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상반기, 하반기 나아져도 수익성 리스크

  • parcel
  • 입력 : 2023.06.07 09:37   수정 : 2023.06.07 09:37
올해 중국 수출 회복 쉽지 않아....2~5년 장기화 예상 




5월도 수출 15.2% 감소, 전년 기저 효과 판단

5월 수출은 전년비 15.2% 감소한 522억4,000만달러, 수입은 14.0% 감소한 54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며, 무역수지는 21.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업일수 감소(△1.5일), 계속되는 IT업황 부진, 작년 월 수출이 역대 月 기준 2위 실적(616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逆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다고 판단했고 다만 전월보다 조업일수는 감소(△1.0일)했음에도 불구, 전체 수출규모는 증가하였으며,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 달러대를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49.4%), 일반기계(+1.6%), 양극재(+17.3%) 수출은 증가했으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36.2%)와 석유제품(△33.2%)·석유화학(△26.3%) 수출은 전년비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였다. 주요 15대 품목 가운데 이차전지(△4.9%)·차부품(△0.7%) 등도 수출이 감소했으나,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비 증가하였다.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주요 6대 지역 수출은 모두 감소하였다. ’23.5월 對美·EU 수출 감소에는 전년 5월의 높은 수출실적이 逆기저효과로 작용하였다. 중국·아세안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영향으로 중국·베트남(아세안 내 최대 무역국)의 對세계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우리 對中·아세안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다만, 5월 對中 수출은 100억 달러대를 회복했으며, 일평균 수출(4.94억 달러)도 지난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23년 5월 수입은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 등 에너지(△20.6%)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14.0% 감소하였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5월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으며,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수출 감소는 일본·대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22년 4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하였으며, 동기간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4월 수출이 △13.3% 감소했다.


하반기 하락세 진정 전망,  대기업 40% 수출채산성 악화 예상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두자릿대 감소세를 지속해온 수출이 올해 하반기에는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에 속한 기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2023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일반기계(-4.6%), ?석유화학?석유제품(-3.2%), ?전기전자(-1.3%), ?철강(-0.6%), ?자동차?자동차부품(+0.2%), ?바이오헬스(+2.9%) 등이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46.7%의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53.3%의 기업들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5.7%),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21.4%),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18.6%)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 개선(60.0%), ?생산 및 물류 차질 해소(21.3%)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응답 기업의 45.4%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전년 동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39.3%)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15.3%) 보다 많았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전기·전자(50.0%), 일반기계(44.8%), 석유화학·석유제품(42.4%), 바이오헬스(42.3%)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원유,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37.3%),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22.0%),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상승(16.9%) 등으로 꼽아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이 수출 채산성을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최고점, 평균 1,355.9원 전망...원자재 관련 세제 지원 1순위

최근 1,310원대∼1,320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응답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최고가를 평균적으로 1,355.9원으로 전망했다. 환율이 고점으로 치솟을 경우 수출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절반 가량(50.0%)이 ‘채산성이 개선된다’고 답변했고, ‘채산성에 영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4.0%, ‘채산성이 악화된다’고 답한 비율은 16.0%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전략으로 공장운영비·판관비 등 비용절감(44.3%), 수출시장 다변화(27.1%), 공급망 재편(15.7%)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44.0%),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23.3%), 수출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12.0%) 등을 꼽았다. 





對中수출기업 80%, 올해 안에 반전 어려워

對中 무역적자가 7개월 연속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의 흐름이 올해 안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對中수출기업들 사이에서 나왔다. 기업들은 근원적 문제로 중국의 기술자립도 향상에 따른 국산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對中수출기업 300개사들의 ‘對中수출 부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對中수출기업의 절반(50.7%) 은 ‘ 올해 들어 대중수출의 위축과 부진을 체감 하고 있다 ’ 고 응답했다. ‘체감 못한다’ <‘체감 못함’ 15.7%, ‘체감 전혀 못함’ 2.3%>는 답변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 對中수출 회복 시점 ’에 대해선 가장 많은 기업이 ‘ 2~5년 후에야 회복 될 것’(40%)으로 전망했으며, 이어 ‘ 내년에야 회복 가능’(27.3%),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향상에 따라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 ’(17%), ‘중국 리오프닝 효과 가시화로 금년 안에 회복 가능 ’(15.7%)이라고 답했다. 올해 안에 대중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기업이 전체의 84.3%에 달했다.

대한상의는 “對中수출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중국기업들의 보유 재고량 증대 등 단기적 요인과 함께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중간재의 자급률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가격 상승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만을 바라고 있기보다는 최근 10년간 보여 온 대중수출의 정체 추세에 주목할 필요 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 격차 골든 타임, 3년 남아

실제로, 기업들은 중국의 빠른 기술 성장에 위협감을 느끼고 있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경쟁력 격차 ’에 대해 ‘ 비슷한 수준 ’(36.6%)이거나 ‘ 뒤처진다 ’(3.7%)고 답한 기업이 40.3%에 달했다. 중국보다 앞선다는 응답도 ‘ 3년 이내’ (38.7%)라는 응답이 ‘5년 이내’(15%)와 ‘5년 이상’(6%)을 합한 응답(21%)보다 많았다. 중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를 유지하거나 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3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향후 5년간 한국과 중국의 기술성장 속도 예상 ’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들이 ‘ 중국의 성장속도가 한국을 능가 하거나(41.3%) 비슷할 것(35%) ’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성장속도가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23.7%에 그쳤다.

기업들은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 궈차오 (國潮, 애국소비)’ 열풍에 대한 우려감도 내비쳤다. ‘궈차오 열풍에 따라 한국제품 및 중간재에 대한 선호도 감소를 체감 하는지’에 대해 응답기업 3곳 중 1곳은 ‘그렇다 ’ <‘매우 그렇다’ 7.7%, ‘그렇다’ 25%>고 답했다. ‘체감 못한다’ <‘체감 못함’ 28%, ‘체감 전혀 못함’ 3%>는 답변은 31%, ‘보통’이라는 답변은 36.3%로 집계됐다.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으로 어느 나라가 가장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세안’(37.3%), ‘인도’(31.7%), ‘미국’(12.7%), ‘중동’(9%) 등을 차례로 꼽았다. 


美 수입규제 우회조사 급증, 과반수 이상 중국 대상

한편 미국의 수입규제 우회조사가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어 국내도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회조사란 반덤핑, 상계관세가 부과된 제품에 대해 제품의 생산이나 선적 방법을 변경해 기존 조치를 회피하는 우회수출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를 지칭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국 우회조사의 급증과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신규 우회조사는 2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을 대상으로 개시된 조사가 1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유형별로는 제3국 조립·완성이 22건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을 대상으로는 한국산 철강 제품이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 3건이 대해 우회조사가 개시되었다.

2022년 중국을 대상으로 개시된 17건의 우회조사 중 1건은 한국을 경유지로 지목했다. 한국 경유 케이스는 중국산 알루미늄 호일에 부과되는 반덤핑 조치를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한국을 경유지로 지목한 최초의 케이스다.

지난 3월 상무부 예비판정에서 긍정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가 한국의 알루미늄 호일 대미 수출에 까지 확대 적용되며,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경우 우회조치 면제가 가능하다.

보고서는 우회조사 급증의 배경으로, 미국 조사 당국이 중국이 자국에 부과된 반덤핑·상계관세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를 우회한다고 판단,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 등을 거쳐 조립·완성되는 경우에 대한 조사를 다수 개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2005년에서 2022년까지 개시된 총 89건의 우회조사에서 대상 국가별로는 중국이 63건, 유형별로는 ‘제3국 조립·완성’이 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3국 조립·완성’ 유형으로 개시된 총 52건의 우회조사 중 36건의 조사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를 경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알루미늄의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우회 조사 관련 규정 개정 등이 우회조사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의 수입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철강 수입 시 ‘제강(melt and pour)’ 국가를, 알루미늄 수입 시에는 ‘제련 및 주조(smelt and cast)’ 국가를 보고하게 함으로써 제3국 우회 및 환적을 유추하는 등 공급망 추적을 강화 중이다. 또한, 2021년 9월 반덤핑·상계관세 규칙 개정 시 우회조사 절차를 명문화 하고 조사기한의 제한, 판정결과 소급적용 등 규정을 강화하여 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했다.

보고서는,‘제3국 조립·완성’ 유형의 우회조사는 제3국(우회국)에서 수행되는 공정이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은지’ 여부가 핵심이나 실제 판정에서 상무부의 ‘종합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3국 내 투자, R&D, 설비 규모 등을 고려해 제3국 공정이 사소한지 여부를 판단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고 있지 않으며, 제3국 내 공정 기준 외에도 교역패턴의 변화, 특수관계 여부 등 기타요인까지 고려하여 판정이 내려졌다.

2022년 2월 개시된 인도산 스탠다드 강관의 오만·UAE 우회 케이스에서 상무부는 오만과 UAE 제3국 내 공정이 사소하나, 교역패턴, 특수관계 여부 등 기타 요인까지 고려하여 부정판정을 내렸다.

반면, 중국산 알루미늄 호일의 한국 경유 케이스(’22.7월 개시)에서는 한국 내 투자 및 연구개발 수준이 높고, 설비 규모가 상당하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종합적 판단 결과 긍정판정(예비)이 내려졌다.

그 외에도 동일 품목에 대한 우회조사에서 경유국별, 기업별로 상이한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으며,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관세 조치가 연기되는 등 판정결과에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는 수석연구원은 “미 상무부가 철강·알루미늄 모니터링 시스템 개편을 통해 공급망 추적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향 수출의 경우 중국산 소재·부품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덤핑·상계관세 조치 대상인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여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시, 국내에서 중요한 형질변경이나 충분한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우회수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회조사 대응과 관련해서는 “일단 조사가 개시됐을 경우 조사 당국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3국 공정이 사소하지 않다는 충분한 증거와 함께 조사개시 전후 교역 패턴의 변화나 거래처 간에 특수관계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적극적으로 소명·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 결과 우회수출 판정이 내려져도 수급처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반면, 조사에 성실하지 않게 대응할 경우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빙을 제출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박탈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