한 영업수익성 저하로 재무안전성의 빠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향후 추진 중인 유동성 확보계획 및 자구 개선노력에 대한 추진성과가 미흡하거나 수익성 개선이 힘들 경우에는 추가적인 등급하향도 고려할 예정이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013년 12월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실질적으로 유가증권 매각 외에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고 전용선 사업부 유동화의 경우 가시성이 높아졌지만 채권단과 투자자의 동의, 금액 및 매각방식 등에 대한 추가적인 협의 과정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성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여러 그룹사들의 경쟁 매물이 다수 나오면서 자구계획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 다각도로 유동성 확보...조양호 회장 취임 통한 수혈 가시화
따라서 전방위 유동성 확보 방안에 나서고 있는 한진해운은 올해 1월 신규 설립한 한국벌크해운에 대해 벌크 전용선사업을 양도할 계획이다. 앙도대상 자산은 벌크선 29척과 LNG선 7척 등 총 26척 전용선으로 양도가액은 총 1조 8,673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건은 포스코, 한전, 글로비스 등 다수 화주와 기존 채권단 이해관계로 이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 당초 4월 1일 예정된 양도기준일은 이달로 연기된 상태다.
한진해운은 보유중인 국내외 터미널 지분의 매각 또는 유동화로 3,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터미널 지분은 TTI, TTI-A, 한진해운신항만 등이다. 회사 측은 늦어도 9월까지 터미널 지분 매각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항만청 및 기존 대주단의 승인과 기존 투자자 동의 과정이 남아있으며 최근 경쟁매물 출현으로 당초보다 매각금액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한편 보유중인 해외사옥 매각도 계획하고 있는데 매각대상으로 애틀란타사옥, 런던사옥, 동경사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도 거액 부동산 거래 특성 상, 시간이 걸리며 매각 금액은 현재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이 과거보다 적극적인 자구의지의 표명으로 다양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같은 정책적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등 해운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지도 한진해운 유동성 대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지적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한진해운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의 분할 법인을 합병해 한진해운 경영권을 한진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며 올해 흑자전환이 목표고 늦어도 내년까지 흑자전환을 이룬 뒤 3년내에 회사를 정상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임으로 그 동안 진행해온 유상증자 지원과 계열사 및 관계사 지분 매각, 유동성 개선 작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상선, 계열사 누적 부담 안겨와
현대상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해운시장 호황과 함께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영업적자, 당기순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특히 선박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대규모 선대투자가 진행되면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3조원을 상회하는 자본 지출로 차입금 규모 확대와 부채비율 증가가 눈에 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그룹(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차입금은 2007년말 2조5,873억워에서 2013년말 5조6,667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부채비율도 크게 상승하면서 2007년 180.6%에서 2013년 1,396.6%가 됐다.
이러한 그룹 실적 및 재무안정성 저하는 대부분 현대상선에서 시작됐다. 현대상선의 영업이익 하락과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으로 당기순손실이 크게 확대됐고 이는 지분법 손익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로 전이됐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영업이익은 양호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법손실과 파생상품관련 손실로 큰폭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다시 지분법손실을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로 전이되면서 전 계열사의 손익이 현대상선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한편 계열의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또한 각 계열사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와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에 계열사가 참여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업외 현금유출이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로지스틱스의 순차입금을 보면 2013년 3,300억원으로 2008년 대비 약 2,0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현대로지스틱스가 계열지분을 취득하는데 들어간 금액이 약 2,100억원으로 차입금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 계열 지분 획득이었음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지분법손실, 파생상품소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대상선의 사업 및 재무위험이 그룹으로 전이되면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까지 신용위험의 확대 가능성에 노출된 것.
최초 현대그룹이 제시했던 3조3,000억원의 자구안은 자산 매각 등의 총액에 기초해 나온 금액으로 매각 자산의 차입금 등을 고려한 순현금유입액은 약 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LNG운송사업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빠른 편
현대상선은 지난달 10일 국내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기존 국내조직 3부문 13본부 2담당 1지사를 총 7총괄 2센터로 조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또한 별도로 운영되던 4개의 해외본부도 영업총괄 산하로 배치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CEO 산하에 있던 기획·지원부문, 컨테이너사업부문, 벌크사업부문 등 3개의 부문과 본부는 폐지되고 기능중심의 7개의 총괄과 2센터가 신설된다.
7개의 총괄에는 혁신/전략총괄을 신설해 회사의 수익개선을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운영총괄을 별도 조직화 하여 전사적 비용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Trade&Marketing 총괄, 영업총괄, 재무총괄, 인사/지원총괄, 벌크사업총괄 등 총 7개 총괄과 VCC(Value Creation Center)와 항로기획센터 등 2개 센터로 조직을 개편했다. 현대상선은 또한 해외조직을 개편을 단행하고 이를 통해 연간 380만 달러의 비용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지난달 8일 인도 뭄바이에 ‘글로벌 다큐멘테이션 센터 (Global Documentation Center, 이하 GDC)’를 개장했다. 이번에 개장한 GDC는 그동안 미국, 유럽, 동서남아 등 전세계 각 해외법인에서 작업하던 선하증권(Bill of Lading), 세관신고 등 컨테이너 화물 운송서류 입력 작업 일체를 책임지게 된다.
현대상선은 우선 미국, 유럽, 동서남아 등 세계 각 해외법인 ‘다큐멘테이션 센터’에 근무 중인 현지직원 60여 명을 구조조정 하는 대신 인도 현지직원 90여 명을 신규 채용 했다. 인도 GDC는 전 세계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1일 3교대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었다. 현대상선은 이번 ‘다큐멘테이션 센터’ 통폐합으로 연간 약 15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미국 각 지역에 퍼져있는 ‘커스터머 서비스 센터 (Regional Customer Service Center, 이하 RCSC)’도 통폐합한다. 미국 시카고와 샬롯의 RCSC를 애틀란타 센터로 통합하고, 피닉스에 위치한 RCSC를 달라스의 미주본부와 통합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지직원 23명을 구조조정 할 예정이며, 연간 약 23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IMM 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 IMM 인베스트먼트)에 LNG운송사업부문을 1조 원에 매각키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IMM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2달여 동안 실사를 거쳐 지난달 30일 최종계약을 체결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할 예정이다.
매각 방식은 현대상선과 아이기스원(IMM 컨소시엄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이 신설 LNG 운송사업회사인 현대엘엔지해운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현대상선이 운영 중인 총 8척의 LNG선과 지분사가 운영 중인 2척의 LNG선에 대한 보유 지분, 인력 등을 총 1조 원(부채 포함한 자산기준)에 이 회사로 매각한다. 이후 새로운 법인은 현대상선에 LNG 운송부문 매각 대가로 5천억 원을 지급한다. 또 현대상선은 LNG 운송사업부문과 관련된 부채 5천억 원 규모가 감소해 600% 이상의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신규법인은 현대상선에 매각대금을 늦어도 6월 말까지 입금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 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천500억 원을 확보했다. 또 컨테이너 매각으로 563억 원을 확보했고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현대오일뱅크 등 주식매각으로 총 1천565억 원을 조달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천803억 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천억 원을 확보했다.
재무구조개선 되더라도...
이달 들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재무구조개선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했던 자산 매각 작업을 일단락 지었다.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하고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현대증권 주식을 신탁하고 담보대출로 2,000억원을 받은 상태이며 현대증권 매각만 남았다. 여기에 가장 규모가 큰 LNG사업부를 매각했다. 한진해운은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고 보다 신속한 지원을 그룹 차원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산 매각이나 긴급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향후 정상 궤도로 올라갈 수 있는가에 양 국적선사의 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은행권 자금을 고금리로 빌리게 되기 때문에 정상화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업계의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은 금융권의 구조조정 압력으로 인해 유동성 확보 대신 향후 성장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한다. 다른 관계자도 양 국전선사가 유동성 확보 이후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년간 누적적자로 인한 재무여력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 가시화 됐지만 향후 정상화 멀어
최근 STX, 웅진, 동양 등의 신용사건 발생을 계기로 그룹리스크가 신용평가기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소위 트러블섹터가 주력인 철강, 건설, 해운사의 재무위험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트러블섹터 주력인 그룹 위험이 높아지는 공통적인 특징은 첫째, 대규모 투자 후 장기불황 직면, 둘째, 주력사의 펀더멘털이 손상된 가운데 업황회복 전망 불투명에 따른 자금시장의 기피현상을 꼽았다. 양대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바로 이런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앞의 단계를 거쳐 결국 유동성 위험에 따른 신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및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주력항로인 미주항로와 구주항로에서 각각 세계 3위권 및 5위권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은 산업특성과 머스크 라인과 같은 시장지배력을 갖춘 상위 사업자의 존재, 수급불균형 고착화 등으로 인해 화주에 대한 가격교섭력은 열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상선 역시 2011년 이후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유럽계 대형선사들의 선대경쟁력 우위 바탕의 영업흑자로 인해 차별화되고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밝혔다. 이어 유럽계 대형선사들의 경우 정부 지원 등에 힘입은 선제적인 대형선 확보를 통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현대상선에 비해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경쟁적인 초대형선 발주의 영향으로 인해 공급부담 완화가 더딘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선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주항로와 미주항로의 물동량 성장률은 주요국의 완만한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큰 폭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P3네트워크 발표는 이들 선사들이 원가경쟁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운임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적선사들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한진해운, 한진그룹 재무적 연결 높아져
한진해운은 대규모 영업적자 지속과 금융비용 지급부담 등으로 인해 최근 3개년 누적 기준 2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호황기 발주한 신조선 투자로 인해 차입부담 마저 큰 폭 증가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13년 12월 발표한 한진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자구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유중인 S-Oil 지분과 노후 항공기 및 부동산 등 기타 자산을 매각, 총3조 5,000억원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한편 2차 담보대출과 유상증자를 통한 지원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지원 외에 전용선 사업 및 국내외 터미널 지분 유동화, 보유 유가증권 및 노후선박 매각 등을 통해 8,8000억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그 동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 한진그룹 계열사로 분류되어 왔으나 사실상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면서 그룹과의 재무적 긴밀성은 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3년 4분기 중 그룹 주역사인 대한항공이 2,500억원의 금전대여를 실행하면서 그룹과의 재무적 긴밀도가 강화됐다.
또한 분할합병 계획 등에 따라 2014년 상반기 내에 회사가 한진해운홀딩스의 해운지주 사업부문과 상표권관리 사업부문을 합병했다. 한진해운의 분할합병 직후인 올해 6월을 전후해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공식 발표한 상태다. 따라서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양사간 재무적 연계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판단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진해운이 추진하고 있는 유동성 확보계획에도 불구하고 업황 침체로 인한 영업수익성 저하로 재무안전성의 빠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향후 추진 중인 유동성 확보계획 및 자구 개선노력에 대한 추진성과가 미흡하거나 수익성 개선이 힘들 경우에는 추가적인 등급하향도 고려할 예정이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013년 12월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실질적으로 유가증권 매각 외에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고 전용선 사업부 유동화의 경우 가시성이 높아졌지만 채권단과 투자자의 동의, 금액 및 매각방식 등에 대한 추가적인 협의 과정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성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여러 그룹사들의 경쟁 매물이 다수 나오면서 자구계획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 다각도로 유동성 확보...조양호 회장 취임 통한 수혈 가시화
따라서 전방위 유동성 확보 방안에 나서고 있는 한진해운은 올해 1월 신규 설립한 한국벌크해운에 대해 벌크 전용선사업을 양도할 계획이다. 앙도대상 자산은 벌크선 29척과 LNG선 7척 등 총 26척 전용선으로 양도가액은 총 1조 8,673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건은 포스코, 한전, 글로비스 등 다수 화주와 기존 채권단 이해관계로 이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 당초 4월 1일 예정된 양도기준일은 이달로 연기된 상태다.
한진해운은 보유중인 국내외 터미널 지분의 매각 또는 유동화로 3,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터미널 지분은 TTI, TTI-A, 한진해운신항만 등이다. 회사 측은 늦어도 9월까지 터미널 지분 매각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항만청 및 기존 대주단의 승인과 기존 투자자 동의 과정이 남아있으며 최근 경쟁매물 출현으로 당초보다 매각금액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한편 보유중인 해외사옥 매각도 계획하고 있는데 매각대상으로 애틀란타사옥, 런던사옥, 동경사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도 거액 부동산 거래 특성 상, 시간이 걸리며 매각 금액은 현재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이 과거보다 적극적인 자구의지의 표명으로 다양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같은 정책적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등 해운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지도 한진해운 유동성 대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지적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한진해운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의 분할 법인을 합병해 한진해운 경영권을 한진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며 올해 흑자전환이 목표고 늦어도 내년까지 흑자전환을 이룬 뒤 3년내에 회사를 정상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임으로 그 동안 진행해온 유상증자 지원과 계열사 및 관계사 지분 매각, 유동성 개선 작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상선, 계열사 누적 부담 안겨와
현대상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해운시장 호황과 함께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영업적자, 당기순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특히 선박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대규모 선대투자가 진행되면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3조원을 상회하는 자본 지출로 차입금 규모 확대와 부채비율 증가가 눈에 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그룹(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차입금은 2007년말 2조5,873억워에서 2013년말 5조6,667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부채비율도 크게 상승하면서 2007년 180.6%에서 2013년 1,396.6%가 됐다.
이러한 그룹 실적 및 재무안정성 저하는 대부분 현대상선에서 시작됐다. 현대상선의 영업이익 하락과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으로 당기순손실이 크게 확대됐고 이는 지분법 손익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로 전이됐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영업이익은 양호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법손실과 파생상품관련 손실로 큰폭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다시 지분법손실을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로 전이되면서 전 계열사의 손익이 현대상선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한편 계열의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또한 각 계열사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와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에 계열사가 참여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업외 현금유출이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로지스틱스의 순차입금을 보면 2013년 3,300억원으로 2008년 대비 약 2,0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현대로지스틱스가 계열지분을 취득하는데 들어간 금액이 약 2,100억원으로 차입금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 계열 지분 획득이었음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지분법손실, 파생상품소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대상선의 사업 및 재무위험이 그룹으로 전이되면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까지 신용위험의 확대 가능성에 노출된 것.
최초 현대그룹이 제시했던 3조3,000억원의 자구안은 자산 매각 등의 총액에 기초해 나온 금액으로 매각 자산의 차입금 등을 고려한 순현금유입액은 약 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LNG운송사업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빠른 편
현대상선은 지난달 10일 국내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기존 국내조직 3부문 13본부 2담당 1지사를 총 7총괄 2센터로 조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또한 별도로 운영되던 4개의 해외본부도 영업총괄 산하로 배치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CEO 산하에 있던 기획·지원부문, 컨테이너사업부문, 벌크사업부문 등 3개의 부문과 본부는 폐지되고 기능중심의 7개의 총괄과 2센터가 신설된다.
7개의 총괄에는 혁신/전략총괄을 신설해 회사의 수익개선을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운영총괄을 별도 조직화 하여 전사적 비용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Trade&Marketing 총괄, 영업총괄, 재무총괄, 인사/지원총괄, 벌크사업총괄 등 총 7개 총괄과 VCC(Value Creation Center)와 항로기획센터 등 2개 센터로 조직을 개편했다. 현대상선은 또한 해외조직을 개편을 단행하고 이를 통해 연간 380만 달러의 비용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지난달 8일 인도 뭄바이에 ‘글로벌 다큐멘테이션 센터 (Global Documentation Center, 이하 GDC)’를 개장했다. 이번에 개장한 GDC는 그동안 미국, 유럽, 동서남아 등 전세계 각 해외법인에서 작업하던 선하증권(Bill of Lading), 세관신고 등 컨테이너 화물 운송서류 입력 작업 일체를 책임지게 된다.
현대상선은 우선 미국, 유럽, 동서남아 등 세계 각 해외법인 ‘다큐멘테이션 센터’에 근무 중인 현지직원 60여 명을 구조조정 하는 대신 인도 현지직원 90여 명을 신규 채용 했다. 인도 GDC는 전 세계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1일 3교대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었다. 현대상선은 이번 ‘다큐멘테이션 센터’ 통폐합으로 연간 약 15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미국 각 지역에 퍼져있는 ‘커스터머 서비스 센터 (Regional Customer Service Center, 이하 RCSC)’도 통폐합한다. 미국 시카고와 샬롯의 RCSC를 애틀란타 센터로 통합하고, 피닉스에 위치한 RCSC를 달라스의 미주본부와 통합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지직원 23명을 구조조정 할 예정이며, 연간 약 23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IMM 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 IMM 인베스트먼트)에 LNG운송사업부문을 1조 원에 매각키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IMM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2달여 동안 실사를 거쳐 지난달 30일 최종계약을 체결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할 예정이다.
매각 방식은 현대상선과 아이기스원(IMM 컨소시엄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이 신설 LNG 운송사업회사인 현대엘엔지해운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현대상선이 운영 중인 총 8척의 LNG선과 지분사가 운영 중인 2척의 LNG선에 대한 보유 지분, 인력 등을 총 1조 원(부채 포함한 자산기준)에 이 회사로 매각한다. 이후 새로운 법인은 현대상선에 LNG 운송부문 매각 대가로 5천억 원을 지급한다. 또 현대상선은 LNG 운송사업부문과 관련된 부채 5천억 원 규모가 감소해 600% 이상의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신규법인은 현대상선에 매각대금을 늦어도 6월 말까지 입금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 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천500억 원을 확보했다. 또 컨테이너 매각으로 563억 원을 확보했고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현대오일뱅크 등 주식매각으로 총 1천565억 원을 조달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천803억 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천억 원을 확보했다.
재무구조개선 되더라도...
이달 들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재무구조개선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했던 자산 매각 작업을 일단락 지었다.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하고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현대증권 주식을 신탁하고 담보대출로 2,000억원을 받은 상태이며 현대증권 매각만 남았다. 여기에 가장 규모가 큰 LNG사업부를 매각했다. 한진해운은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고 보다 신속한 지원을 그룹 차원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산 매각이나 긴급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향후 정상 궤도로 올라갈 수 있는가에 양 국적선사의 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은행권 자금을 고금리로 빌리게 되기 때문에 정상화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업계의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은 금융권의 구조조정 압력으로 인해 유동성 확보 대신 향후 성장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한다. 다른 관계자도 양 국전선사가 유동성 확보 이후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년간 누적적자로 인한 재무여력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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