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폭증으로 북미 항만 물류 지연 장기화, 현지 사정으로 컨테이너 부족으로 이어져
역대급 운임 기록 갱신, 성수기 지나도 수요 폭발...중소 포워더 쉽지 않아
올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스페이스 부족을 겪어온 국제물류업계는 하늘과 땅 모두 하반기와 성수기를 진입해 오면서 기록적인 혼란함을 겪고 있다. 한 마디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최근 북미 항만 혼잡에 이어 컨테이너 부족까지 이어지면서 스페이스와 고운임 사이에 업계도 혼란한 연말을 지나고 있다./윤훈진 부장
전 세계 노선의 여객기 감편 및 운항정지로 스페이스를 잃고 상반기 역사적인 고운임을 기록했던 항공화물 시장은 하반기 들어서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항공화물보다 규모가 큰 해상화물 시장은 하반기 들어서 스페이스 부족 및 운임이 더욱 빛(?)나고 있다.
하반기 물량 폭증으로 해상 스페이스 부족 지속
Container Trades Statistics(CTS)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서 지속적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어 물량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 9월 전 세계 컨 물동량은 1,472만TEU로 전년 동기 대비 7% 가깝게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 이후 전년보다 월별 실적이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발생 이후 4월과 5월은 두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고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초입인 8월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컨테이너 선사들은 위기 대응책으로 기존의 선박 운송 스케줄을 다수 건너뛰었으며 스케줄 자체를 대폭 감축한 바 있었다.
이후 6~7월에 접어들면서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무역 거래 물량 또한 증가세로 돌아섰고 심지어 9~10월부터는 이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 이어지고 있다. 선사 측에서는 사용 가능한 선박을 모두 투입하고 있지만 이미 공급 대비 수요 초과가 계속되며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누적된 물량이 선박 공급량을 넘어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선사들이 모든 가용 선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예약이 모두 차 있는 풀 부킹(Full booking) 상태로, 추가 스페이스를 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물류업계의 이야기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12월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CFI 발표 이후 운임 신기록 갱신, FMC 모니터링 강화 예정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고운임을 기록해 온 해상 운임은 결국 최근 신기록을 갱신했다.
11월 27일 기준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109.95달러 상승한 2,048.27달러를 기록했는데 북미 서부, 싱가포르, 남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항로 운임이 상승하여 SCFI 운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2,000대를 기록한 것.
특히 10월 중국 춘절 성수기 이후 11월 들어서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시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아시아-유럽항로 선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치이며, 선복량 증가에도 운임이 상승하는 것은 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시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북미항로에 이어 아시아-유럽항로에서도 4분기 운임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운임 사상 최고치와 화주들의 스페이스 난을 인해 최근 미 해사연방위원회(FMC:Federal Maritime Commission)는 얼라이언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에 이르렀다.
FMC는 과거 분기별로 제출된 무역, 운임자료를 월별로 변경하고 이를 통해 컨테이너 얼라이언스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불법행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런 조치들이 당장 컨 운임 조정과는 연동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최근 운임 상승 배경은 공급보다는 수요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FMC의 조사 착수로 최소한 내년도 얼라이언스 내 공급조절에 대한 압박 기능은 작용될 전망이다.
뜨거운 북미, 체선-물류 지연...컨 부족
무엇보다 최근 핫이슈는 북미 시장이다. 스페이스 부족 및 컨 부족에다가 현지 체선 및 물류 지연이 빈번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A 항에서 물류처리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 포워더에 따르면 11월까지 도착 후 정박까지 기본적으로 4~5일 소요되며 내항 터미널 정박 이후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의 하역 작업인 ‘Discharge’ 과정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에는 평균 2~3일 소요되던 것이 5일에 육박했다.
코트라 무역관의 현지 조사에 따르면 컨테이너 하역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역된 컨테이너의 픽업 또한 100% 예약제로만 진행되고 있어, 예약을 잡지 못하면 컨테이너 픽업을 위한 터미널 진입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픽업 예약 또한 치열하다는 것.
그 동안 예약 시스템 자체가 없는 터미널도 많았기에 예약 없이도 터미널에 진입해 일정 시간 대기 후 컨테이너 픽업이 가능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터미널 정박까지 5일, 컨테이너 하역에 5일 그리고 컨테이너 픽업 또한 1~2일이 추가로 소요되니 LA 항만 및 터미널에서만 평소 대비 약 2주 가량 지연되는 셈이다.
이런 지연 상황은 컨테이너 수급으로 이어져 선박 도착부터 모든 물류 처리가 지연되기 때문에 빈 컨테이너의 회수 역시 지연되면서 선박들의 회항 스케줄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또한 코로나 영향으로 현지 물류센터 인원이 감소했고 사업장 내 방역 및 폐쇄 조치가 늘어남에 따라 물류센터의 공 컨테이너 반납이 지연되고 선박 스케쥴이 지연되거나 공 컨테이너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항만 작업장은 평소 대비 20~30% 인력이 감축된 상황에서 최근 미국으로 몰린 물량 폭증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9월부터 이어진 물량 폭증은 터미널 적체의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최근 미국행 선박과 물류처리의 지연 사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의 평균 컨테이너 1대(FCL) 적재 가격은 1,50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이는 4,000~5,000달러 수준이다. 또한 연말까지 풀 부킹으로 추가 금액을 내더라도 스페이스 확보는 힘든 상황이다. 현지 터미널에서는 기존에 없던 주말 근무를 시작해 적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문제가 지속될 전망으로 시간이 장기적으로 소요된다는 현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년 설 연휴 밀어내기 물량 이후 2월 연휴와 맞물려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으로 정상화는 빨라도 2월 이후에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지 화주-트럭킹, 디텐션·디머리지 감면 요청
한편 40여 개국의 화주, 트럭 운전사 등으로 구성된 연합체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전후로 미국 해사연방위원회(FMC)에 항만 혼잡이 해소될 때까지 디텐션과 디머리지를 감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텐션은 컨테이너 반출 후 이를 대체할 공컨테이너를 기간 내 제공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비용이고 디머리지는 적컨테이너가 약정 기일 내에 반출되지 않고 터미널에 머물렀을 때 부과되는 비용이다. 이는 북미지역의 전례 없는 수입 급증으로 공컨테이너 부족 및 야드 부족 심화로 연체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LA항, LB항, 뉴욕항 등 미국 항만 전역에서 발생한 디텐션·디머리지의 합계는 약 1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 주요 항만에서는 공컨테이너 회송 시간이 지체되고 있으며 아시아 수입량 대비 미국 등 북미 지역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공컨테이너 배치에 대륙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공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특히 중국 주요 항만들이 심각하다고 한 포워더 관계자는 전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계절적 물동량 차이 등으로 인해 공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경우는 있었지만 대륙간 불균형으로 인한 부족 현상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소규모 포워더, 고난의 시기
최근 해운 호황과는 별개로 국내 포워더들은 스페이스 부족-고운임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이스를 구하더라도 선사간 프리미엄이 역대급으로 높기 때문에 자칫 짐을 실었다가 마이너스 리스크가 더욱 높아진 것.
한 포워더는 기존 화주들과의 계약에서 현재 높아진 운임 커버가 불가능 하기 대문에 계약을 포기하고 위약금을 물어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대부분 고객사 관계 유지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유지하는 케이스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르는 대로 쳐주는 중국발 물량 때문에 선사들의 기존 장기 계약 선박까지 퍼스트 차이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운송 딜레이가 잦아지는 분위기다.
실질적으로 현재 마켓에서는 규모가 작은 소규모 포워더의 리스크가 높은 실정이다. 한 업체 대표는 물량이 많거나 장기계약을 맺은 경우는 어느 정도 보상 이야기가 나오지만 작은 포워더는 현재 가격을 제대로 다 받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는 말한다.
또 다른 임원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화주나 포워더나 모두 이해하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운임 변동성을 개의치 않는 국내 화주 특성 상, 많은 소규모 포워더들은 화주 거래 유지를 위해 손실을 안고 가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셈이다.
미국-유럽 원양 수요 급증, 중국발-동남아에도 영향
아시아발 유럽 및 미국향 해운 물동량 급증에 따른 컨테이너 불규칙성으로 중국발-동남아 항로의 운임도 급증하는 추세다.
11월 중순 기준 상하이발 싱가포르향 운임은 TEU당 80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 달 사이 370%가 급증한 수치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소 컨테이너 항로로 운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발 선적량 급증으로 미국 항만 컨테이너 선 정체 현상으로 컨테이너의 아시아 리턴이 지연되면서 상하이-동남아 선복량도 부족해 진 것.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미국 연말 성수기를 두고 8~10월 물동량 급증 이후 둔화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11월 들어서도 여전히 물동량이 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1월 중순 기준으로 이 정도 수요는 유례가 없는 경우라고 말하며 폐선 예정인 선박들까지 운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미국 내 급증하는 컨테이너 수요가 전 세계 컨테이너 운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수출입물류 종합 대응센터 출범
이런 가운데 12월 3일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해상운임 급등 등 수출입 기업의 물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입물류 종합 대응센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한국무역협회, 한국선주협회, HMM,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지원기관과 업계 직원들로 구성된 민,관 합동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가 한국무역센터 1층에 설치되고, 오는 12월 3일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는 ▲ 선적공간, 공(空) 컨테이너 재고 등 수출입물류 동향 파악, ▲ 수출입물류 관련 정부 대책 이행 지원, ▲ 수출입기업의 물류애로 접수 및 해결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수출입물류 애로접수센터(02-6000-5218)와 누리집 운영을 통해 물류관련 불공정 계약 신고나 애로사항을 접수받고, 이를 관계부처에 전달하는 통합(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HMM 등 국적선사, 선주협회 등과 실시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여 추가 선복 공급, 공 컨테이너 확보 등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추가 지원 대책을 검토하여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11월 30일 투입한 임시선박(HMM 3,880TEU) 외에도 국적 원양선사는 12월까지 3척의 임시선박을 미주노선에 추가 투입(12,600TEU)하여 미주 노선을 이용하는 수출기업에게 선적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선복 공급량은 11월보다 40% 증가한 36,000TEU 규모로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적 선사들도 12월에 한국을 경유하는 임시선박 6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올해 12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물류기업에 사용가능한 바우처 등을 지원(약 70억 원 규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소 수출기업의 선적공간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12월말까지 예정된 중소 수출기업 전용 선적공간 배정(350TEU×6주)도 내년 1월말까지 연장하여 1,400TEU(350TEU×4주) 규모를 추가로 배정하기로 하였다.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미주,동남아 수출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증가한 선사에 대해 인센티브 지급과 함께 항만시설사용료를 최대 15% 감면해주는 지원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하였고, 임시선박을 투입한 선사에 대한 입항료 감면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최근 정부 발표에 대해서 환영하지만 수출 화주와 선사들 사이에서 전통적인 이중고를 다시 겪고 있는 포워더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역대급 운임 기록 갱신, 성수기 지나도 수요 폭발...중소 포워더 쉽지 않아
올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스페이스 부족을 겪어온 국제물류업계는 하늘과 땅 모두 하반기와 성수기를 진입해 오면서 기록적인 혼란함을 겪고 있다. 한 마디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최근 북미 항만 혼잡에 이어 컨테이너 부족까지 이어지면서 스페이스와 고운임 사이에 업계도 혼란한 연말을 지나고 있다./윤훈진 부장
전 세계 노선의 여객기 감편 및 운항정지로 스페이스를 잃고 상반기 역사적인 고운임을 기록했던 항공화물 시장은 하반기 들어서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항공화물보다 규모가 큰 해상화물 시장은 하반기 들어서 스페이스 부족 및 운임이 더욱 빛(?)나고 있다.
하반기 물량 폭증으로 해상 스페이스 부족 지속
Container Trades Statistics(CTS)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서 지속적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어 물량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 9월 전 세계 컨 물동량은 1,472만TEU로 전년 동기 대비 7% 가깝게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 이후 전년보다 월별 실적이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발생 이후 4월과 5월은 두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고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초입인 8월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컨테이너 선사들은 위기 대응책으로 기존의 선박 운송 스케줄을 다수 건너뛰었으며 스케줄 자체를 대폭 감축한 바 있었다.
이후 6~7월에 접어들면서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무역 거래 물량 또한 증가세로 돌아섰고 심지어 9~10월부터는 이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 이어지고 있다. 선사 측에서는 사용 가능한 선박을 모두 투입하고 있지만 이미 공급 대비 수요 초과가 계속되며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누적된 물량이 선박 공급량을 넘어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선사들이 모든 가용 선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예약이 모두 차 있는 풀 부킹(Full booking) 상태로, 추가 스페이스를 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물류업계의 이야기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12월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CFI 발표 이후 운임 신기록 갱신, FMC 모니터링 강화 예정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고운임을 기록해 온 해상 운임은 결국 최근 신기록을 갱신했다.
11월 27일 기준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109.95달러 상승한 2,048.27달러를 기록했는데 북미 서부, 싱가포르, 남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항로 운임이 상승하여 SCFI 운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2,000대를 기록한 것.
특히 10월 중국 춘절 성수기 이후 11월 들어서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시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아시아-유럽항로 선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치이며, 선복량 증가에도 운임이 상승하는 것은 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시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북미항로에 이어 아시아-유럽항로에서도 4분기 운임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운임 사상 최고치와 화주들의 스페이스 난을 인해 최근 미 해사연방위원회(FMC:Federal Maritime Commission)는 얼라이언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에 이르렀다.
FMC는 과거 분기별로 제출된 무역, 운임자료를 월별로 변경하고 이를 통해 컨테이너 얼라이언스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불법행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런 조치들이 당장 컨 운임 조정과는 연동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최근 운임 상승 배경은 공급보다는 수요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FMC의 조사 착수로 최소한 내년도 얼라이언스 내 공급조절에 대한 압박 기능은 작용될 전망이다.
뜨거운 북미, 체선-물류 지연...컨 부족
무엇보다 최근 핫이슈는 북미 시장이다. 스페이스 부족 및 컨 부족에다가 현지 체선 및 물류 지연이 빈번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A 항에서 물류처리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 포워더에 따르면 11월까지 도착 후 정박까지 기본적으로 4~5일 소요되며 내항 터미널 정박 이후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의 하역 작업인 ‘Discharge’ 과정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에는 평균 2~3일 소요되던 것이 5일에 육박했다.
코트라 무역관의 현지 조사에 따르면 컨테이너 하역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역된 컨테이너의 픽업 또한 100% 예약제로만 진행되고 있어, 예약을 잡지 못하면 컨테이너 픽업을 위한 터미널 진입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픽업 예약 또한 치열하다는 것.
그 동안 예약 시스템 자체가 없는 터미널도 많았기에 예약 없이도 터미널에 진입해 일정 시간 대기 후 컨테이너 픽업이 가능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터미널 정박까지 5일, 컨테이너 하역에 5일 그리고 컨테이너 픽업 또한 1~2일이 추가로 소요되니 LA 항만 및 터미널에서만 평소 대비 약 2주 가량 지연되는 셈이다.
이런 지연 상황은 컨테이너 수급으로 이어져 선박 도착부터 모든 물류 처리가 지연되기 때문에 빈 컨테이너의 회수 역시 지연되면서 선박들의 회항 스케줄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또한 코로나 영향으로 현지 물류센터 인원이 감소했고 사업장 내 방역 및 폐쇄 조치가 늘어남에 따라 물류센터의 공 컨테이너 반납이 지연되고 선박 스케쥴이 지연되거나 공 컨테이너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항만 작업장은 평소 대비 20~30% 인력이 감축된 상황에서 최근 미국으로 몰린 물량 폭증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9월부터 이어진 물량 폭증은 터미널 적체의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최근 미국행 선박과 물류처리의 지연 사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의 평균 컨테이너 1대(FCL) 적재 가격은 1,50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이는 4,000~5,000달러 수준이다. 또한 연말까지 풀 부킹으로 추가 금액을 내더라도 스페이스 확보는 힘든 상황이다. 현지 터미널에서는 기존에 없던 주말 근무를 시작해 적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문제가 지속될 전망으로 시간이 장기적으로 소요된다는 현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년 설 연휴 밀어내기 물량 이후 2월 연휴와 맞물려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으로 정상화는 빨라도 2월 이후에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지 화주-트럭킹, 디텐션·디머리지 감면 요청
한편 40여 개국의 화주, 트럭 운전사 등으로 구성된 연합체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전후로 미국 해사연방위원회(FMC)에 항만 혼잡이 해소될 때까지 디텐션과 디머리지를 감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텐션은 컨테이너 반출 후 이를 대체할 공컨테이너를 기간 내 제공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비용이고 디머리지는 적컨테이너가 약정 기일 내에 반출되지 않고 터미널에 머물렀을 때 부과되는 비용이다. 이는 북미지역의 전례 없는 수입 급증으로 공컨테이너 부족 및 야드 부족 심화로 연체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LA항, LB항, 뉴욕항 등 미국 항만 전역에서 발생한 디텐션·디머리지의 합계는 약 1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 주요 항만에서는 공컨테이너 회송 시간이 지체되고 있으며 아시아 수입량 대비 미국 등 북미 지역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공컨테이너 배치에 대륙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공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특히 중국 주요 항만들이 심각하다고 한 포워더 관계자는 전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계절적 물동량 차이 등으로 인해 공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경우는 있었지만 대륙간 불균형으로 인한 부족 현상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소규모 포워더, 고난의 시기
최근 해운 호황과는 별개로 국내 포워더들은 스페이스 부족-고운임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이스를 구하더라도 선사간 프리미엄이 역대급으로 높기 때문에 자칫 짐을 실었다가 마이너스 리스크가 더욱 높아진 것.
한 포워더는 기존 화주들과의 계약에서 현재 높아진 운임 커버가 불가능 하기 대문에 계약을 포기하고 위약금을 물어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대부분 고객사 관계 유지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유지하는 케이스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르는 대로 쳐주는 중국발 물량 때문에 선사들의 기존 장기 계약 선박까지 퍼스트 차이나 정책을 펼치고 있어 운송 딜레이가 잦아지는 분위기다.
실질적으로 현재 마켓에서는 규모가 작은 소규모 포워더의 리스크가 높은 실정이다. 한 업체 대표는 물량이 많거나 장기계약을 맺은 경우는 어느 정도 보상 이야기가 나오지만 작은 포워더는 현재 가격을 제대로 다 받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는 말한다.
또 다른 임원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화주나 포워더나 모두 이해하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운임 변동성을 개의치 않는 국내 화주 특성 상, 많은 소규모 포워더들은 화주 거래 유지를 위해 손실을 안고 가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셈이다.
미국-유럽 원양 수요 급증, 중국발-동남아에도 영향
아시아발 유럽 및 미국향 해운 물동량 급증에 따른 컨테이너 불규칙성으로 중국발-동남아 항로의 운임도 급증하는 추세다.
11월 중순 기준 상하이발 싱가포르향 운임은 TEU당 80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 달 사이 370%가 급증한 수치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소 컨테이너 항로로 운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발 선적량 급증으로 미국 항만 컨테이너 선 정체 현상으로 컨테이너의 아시아 리턴이 지연되면서 상하이-동남아 선복량도 부족해 진 것.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미국 연말 성수기를 두고 8~10월 물동량 급증 이후 둔화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11월 들어서도 여전히 물동량이 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1월 중순 기준으로 이 정도 수요는 유례가 없는 경우라고 말하며 폐선 예정인 선박들까지 운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미국 내 급증하는 컨테이너 수요가 전 세계 컨테이너 운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수출입물류 종합 대응센터 출범
이런 가운데 12월 3일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해상운임 급등 등 수출입 기업의 물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입물류 종합 대응센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한국무역협회, 한국선주협회, HMM,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지원기관과 업계 직원들로 구성된 민,관 합동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가 한국무역센터 1층에 설치되고, 오는 12월 3일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는 ▲ 선적공간, 공(空) 컨테이너 재고 등 수출입물류 동향 파악, ▲ 수출입물류 관련 정부 대책 이행 지원, ▲ 수출입기업의 물류애로 접수 및 해결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수출입물류 애로접수센터(02-6000-5218)와 누리집 운영을 통해 물류관련 불공정 계약 신고나 애로사항을 접수받고, 이를 관계부처에 전달하는 통합(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HMM 등 국적선사, 선주협회 등과 실시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여 추가 선복 공급, 공 컨테이너 확보 등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추가 지원 대책을 검토하여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11월 30일 투입한 임시선박(HMM 3,880TEU) 외에도 국적 원양선사는 12월까지 3척의 임시선박을 미주노선에 추가 투입(12,600TEU)하여 미주 노선을 이용하는 수출기업에게 선적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선복 공급량은 11월보다 40% 증가한 36,000TEU 규모로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적 선사들도 12월에 한국을 경유하는 임시선박 6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올해 12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물류기업에 사용가능한 바우처 등을 지원(약 70억 원 규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소 수출기업의 선적공간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12월말까지 예정된 중소 수출기업 전용 선적공간 배정(350TEU×6주)도 내년 1월말까지 연장하여 1,400TEU(350TEU×4주) 규모를 추가로 배정하기로 하였다.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미주,동남아 수출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증가한 선사에 대해 인센티브 지급과 함께 항만시설사용료를 최대 15% 감면해주는 지원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하였고, 임시선박을 투입한 선사에 대한 입항료 감면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최근 정부 발표에 대해서 환영하지만 수출 화주와 선사들 사이에서 전통적인 이중고를 다시 겪고 있는 포워더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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