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비딩을 통해 어렵사리 따는 대기업 물량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즌이 왔다.

1년 농사와 비교되기도 하는 비딩에서 선정된 업체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고, 떨어진 업체도 마얀 좌절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

최저가 비딩을 통해 선정된 업체에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소위 ‘역내고’에 대한 이야기는 황당하긴 하지만 일부에선 지금도 벌어지고 있고, 일정 물량을 예상하고 최저가를 책정 했지만 생각보다 물량이 나오지 않아 실을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포워딩 업체들이 대기업 물량을 취급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분명 안정적인 기업 물량을 기반으로 두고 더 큰 성장을 바라기 때문일 텐데 현실은 성장은커녕 발목을 잡히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똑같이 최저가 비딩을 하지만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그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을 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상식으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가격을 써낸 업체는 분명 하자가 있다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흔히 ‘싼게 비지떡’이라고 말하며 중국 공산품을 비유하듯, 낮은 가격엔 반드시 이유가 있는게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아직도 더 낮은 가격에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실제 그런 서비스를 요구하고 당연하다는 듯 받는 업체들도 있긴 하다.

화주기업은 매년 매출 상승 목표를 정하며 물류비 인하를 통해 매출 상승을 시작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진짜 그럴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중에 언제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최근에 A 업체에서 비딩시 업체 선정 방식을 ‘최저가’ 선정이 아닌 ‘최적가’ 선정 방식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그 업체의 ‘최적가’의 기준이 어떻게 선정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 만으로도 희망을 가져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쥐어 짜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운송 업체에 전가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지금의 행태 보다는, 서로 동등한 파트너 관계에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최인석 부장