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만이름 너무 복잡해!
KOTI 노홍승 박사 “연합항만·양대항만권 묶어야”
우리나라 항만 명칭을 외국인들이 보면 정말 아리송할 것이다. 부산항(Port of Busan)에 감천항(Gamcheon Port)도 있고 부산신항(New Port of Busan)도 있다. 또 알아보기도 힘들다. ‘Incheon Port’, ‘Pyeongtaek·Dangjin Port’, ‘Pohang Yeongil New Port’ 등이 영문으로 된 무역서류에 새겨지면 외국인들이 어떻게 알아볼까.
근래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상업항만들이 많아지면서 유치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름 하나만 가지고 볼 때 너무 ‘이기적’일 정도로 복잡하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마침 교통연구원의 노홍승 박사(물류·항공교통연구본부 물류기술개발지원센터장)가 지난 9월 25일 개최된 ‘제4차 민관합동정책발굴협의회’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연합항만(Unite Port System)과 양대항만권(Two Port Range System)으로 묶자고 한다.
김석융 부장(simon@parcelherald.com)
“Simple is the best"
노홍승 박사는 항만이름을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만명칭의 이용자는 항만당국이 아닌 화주이기 때문에 단순화해서 익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만명칭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는 평상이 아니라 정작 무역거래상에 사고나 클레임이 발생해 신용장(L/C)상에 적하항(Port of Loading)과 양하항(Port of Discharging) 을 따지게 되는 경우다. 선하증권(B/L) 상 적양하항 표기도 신용장의 적양하항 표기를 참조해 작성하므로 궁극적으로 선사는 화주의 항만 지정에 따라 운송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노 박사가 지적하는 우리나라 항만 명칭은 의외로 심각한 문제들을 갖고 있다.
■ 문제점① : 항만명칭의 이중성
우리나라 항만명칭은 항만 내 보조항만을 인정하는 이중적인 항만명칭체계로 구성돼 있다. 부산항 속에 감천항이 있고 인천항 속의 북항이 있는 등의 형태다.
외국에서는 항만명칭의 영문표기는 ‘Port of ○○’로 하고 항만 내 보조항만은 ‘○○ Harbor’로 통상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통일된 규정 없다. 일례로 감천항은 ‘Gamcheon Harbor’, ‘Gamcheon Port’, ‘Gamcheon Terminal’ 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항만에 낯선 외국 무역업자나 선사들에게 이 같은 이중항만 명칭체계는 혼돈을 야기해 항만이용의 불편 뿐 아니라 수출입 경쟁력 약화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 문제점② : 항만명칭의 복잡성
항만명칭은 신용장이나 선하증권 상에 적양하항 표기 시 복잡하고 낯선 항만명칭 표기는 이용자들에게 불편함과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Port of Samcheonpo’, ‘Port of Boryeong’ 등을 읽기에는 한국인도 좀 난해할 지경이다.
■ 문제점③ : 지명에 근거한 명칭
대체로 항만인근 지명을 따서 항만명칭을 정하다 보니 항만명칭문제가 지자체 간 행정낭비적인 분쟁요소가 되기도 하다. 부산신항의 경우 ‘부산 신항만’이나 ‘진해항 신항만’이냐는 명칭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 헌법재판소까지 가게 됐다. 결국 “부산신항(Busan New Port) 명칭은 경상남도 및 진해시 자치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08. 3)로 결정났다.
더욱이 최근 새로 건설되는 항만은 두 지자체에 걸쳐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 두 곳의 지명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복잡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경기평택항(Gyeonggi Pyeongtaek Port), 충남당진항(Chungnam Dangjin Port), 평택?당진항(Pyeongtaek Dangjin Port), 포항?영일신항만(Pohang Yeongil New Port)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문제점④ : 신규항만 홍보를 위한 출혈경쟁
최근 국토의 전방위적으로 널리 항만이 개발되고 있으며 새롭게 개발된 항만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신규 항만브랜드 홍보에 해마다 막대한 예산 사용하고 있다.
2011년까지 동해안에 울산신항(20), 포항-영일만항(12) 등 32개 선석 건설 예정이고 2020년까지 서해안에 인천신항(30), 새만금신항(24), 평택?당진항(15) 등 69선석 건설예정이다.
현재 부산신항만의 선석 수는 13개인데 한 해 항만건설예산의 1%만 신규 항만 홍보에 사용한다고 해도 매년 수 십, 수 백억 원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할 바에는 화주입장에서는 항만명칭이 익숙하고 간단할수록 편리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묶어버리는게 브랜드 효과(brand effect)가 더 좋고 홍보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서해안은 인천항, 동·남해안은 부산항으로”
노홍승 박스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항만정책인 ‘Two Port System’을 ‘Two Port Range System’으로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즉, 연합항만(Unite Port System)과 양대항만권(Two Port Range System)으로 명칭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국내항만을 서해안과 동남해안을 중심으로 크게 두 개의 항만권역(Port Range)으로 묶어 브랜드화시킴으로써 항만집중성을 향상시켜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서해안 일대를 ‘인천항(Port of Incheon)’으로 동?남해안 ‘부산항(Port of Busan)’으로 통일할 것을 제안했다. 노 박사는 “연합항만제도는 이미 지난 2005년 수립된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사항”이라며 “일본에서도 전역의 항만을 케힌항(東京, 橫浜), 한신항(大阪, 神戶), 이세만(名古屋, 四日市) 등 3대 권역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박사는 “국내항만을 서해안과 동남해안을 중심으로 크게 두 개의 항만권역(Port Range)으로 묶고 권역 내 항만의 시설용량이나 물동량을 합산해 발표할 경우 규모의 경제에 의한 브랜드 효과가 기대된다”며 “추가 개발될 신규항만들의 별도 항만마케팅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지자체들의 항만명칭을 둘러싼 경쟁을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국내 항만실정이 어두운 해외 무역업자가 부산항 혹은 인천항을 신용장(L/C)이나 선하증권(B/L)상에 지명했을 경우 우리나라 항만시설의 여유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동일권역 내 타 항만에서 적양하 하더라도 불필요한 법정 분쟁을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박사의 이같은 주장이 얼마나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간, 항만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지자체 지명이 들어간 현재의 항만 이름을 바꾸기에는 너무도 많은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KOTI 노홍승 박사 “연합항만·양대항만권 묶어야”
우리나라 항만 명칭을 외국인들이 보면 정말 아리송할 것이다. 부산항(Port of Busan)에 감천항(Gamcheon Port)도 있고 부산신항(New Port of Busan)도 있다. 또 알아보기도 힘들다. ‘Incheon Port’, ‘Pyeongtaek·Dangjin Port’, ‘Pohang Yeongil New Port’ 등이 영문으로 된 무역서류에 새겨지면 외국인들이 어떻게 알아볼까.
근래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상업항만들이 많아지면서 유치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름 하나만 가지고 볼 때 너무 ‘이기적’일 정도로 복잡하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마침 교통연구원의 노홍승 박사(물류·항공교통연구본부 물류기술개발지원센터장)가 지난 9월 25일 개최된 ‘제4차 민관합동정책발굴협의회’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연합항만(Unite Port System)과 양대항만권(Two Port Range System)으로 묶자고 한다.
김석융 부장(simon@parcelherald.com)
“Simple is the best"
노홍승 박사는 항만이름을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만명칭의 이용자는 항만당국이 아닌 화주이기 때문에 단순화해서 익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만명칭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는 평상이 아니라 정작 무역거래상에 사고나 클레임이 발생해 신용장(L/C)상에 적하항(Port of Loading)과 양하항(Port of Discharging) 을 따지게 되는 경우다. 선하증권(B/L) 상 적양하항 표기도 신용장의 적양하항 표기를 참조해 작성하므로 궁극적으로 선사는 화주의 항만 지정에 따라 운송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노 박사가 지적하는 우리나라 항만 명칭은 의외로 심각한 문제들을 갖고 있다.
■ 문제점① : 항만명칭의 이중성
우리나라 항만명칭은 항만 내 보조항만을 인정하는 이중적인 항만명칭체계로 구성돼 있다. 부산항 속에 감천항이 있고 인천항 속의 북항이 있는 등의 형태다.
외국에서는 항만명칭의 영문표기는 ‘Port of ○○’로 하고 항만 내 보조항만은 ‘○○ Harbor’로 통상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통일된 규정 없다. 일례로 감천항은 ‘Gamcheon Harbor’, ‘Gamcheon Port’, ‘Gamcheon Terminal’ 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항만에 낯선 외국 무역업자나 선사들에게 이 같은 이중항만 명칭체계는 혼돈을 야기해 항만이용의 불편 뿐 아니라 수출입 경쟁력 약화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 문제점② : 항만명칭의 복잡성
항만명칭은 신용장이나 선하증권 상에 적양하항 표기 시 복잡하고 낯선 항만명칭 표기는 이용자들에게 불편함과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Port of Samcheonpo’, ‘Port of Boryeong’ 등을 읽기에는 한국인도 좀 난해할 지경이다.
■ 문제점③ : 지명에 근거한 명칭
대체로 항만인근 지명을 따서 항만명칭을 정하다 보니 항만명칭문제가 지자체 간 행정낭비적인 분쟁요소가 되기도 하다. 부산신항의 경우 ‘부산 신항만’이나 ‘진해항 신항만’이냐는 명칭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 헌법재판소까지 가게 됐다. 결국 “부산신항(Busan New Port) 명칭은 경상남도 및 진해시 자치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08. 3)로 결정났다.
더욱이 최근 새로 건설되는 항만은 두 지자체에 걸쳐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 두 곳의 지명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복잡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경기평택항(Gyeonggi Pyeongtaek Port), 충남당진항(Chungnam Dangjin Port), 평택?당진항(Pyeongtaek Dangjin Port), 포항?영일신항만(Pohang Yeongil New Port)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문제점④ : 신규항만 홍보를 위한 출혈경쟁
최근 국토의 전방위적으로 널리 항만이 개발되고 있으며 새롭게 개발된 항만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신규 항만브랜드 홍보에 해마다 막대한 예산 사용하고 있다.
2011년까지 동해안에 울산신항(20), 포항-영일만항(12) 등 32개 선석 건설 예정이고 2020년까지 서해안에 인천신항(30), 새만금신항(24), 평택?당진항(15) 등 69선석 건설예정이다.
현재 부산신항만의 선석 수는 13개인데 한 해 항만건설예산의 1%만 신규 항만 홍보에 사용한다고 해도 매년 수 십, 수 백억 원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할 바에는 화주입장에서는 항만명칭이 익숙하고 간단할수록 편리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묶어버리는게 브랜드 효과(brand effect)가 더 좋고 홍보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서해안은 인천항, 동·남해안은 부산항으로”
노홍승 박스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항만정책인 ‘Two Port System’을 ‘Two Port Range System’으로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즉, 연합항만(Unite Port System)과 양대항만권(Two Port Range System)으로 명칭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국내항만을 서해안과 동남해안을 중심으로 크게 두 개의 항만권역(Port Range)으로 묶어 브랜드화시킴으로써 항만집중성을 향상시켜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서해안 일대를 ‘인천항(Port of Incheon)’으로 동?남해안 ‘부산항(Port of Busan)’으로 통일할 것을 제안했다. 노 박사는 “연합항만제도는 이미 지난 2005년 수립된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사항”이라며 “일본에서도 전역의 항만을 케힌항(東京, 橫浜), 한신항(大阪, 神戶), 이세만(名古屋, 四日市) 등 3대 권역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박사는 “국내항만을 서해안과 동남해안을 중심으로 크게 두 개의 항만권역(Port Range)으로 묶고 권역 내 항만의 시설용량이나 물동량을 합산해 발표할 경우 규모의 경제에 의한 브랜드 효과가 기대된다”며 “추가 개발될 신규항만들의 별도 항만마케팅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지자체들의 항만명칭을 둘러싼 경쟁을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국내 항만실정이 어두운 해외 무역업자가 부산항 혹은 인천항을 신용장(L/C)이나 선하증권(B/L)상에 지명했을 경우 우리나라 항만시설의 여유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동일권역 내 타 항만에서 적양하 하더라도 불필요한 법정 분쟁을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박사의 이같은 주장이 얼마나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간, 항만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지자체 지명이 들어간 현재의 항만 이름을 바꾸기에는 너무도 많은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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