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대기업이 더 어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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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4.11 10:17   수정 : 2023.04.11 10:17
수출부진 지속, 1분기 전체 12% 하락...반도체 40% 급감
한국 품목 집중도 전 세계 1위 문제점 부각, 화장품.기계.조선 등 개선 전망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13.6% 감소한 551.2억 달러, 수입은 △6.4% 감소한 597.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는 △46.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 

자동차(+64.2%)·이차전지(+1.0%) 등 車 관련 품목 수출은 증가했으나, 반도체(△34.5%)·디스플레이(△41.6%) 등 IT품목, 석유화학(△25.1%)·철강(△10.7%) 등 중간재 품목 수출은 감소하였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제품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3월 수출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는 자동차 수출 급증의 영향을 크게 받은 미국(+1.6%), 중동(+21.6%)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33.4%), 아세안(△21.0%) 등에 대한 수출은 감소하였다.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세계경제 둔화 등의 요인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는 점 또한 對중국, 對아세안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수출 감소는 중국·일본 등 수출강국은 물론, 대만·베트남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22년 10월 이후 ’23년 2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하였다. 일본은 ’22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했으며, 동기간 큰 규모의 무역적자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은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의 여파로 지난 1월 수출이 △20.6% 감소하였으며, 대표적인 수출신흥국인 베트남 또한 지난 1월에 △25.9%의 수출 감소를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수출액은 1,515억1,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어든 규모다. 특히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205억6,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한국 수출 품목 집중도,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아

이런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을 타개하고, 나아가 수출 활력과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출의 품목·국가 집중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세계 10대 수출국의 수출 집중도 비교 및 시사점」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한국무역협회 통계와 UN의 국제무역 통계를 활용하여 주요 국가들의 수출 품목 집중도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779.3p으로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48.1p)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753.0p), 중국(640.2p), 캐나다(621.5p), 벨기에(584.1p), 독일(529.7p) 순으로 수출의 품목 집중도가 높았으며, 10대 수출국 중 품목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네덜란드(372.1p)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경연은 전기장치·기기(수출 비중 20.2%, ’20~’22년 평균), 자동차(10.5%)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보았다. 실제로 상위 10대 수출 품목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68.7%)이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8.8%)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가집중도 또한 캐나다 이어 2위, 특정 품목.국가 집중 수출 구조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 국가 집중도는 1,019.0p으로,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1,214.7p) 중 캐나다(5,734.4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미국에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대부분(77.0%, ’22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어, 국가 집중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971.0p), 네덜란드(863.7p), 벨기에(779.0p), 미국(729.9p), 중국(562.5p) 순이었으며, 10대 수출국 중 국가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독일(434.8p)로 조사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40%가 중국(수출 비중 24.5%, ’20~’22년 평균)과 미국(15.2%)에 쏠려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의 전체 수출 대비 수출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58.6%로, 캐나다(86.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한국처럼 특정 품목 및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충격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팬데믹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고,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새로운 먹거리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등 최근의 국제통상 환경 변화 흐름은, 특정 품목·국가 집중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5년(’18~’22년) 간 우리나라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세계 10대 수출국(6.1%)에 비해 크게 미흡했는데, 이에 대해 한경연은 한국이 최근의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 확대로 인한 수출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기업들 2분기 전망도 ‘부정적’... 수출부진 지속 

또한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가 3분기 연속 하락세에서 1년 전 수준으로 복귀했으나 여전히 기준치 보다 낮아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5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2분기 전망치는 직전 분기 대비 20p 상승, 전년 동기 대비 2p 하락한 ‘94’로 집계됐다. 

중소기업(95)보다 대기업(84)의 부정적 전망이 더 컸다. 중국의 리오프닝,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등의 기대감에 지수는 개선됐지만 수출, 내수 동반부진 상황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선행지표인 BSI수치가 하락세를 멈춘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수출측면에서는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 내 수요와 생산활동 증가, 내수측면에서는 계절적 요인과 노마스크 효과에 기업들의 기대감이 컸고,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기준금리 동결과 같은 정책적 지원과 통화정책기조 변화도 경기전망지수의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장품 최고치, 의료정밀-조선부품-기계 카테고리 양호

업종별로는 실내 마스크 전면해제 조치와 중국 특수가 기대되는 화장품 업종이 가장 높게 나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의료기기 수출액이 3조원을 넘어선 의료정밀 업종 역시 호조세를 이어갔다. 수주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조선·부품 업종과 중국 내 생산활동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기계 업종 역시 기준치를 웃돌았다.

이에 반해, 반도체 수요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인 IT·가전을 비롯해 정유·석유화학, 철강 등 수출 주력품목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고, 코로나 특수 사라진 제약, 출판·인쇄, 섬유·의류 업종들도 2분기 전망이 부진한 업종에 속했다.

중소기업(95), 중견기업(94)> 대기업(84) 더 어려워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경기전망 수치가 95.1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중견기업(94.9), 대기업(84.5) 순으로 대기업의 체감경기 전망이 가장 좋지 않았다. 

대기업의 경우, 철강,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업종의 수출 부진과 재고 과잉 상황이 지속되면서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조선업종 및 산단이 밀집해 있는 울산(108)·부산(102)·경남(101)의 체감경기전망이 기준치인 100을 넘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106), 전남(106), 충남(106) 등 총 6개 지역이 기준치인 100을 웃돈 가운데, 섬유산업 비중이 높은 대구(80)와 자동차 협력사가 많은 광주(86) 등 10개 지역은 10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기준치를 넘지 못한 지역 수가 더 많았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경영리스크 요인으로 ▲원자재가격 상승(65.9%) ▲고금리에 따른 비용부담(51.2%) ▲내수소비 둔화(28.5%) ▲주요수출국 경기침체(19.7%) ▲원부자재 수급불안(18.1%) 등을 꼽았다. 

반면 한국무역협회 제무역통상연구원은 발표한 ‘2023년 2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 지수(EBSI)’ 에 따르면 2분기 EBSI는 90.9로 여전히 100을 하회하고 있어 2분기 수출이 1분기대비 부진할 전망이나, 1분기가 지난해 4분기 대비 부진했던 것 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선박, 플라스틱?고무?가죽, 석유제품, 가전, 자동차?부품이 100을 넘어서면서 전 분기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반도체(52.0), 전기전자, 농수산물 등은 100보다 크게 하회함으로써 1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대상국 경기 등 경기와 관련된 지수들도 100이하를 보이면서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애로요인 조사에 따르면, 원재료 가격 부담이 수출업체의 가장 큰 애로로 여전히 나타나는 가운데,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이 두 번째 애로로 조사됐다. 개도국 시장 잠식, 선진국과 경쟁 심화, 바이어 수입선 전환 등을 응답한 기업이 늘어나, 각국과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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